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8. 목.
학창시절 나는 지리 시간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해안은 해수면 상승이나 지반 침강에 의해
침수가 된 드나듦이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인데 반하여,
빙하작용으로 하수면 아래 수천 Km 까지 이르는 협곡을
이루는 북유럽의 해안을 피오르드 해안이라고 배웠다.
해외여행을 하기 시작한 후 그 깍아지른 듯한 피오르드 협곡을
크루즈여행을 하는 것이 오랜 내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발칸 반도 곳곳에 정박한 커다란 크루즈 선박을 보면서
언젠가는 나도 꼭 크루즈여행을 해 보리라 꿈꾸었다.
북유럽 크루즈 여행은 경비가 많이 든다고 하여
나는 매달 10만원씩 10년 동안 적립을 하였는데,
2020년부터 코로나팬데믹으로 하늘 길이 막혀 버렸다.
지난해 부터 위드코로나시대로 들어서 하늘길이 열렸지만
마음과 몸의 면역력이 약해진 것 같아 해외여행이 망설여졌다.
지난 연말 용기를 내어 여행사 패키지 상품으로 인도를
다녀온 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시간적 여유가 있을때
내가 꿈꾸었던 세계일주를 시작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월에 4월의 그리스와 6월의 북유럽 여행을 신청하였다.
여행사 패키지 상품은 싱글차지가 생각보다 많아서
룸메이트를 구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았다.
다행히 그리스 여행은 꽃을 좋아하는 동호인 모임의 회원과
룸메이트가 되었는데, 북유럽은 여행 경비가 비교적 비싼편이라
쉽게 구하지 못하여 애를 태웠는데, 혹시나 하고 창원에 사는
여고동창생 C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의외로 OK.
북유럽 크루즈 여행을 꿈꾸었을때 기회가 되면 새 파트너와 함께
허니문 여행을 꿈꾸었는데, 날이 갈수록 허황된 꿈이라는 걸 깨달았다.
여행을 신청한 후 여행사 홈페이지에
'크루즈여행은 내 버킷리스트이니 룸메이트를 구해주세요.'하고
댓글을 남겼더니, 대부분 동행인과 함께 신청하므로
룸메이트를 구할 수 없다는 답변이 와서 포기해야 하나.....
생각하였는데 의의로 여고 동창 C와 함께 갈 수 있어 정말 좋았다.
여행 확정이 되고 난 후 도서관에 가서
북유럽에 대한 책들을 찾아 보았으나
광진구의 도서관에는 내가 원하였던 여행안내서는 없었다.
대신 부부가 30일간 여행을 하고 난 후 쓴 북유럽 여행기와
그곳에서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활기가 있었다.
여지껏 나에게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4국은
높은 사회복지시설. 백야. 오로라. 바이킹. 북유럽신화 등으로만
인식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안데르센.입센. 뭉크. 시벨리우스 등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나라이며 인터넷 강국, 디자인강국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오늘 밤 비행기로 인천을 출발하여 10시간 비행하여 새벽에 도하에 도착.
다시 환승하여 6시간 30분 비행하여 오후 4시 코펜하겐에 도착하니,
하루 종일 장거리 이동으로 힘들겠지만,
지금 나는 기대와 설레임으로 새로운 세계를 동경한다.
밤비행기이니 하루를 공짜로 허비하는듯하여 아쉽지만,
대신 여유있게 집안일을 마무리하고 갈 수 있어서 좋다.
새벽 미사에 참례하여 건강하게 여행을 잘 다녀오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혼자서 밥을 챙겨먹고 출근해야 하는 딸 아라를 위한 밑반찬을 준비해놓고
가스, 전기 잘 단속하라는 메모를 현관문에 붙혀놓고
베란다의 꽃들에게 돌아올때 까지 싱싱하게 잘 있으라고 눈인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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