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베낭 여행. -90. 탱고 공연

푸른비3 2024. 6. 22. 09:06
도시 지명이 길어서 외우기 힘든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아르헨티나의 수도이며, 브라질의 상파울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스페인어로 깨끗한 공기를 뜻한다.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항구 사람들이라는 의미에서 '포르테뇨'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남미의 파리'라고 불리 울 정도로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여름은 습도가 높으며 일교차가 크고, 무덥지만 쾌적하고, 겨울은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고 연 평균 기온 17.6도 C. 연 강수량 1147mm. 프란치스코의 고향이기도 한 이 도시는 대부분 시민들이 가톨릭을 믿으며, 89%가 백인이며, 출산율이 낮고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시내 산책을 끝낸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저녁에 예약한 탱고 공연장으로 가기 위해 샤워를 하고 가장 좋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배낭이 작아 가장 최소한의 옷을 준비한 나는 거의 거지 행색이었는데, 비상용으로 준비한 붉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모자를 쓰고 나갔다. 모두 나름대로 갖고 온 최상의 옷으로 갈아입고 서로 바라보니 웃음이 나왔다. 저녁도 먹지 않고 로비에서 기다리니 드디어 하얀 승합차가 와서 우리를 태웠다.


공연장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고 하여 밖에서만 몇 컷 찍고, 안으로 들어서니 규모가 꽤 크고 격조가 높은 공연장이었다. 포도주를 곁들인 스테이크를 먹고 있으니 점점 많은 관중들이 몰려 왔다. 공연은 10시부터 시작되었는데, 피아노, 바이올린, 베이스로 구성된 연주를 곁들였다. 낮은 울림의 베이스에 이어 피아노의 선율이 맑은 물처럼 관중 사이를 흘렸다. 나이 지긋한 4인조의 연주자들 모두 그 방면에서 베테랑 연주자인 듯. 이어서 남자와 여자의 탱고 무용수들이 등장하였는데 거의 백인 무용수들이었다. 현란한 탱고의 선율에 맞춰 추는 그들의 몸동작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듯. 특히 스치듯 상대방의 다리를 넘나드는 날렵한 그들의 발동작은 신기에 가까웠다. 감미롭게 흐르는 음악과 절제된 무용수 몸짓의 아름다움을 보는 동안 애달픔과 함께 묘한 흥분에 사로잡혔다.


 
 

탱고 공연장 입구

공연장 내부.

탱고 공연은 사진 촬영 금지라서 찍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