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노인과 바다 연극

푸른비3 2024. 6. 15. 12:14

노인과 바다

2024. 6. 14. 금. 오후 7:30

스튜디오 블루

 

지인의 초대로 연극 한 편을 보았다.

헤밍웨이 원작 노인과 바다.

하형주 연출. 조연출 권지연. 프로듀서 안수현.

주인공 산티아고 역의 이황의. 마놀린 역의 박준서.

 

연극은 희곡을 바탕으로 한 문학의 한 장르이며,

음악. 무대, 의상, 분장. 조명 등이 어울어진 종합예술이다.

연극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탓인지 연극은 낯설었다.

 

어린시절 서커스단이나 약장수들의 가설무대로

보았던 연극을 성인이 된 이후에는 거의 접하지 못하였다가

서울로 이사온 후 예술의 전당에서 몇 편 보기는 하였지만,

그다지 큰 감동을 얻지 못하여,  연극을 보려 가지는 않았다.

 

이번에 <비전제작소 이유경 소장님의 문화선물>로 티켓을 받아

지인과 공연장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길치여서 걱정이었다.

네이버 길찾기로 찾아갔지만 막상 근처에서 헤매였다.

근처의 젊은이에게 물어 검색을 하는 바로 그 앞이 공연장 매표소였다.

 

반가운 마음에 "앗. 바로 여기다. " 하고 메표소 앞으로 달려가 

티켓을 받았는데, 공연 시간이 촉박하여 마음이 급하였다.

지하로 내려가면서 문득. '앗 조금 전 그 젊은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못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부끄럽고 미안했다.

 

무대가 밝아지자 3면의 바다가 눈부셨는데 XR(확장현실)이라고 하였다.

XR(확장현실)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을

모두 포함하며, 초대형 상업 영화에 많이 사용된다고 하였다.

닫힌 무대에서 넓은 바다에 온 듯한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무대였다.

 

스토리는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던 것이라 알고 있던 줄거리였다.

쿠바의 작은 어촌에 사는 늙은 어부 산티아고와 소년 마놀린.

마놀린은 산티아고에게서 고기잡이를 배우려고 찾아온 소년.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하였으나 그를 떠나지 않고 말동무가 되어 준다.

 

아프리카 밀림의 사자 꿈을 꾼 다음날, ( 84일 동안 한 마리도 잡지 못하여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하였는데) 운좋게도 커다란 청대치가

낚시에 걸려 사흘간의 사투 끝에 드디어 고기를 잡아 뱃전에 매달았다.

그러나 곧 상어의 공격을 받아 결국 앙상한 뼈만 남게 되어 돌아온다.

 

연극의 무대는 영화와는 달리 막이 하나 끝나기 전에는

장면의 변화가 없어 무료하였는데, 확장현실의 기술로

무대는 넓은 바다위의 파도가 그대로 출렁이는 듯 하였고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물결 속을 상어가 헤엄치는듯 생생하였다.

 

산티아고 역의 이황의 배우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연기를 하여

저러다가 목이 붓고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마놀린 역의 반준석은 내용을 잘 전달한 꽃미남 배우였다.

 

연극을 보기 전 3시간 동안 인사동 전시장을 기웃거린 탓인지,

워낙 잘 알려진 스토리여서인지 자리에 앉으니 왜 그리 잠이 쏟아지는지....

혼신을 다해 연기를 하는 무대 위의 배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 뒤의 관객에게도 내가 졸고 있는 것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웠다.

 

무대가 끝난 후 모두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나도 슬그머니 빅수를 쳤으나

사실  꾸벅꾸벅 졸은 후여서 박수치는 것도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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