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4. 목.
미술 안내지에서 월북화가 임군홍의 전시를 한다는 정보를 보았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곧 전시회 마감(9월 26일)한다는 소식을 듣고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다는 예화랑을 찾아 길을 나섰다.
지하철역 신사역 8번 출구로 나가서 네이버 지도를 켜고 걸었지만,
워낙 방향치여서 가로수길을 지나쳐 직진방향으로 올라가다 되돌아 내려와
한참을 오르락 내리락 하였더니 등에 땀이 살짝 베였다.
그대 홀연히 눈 앞에 나타난 예화랑. 어찌나 반가운지.....
전철을 탄 시간보다 길을 헤맨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었다.
입구의 하얀 가림막을 헤치고 안으로 들어서니 낯익은 그림들.
지난 2019년 덕수궁 미술관에서 인상깊에 보았던
완벽한 구도와 세련된 밝은 색상의 작품들이 가득 하였다.
무료 전시라 하였지만, 안내 데스크에 먼저 인사라도 하려고
하였으나 아무도 없었고 남자 관람객 한 분의 뒷모습만 보였다.
임군홍(1912~1979)는 일제강점기에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독학으로 공부하며 작품활동을 하였다.
1936년 신여성인 간호사 홍우순과 결혼하여 디자인 회사를 창업하였다.
1939년 중국 한커우로 이주하여 벽화,광고 등 상업미술로 생계를 이어가며,
주말에는 베이징으로 가서 작품활동을 하였다고 하였다.
해방 이후 1946년 서울로 돌아와 활발하게 활동을 하던 중
1948년 운수부(교통부)의 신년 달력에 월북 무용가 최승희의
사진을 활용한 것이 이유가 되어 수개월간 옥고를 치루었다.
1950년 625직후 북으로 납치되어 행방불명이 되었다가
1979년7월 30일, 68세로 북에서 타계하였다.
전시장은 1층 부터 3층까지 임군홍의 유화와 수채화. 스케치 등
120여 점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작가의 연대표,아카이빙 박스,
화구와 임군홍의 둘째 아들이 아버지의 그림에 자상하게 설명을
덧붙인 작품명 등이 사진과 함께 빼곡하게 붙여져 있었다.
중국의 자금성, 북경 천왕문, 천단. 북해공원, 골목풍경 시장풍경.등
중국의 풍경화와 아내. 아들과 딸, 어머니, 자화상 등 초상화와 인물화.
유채꽃 . 백합, 장미, 선인장 등의 정물화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많은 그림을 어떻게 보관하였는지 그림을 보는 동안 내내 궁금했다.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 아내 홍우순은 남편과 생이별을 한 후
5남매와 시어머니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 역할을 하였지만,
임군홍의 그림을 장롱에 소중하게 보관하였다고 하였다.
둘째 아들 임덕진은 아버지의 그림을 연구하여 이번 전시회의
그림에 사진과 함께 해설을 달았다고 한다.
아내와 아들의 노력으로 그림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3층으로 올라가니 유리 칸막이 안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보여
망설이고 있으니, 유리 안의 여자분이 전시를 봐도 된다고 손짓하였다.
집으로 오면서 생각하니 어쩌면 그의 아들 임덕진님이 아니었을까?
특히 내가 좋아하였던 그림은 중국의 자금성, 시장 풍경. 골목풍경
여인의 좌상. 세잔느의 느낌이 물씬나는 모델. 어린이의 얼굴이었는데,
과감한 구도, 거침없는 붓질. 밝으면서도 차분한 색상이 너무 좋았다.
정물화, 인물화, 풍경화의 그림 한점 한점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일제강점기의 1930. 40년대의 그림인데도 물감의 색상이 선명하였고,
내가 아직도 이르지 못한 작품세계가 너무나 부러웠다.
넓은 공간에서 나혼자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었으니 얼마나 흥감한지.....
예화랑 입구.
입구의 담에 붙혀진 홍보판.
백합꽃이 있는 정물.
누드.
소녀상(아내상)
여인좌상.
유채꽃이 있는 정물.
한복 입은 여인.
시장풍경.
중국인상.
시장풍경.
한커우 기차역.
북경 천왕문,
북해공원.
천단
흰 꽃이 있는 정물. 소녀. 보살상과 꽃.
딸의 모습. 장미. 딸의 모습.
행려.
자금성 각루 풍경.
자금성 각루 풍경.
자금성 각루 풍경.
상처받은 여인.
자금성 풍경.
자금성 풍경.
자금성 풍경.
북평낭.
이화원 풍경.
자화상.
새장 속의 새.
형. 형님초상. 정물.
소년상. 해바라기. 자화상.
산촌.
산촌.
모델.
덕진초상. 아들을 지켜주는 고양이.
어머니초상.
가족.
선인장.
마당의 백합.
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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