왜 이렇게 집착에서 벗어나기 힘들까?
어제 저녁 컴앞에 앉아서야
안경을 두고 왔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소속된 음악지도협회에서 주최하는
'한얼 전국 음악 경연 대회'의 도우미로 일하였던
경남 대학 예술관에 안경을 두고 온 것이다.
그렇게 좋던 시력이 40후반을 넘기면서 찾아온 노안.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사전의 글씨가 아물아물.
약품 설명서가 보이지 않아 찾아간 안경점에서
노안이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밀려온 슬픔.
아, 나도 이제 점점 낡아가는구나.....
다촛점 안경을 거금을 들여 맞춘 후에도
습관이 되지 않아 책읽을 적 외에는 잘 쓰지 않았다.
그 후 몇년이 흐른 지난 해 생일날
남편의 생일 선물로 받은 다촛점 안경을 어제
그곳에 두고 온 것이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급히 학교에 전화하였더니
지금은 음악학과 담당자가 없다고 하면서
보안을 맡고 있는 새콤회사 전화 번호를 알려 주었다.
새콤회사 당직자는 친절하게 10시까지 후문앞에 나와서
기다리겠다고 하였다.
모임에 간 남편을 기다리지 못하고
택시를 타고 학교 401호 낮의 그 강의실에 가 보았으나
안경은 흔적도 없었다.
청소를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시켰다고 하였는데
전화 번호를 알 수 없을까?
이리 저리 연락을 하였지만
월요일이 되어야 전화 번호를 알 수 있게다고 한다.
허탈감에 다시 터덜터덜 계단을 내려오니
다리에 힘이 쑤욱 빠졌다.
새콤 직원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택시를 타고 되돌아오니
한시간 가량의 시간 낭비와 택시비가 아깝다.
집에 와서 자리에 누워도 잠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
어휴~ 이 바보.
간김에 게시판에 '안경찾음' 광고라도 붙혀 놓고 올껄.....
누군가가 주웠다면 쓰레기통에 버리지는 않았을텐데,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만 뒤적이다 돌아 오다니....
설마 안경같은 것을 쓰레기통에다 버리겠나?
왜 이렇게 지혜로운 생각이 떠 오르지 않앗을까?
내일은 결혼식때문에 서울 가야하니
시간이 없고, 월요일 아침 일찍 다시 가서
게시판에 붙이고 와야겠다.
그런데 정말 쓰레기통에 버렸으면 어떻해?
다시 하나 장만하면 될텐데....
왜 이렇게 연연해 하는가?
안경이라는 물건보다
내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더 괴롭다.
그냥 편하게 손에서 놓아버리면 될텐데....
그것보다 더 크고 귀중한 것도 버리면서 사는데,
이깟것 조그만 안경 하나로 내 마음을 이렇게 괴롭히다니....
내 사는 것 모두가 그렇다.
벗어 버리면 홀가분하고 편안할 것을.
왜 그렇게 벗어 버리지 못하고 연연해 하는가?
다시 한번 집착에서 벗어나는 인생 공부를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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