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4. 일.
나는 딸과 함께 매주 일요일 6시 새벽미사를 참여하지만.
오늘은 용산에 사는 친구의 안내로 당고개(용산)순교성지에서
11시 미사를 참여하였다.
당고개 순교성지는 기해박해(1839, 헌종 5년)에
박종원, 홍병주 등 10명의 남녀 교우들이 순교한 곳이다.
순교자 중 최양업신부의 어머니 이성례 순교자도 있다.
한국교회는 1986년 문배산 마루에 순교 기념비를 세워
성지를 조성하였으나 2008년 아파트 건립공사로
기념비는 철거되고 2011년 신계역사공원 안에
<찔레꽃 아픔과 매화꽃 향기로 가득찬 어머니의 성지>
로 조성되었다고 하였다.
용산의 당고개는 지금은 사라진 문배산 기슭의 고개였다.
그 옛날 이 고갯마루에 무덤이 많았으며,후에 공동묘지가 조성되고
당집이 여럿이 들어서면서 당고개라고 불리웠다고 하였다.
당고개 성지는 서소문 순교지. 새남터 순교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성인을 탄생시킨 땅이라고 하였다.
공원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올라가니
매화꽃을 연상하게 하는 담황색 벽과 검은 기와 지붕의
아치형 문이 뚫려 있었고 그 너머로
여지껏 보았던 성당과는 다른 이미지의 성당이 있었다.
정면에 아치형의 하얀 벽돌 양 옆으로는 매화와 찔레꽃 문양을
둘러싼 동심원이 그러져 있었는데 향기가 퍼지는 형상 같았다.
안으로 들어서니 벽면에 커다란 벽화가 그려져 있었는데
심순화 작 <천상탄생>.아기 예수의 탄생을 그린 그림인데,
둥글고 넙적한 한국형 얼굴의, 한복을 입은 성가족으로
한국 버전의 아기예수 탄생 벽화였다.
제단과 십자가상도 한국식으로 만들었으며,
양 벽면의 14처 시자가상도 모두 한국적이었다.
일상 생활 주변에서 언제나 마주치는 너무 익숙한 얼굴 모상이라
그냥 앉아만 있어도 위로를 받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듯 하였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니 하얀 치마저고리를 입은 쪽진 머리의
성모상이 세워져 있고 그 앞의 물을 가득 담은 둥근 수조위에
불밝힌 초불이 동동 떠 있어 마치 갠지스강의 '디아'를 연상하게 하였다.
친구와 나는 성모상 앞에 촛불을 밝히고,
이런 순교의 역사가 서린 성당에서 미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였다.
당고개 순교성지는 신계역사공원 안에 있다.
당고개 성지 전면.
성당의 입구.
성당 로비에 있는 벽화 <천상탄생> 심순호 작 2013.
성당 내부.
제단의 오른편의 성화는 최양업 신부의 어머니 복자 이성례 마리아..
한복을 입은 성모상
성모상 앞의 기도초.
친구가 내게도 기도초를 사줘서 함께 불을 밝혀 기도하였다.
성당 뒤의 공원.
단정하고 정갈한 담장을 걸어서.
매화 갤러리.
성모자상 앞에서 친구와 함께.
공원의 잔디밭.
분홍 찔레꽃이 수줍게 피어 있었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산성당 (0) | 2023.05.14 |
---|---|
아모레퍼시픽 빌딩 (1) | 2023.05.14 |
아차산에서 시를 읽다 (0) | 2023.05.13 |
고독사, 그 현장에 가다 (0) | 2023.05.12 |
서울대학교 예술복합연구동 (0) | 2023.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