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터키(12-트로이)

푸른비3 2006. 6. 13. 23:47

 

터키의 3대 도시인 이지미르를 지나,  

에게해를 왼쪽 옆구리에 끼고

트로이의 유적이 있는 아이발릭을 향해 달렸다.

 

디지털 카메라 전원도 거의 끝나가고

메모리 잔량도 얼마남지 않았기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꼭 필요한 장면만 아껴가면서 샤터를 눌렸다.

 

여행일정도 거의 끝나가고,

'에게해의 진주'라는 노래도 있는 이곳의

바다에서 1시간의 자유시간을 주었다.

 

거의 해는 기울어 가는 때였으므로

해변에는 수영하는 사람도 별 없었다.

 

저곳 다리가 놓여있는 곳 까지 걸어가 보자고

룸메이트 언니를 부추겼다.

 

맨발에 찰랑이는 에게해의 물결.

하얀 모래.

걷어올린 바지가 하얗게 부서져오는 물결에 적셔도

즐겁기만 하여 콧노래까지 불렷다.

 

발밑의 조그만 조개껍질을 주워 가방에 넣었다.

지중해의 조약돌과 함께 오래동안 간직하고 싶었다.

 

방은 2층이었는데,

수영장을 향한곳에 조그만 발코니가 있고,

의자도 두개가 놓여 있어,

그곳에 나가 책을 펼쳤다.

 

이번 여행에는 거의 책을 읽지 못하였다.

불빛이 흐릿하고 모기떼가 극성을

부려 다시 책을 덮었다.

 

재즈음악이 흘려나와,

어디서 나오나?하고 내려가 보았으나,

로비에는 아무도 없어 다시 돌아와,

 에라~모르겠다 하고 잠을  청하였지만

웬일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내 사랑스러운 딸도

 날 그리워하며 잠 못 이루는 것은 아닐까?

슬그머니 여행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집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6월 5일

트로이의 목마로 잘 알려진 곳으로 향하였다.

지난해 영화로 보았던 '트로이'

 

어디로 눈길을 주어도 희끄무레한 올리브나무들.

신이 준 커다란 선물이 바로

올리브나무라고 하지 않았던가?

생각했던 것보다 볼품없는 올리브나무였다.

 

가장 예쁜 여신으로 뽑힌 '아프로디테'가 약속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주겠다는 여인은

스파르타 왕국의 왕비 '헬레네'였다.

 

영화는 그 '헬레네'를 몰래 빼돌려 트로이로 향하는

꽃미남 '파리스'왕자가 나오는 장면부터 시작되었었다.

 

영화는

물론 이곳에서 촬영되지 않고, 미국의 세트장에서

촬영하였고, 트로이 목마도 컴퓨터로 처리하였다 한다.

 

사실 영화를 보고 잔뜩 기대한 사람은 이곳에 와서 실망한다고 하였다.

거대한 성도 없고, 트로이 목마도 보잘 것 없고, 영화에 나왔던

바다도 전혀 보이지않고  황량하기만 할 뿐이었으니까.

 

나는  '트로이'영화에서 사랑하는 아들 헥토르가

스파르타 연합군 아킬레우스와 싸우는 장면을 지켜보던 

그 장면을 되새겨 보았다.

 

망루에 올라서서 장남이 싸움에서 죽고,

그 시신을 질질 끌면서

성을 도는 장면을 바라 보아야 했던

부모의 마음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깊은 밤 복면을 쓰고 아킬레우스의 진영으로 들어가,

무릎을 꿇고 아들의 시신을 돌려 달라고 하던

프리아모스 대왕의 푸른 눈에 흐르던 그 눈물을 잊을 수 없다.

 

어릴적부터 '호머'가 쓴 '일리어드'를 읽고,

트로이 유적을 꼭 찾아야겠다는

의지로 결국은 유적을  발굴한 독일의 슐레만과 그의 어린 아내

소피아의 사진이 걸려 있는 박물관을 지나,

 흙먼지 보얗게 일어나는

9층의 문화지층을 걸어 탐사하였다.

그 9층 중에서 6층이 바로 트로이시대라고 하였다.

 

아직 발굴중인 모양인지 차일을 쳐 놓은 곳도 있었다.

어쩌면 발굴이 더 파손이 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었다.

 하얗게 부셔지는 에게해의 물결.

 

 룸메이트 언니와 함께 맨발로 걸었던 해변.

곁으로 지나가는 두 젊은 미녀들.

 

트로이목마. 광주에서 온 버스에서 항상 같이 앉았던 짝꿍 언니와 함께.

 

 올리브나무 무성한 트로이 유적지.

 

 고대 유적지가 매몰된 9지층 설명.

6지층이 바로 트로이 유적지.

 

 큰 항아리는 시신을 넣어두는 관이었다고 하였다.

 

 고대의 거주지, 우물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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