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 여행-34. 살리네라스

푸른비3 2024. 4. 16. 09:02

모라이의 부드러운 언덕과 살랑이는 바람을 뒤로 하고 우리를 태운 버스가 도착한 곳은 살리네라스 염전. 언덕 아래로 잔설이 남아있는 듯 하얗게 보이는 계단식 염전이었다. 여태껏 바닷물에서 채취한 염전만 보았던 내 눈에 산 위에 염전이 있다는 사실이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살짝 흰 눈이 밭에 내린 것 같기도 하고 밭고랑에 설탕 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하얀 캔버스를 가득 늘여놓은 것 같은 산 위에 만든 염전이었다.

쿠스코에서 50킬로 떨어진 이곳은, 해발 3000m 지점에 있는 염전으로, 오래전 바다였던 이곳의 해저 바닥이 융기하여 산 위로 형성되었으며, 지하에서 뿜어져 나오는 짠 소금물을 작은 통로를 통하여 약 2000여 개의 계단식 연못으로 서서히 들어가도록 만들어졌다고 하였다. 건기에는 한 달 동안 약 700 Kg의 소금을 생산한다고 하였다. 잉카인들의 지혜와 땀이 배어있는 이 염전을 보기 위해 세계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고 하였는데, 내 눈에는 밥상에 오르는 소금이라는 생각보다는 자연이 그린 하얀 캔버스 천을 겹쳐놓은 듯 보였다. 좁은 통로를 따라 걸어 내려가 보았다. 등 뒤로 따스한 햇살이 내려와 살짝 더웠다. 비탈진 밭둑을 걷는 게 힘이 들어 등에 땀이 밸 정도였다. 밭둑을 걷는 것만으로도 땀이 날 정도로 힘이 드는데 소금을 만드는 과정은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생각을 하며 농로 옆으로 흐르는 맑은 물을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니 몹시 짰다. 이 살니네라스는 바다가 먼 이곳 안데스 산중의 사람들을 위한하느님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탈 아래의 살리네라스.

 

산 위에 염전 살리네라스.

 

소금을 만드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