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 여행-92. 보카 지역

푸른비3 2024. 6. 22. 09:16
우리를 태운 버스는 다시 시가지를 지나 내려다 준 곳은 축구 경기장 부근이었다. 축구를 즐기지 않는 나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장소였으나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었다. 나는 아르헨티나의 축구의 수준이 어느 정도이며, 어떤 팀이 있으며, 선수들의 이름도 알지 못하는 문외한이지만, 마라도나 선수의 이름을 알고 있다. 경기장 문이 닫혀있어 들어갈 수도 없었으나 사람들은 문 앞을 서성거렸다. 기념품 가게를 기웃거리며 기념품을 사고, 선수의 모형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경기장 근처는 축제장처럼 술렁거렸으나 나는 흥미가 없어 일찍 버스로 되돌아왔다.


이곳은 이제 초봄인데도 무척 더워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고 싶었다. 주변의 상가를 기웃거려 보았으나 탁자를 사이에 두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 음식을 시켜 먹으며 동양인인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음료수 사 먹는 것도 포기하고 걸음을 빨리 하였는데 주변의 건물들도 음침하였다. 대부분 벽화가 어지럽게 그려져 있고 노상 방뇨를 하였는지 냄새도 심하였다.
보카 지구는 유럽에서 이민 온 이주민들이 사는 곳으로 탱고의 발상지라고 하였다. '아르헨티나의 발상지'라는 별칭을 지닌 보카 지구는 16세기에 '멘도사'라는 스페인 사람이 처음으로 이곳에 집을 지었는데, 지금도 그 당시 흔적이 남아 있다. 허름한 집들과 혼란한 벽화들이 나에게는 어쩐지 불량스러운 지역 같아 어서 벗어나고 싶었다.



 

거리의 벽화

 

경기장

 

보카 지역의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