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가락하는 장마철.
3일 연휴이지만 어디 멀리 떠나갈 생각은 못하고
(일요일, 월요일 각각 약속이 되어 있기에)
어리연꽃을 보려 가까운 우포늪을 찾앗다.
기대하였던 어리 연꽃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엇고
누렇게 변한 흙탕물만 바라보고 돌아서야 했다.
하늘의 구름과 낮은산, 포플라나무가 눈앞에.
좀 더 가까이에서. 푸근한 고향에 돌아온듯한 느낌.
어린 시절 강가에 줄지어 서 잇던 포플라나무. 바람에 서걱이는 소리, 듣기만 해도 시원한 소리.
연꽃은 흔적도 없고, 탁한 흙탕물만.
습기머금은 더위가 엄청 힘들엇는데, 이곳에 서니 어찌나 시원한지.....
불어오는 바람에 잔물결이 뒤척이고.
물속에 거꾸로 박힌 산그림자가 아름다워.
물에 잠겼던 부분은 아직도 흙탕물 흔적이 남아있는 나무들.
흙탕물이 씻겨가지 않은 억새풀들이 무성했다.
장마철이지만, 잠깐 나타난 하늘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움푹 패인 도로에는 흙탕물이 고여 있어 구두를 다 젖게 하였지만, 정겹기만 한 길.
어리연꽃은 볼 수 없엇지만, 동동 헤엄치는 물새가 있어, 넉넉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