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16. 월. 맑음.
아침 설거지를 하다 얼핏 본 뉴스 시간에 중량천 장미축제장 장미가 나왔다.
어제 양평 부용산 트레킹을 하고 온 뒤라, 오늘은 집에서 밀린 집안일도 하고,
아직 완성하지 못한 그림을 그릴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장미축제에 가고 싶었다.
몇 년 전 걷는 모임 동호인을 따라 한 번 다녀온 중량장미축제장의 기억이 떠 올랐다.
중량천이라면 집앞 한강 자전거 도로를 따라 가다 용비교를 지나면 만나는 하천이다.
살곶이다리를 지나 조금 더 자전거길을 올라가면 되겠지....생각하고 길을 나섰다.
용비교 아래의 작은 다리를 건너 살곶이다리를 건너 달려도 장미는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중량천을 물으니 이 길은 청계천으로 이어진다고 하였다.
중량천 장미축제장은 살곶이다리 건너편으로 가야 하는데 제법 멀다고 하였다.
몇 년 전 기억을 더듬으니 군자역에서 내려 군자교 강변길을 내려 갔던 것 같았다.
내 감각과 기억력에 의하면 군자교라면 그리 멀지 않을 것 같았다.
이왕 길을 나섰으니 장미축제장을 꼭 가보고 싶다는 오기도 생겼다.
집에서 2시간이면 다녀오리라 생각하고 물만 한 병 챙겨들고 나선 길이었다.
장안교. 장평교를 지나 간신히 축제장에 도착하니 어느새 2시간이 지났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은 곳곳에 모여 간식을 먹는 모습을 보니 배도 고팠다.
월요일 오전이라 한가롭게 장미를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는데
장미를 즐기러 나온 인파들로 제대로 장미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장미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하였다.
자전거를 타고 왔으니 집으로 가는 방향의 차를 탈 수도 없었다.
방향감각도 없고 길눈도 어두운 내가 어쩌자고 검색도 하지 않고 나섰을까?
아담한 마음으로 장미축제장을 빠져 나와 다시 강변 자전거도로로 올랐다.
점점 배는 고프고 햇살을 뜨겁고 불어오는 바람에 모자는 뒤집혀지고....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집어 돌아가야 하는 길(왕복 5시간)은 멀고 또 멀었지만
길섶에 핀 들꽃과 살랑대는 봄바람이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살곶이다리.
가도 가도 나타나지 않는 장미축제장.
드디어 도착한 중량장미축제장.
길게 이어지는 장미터널.
르누아르 <장미>
몰려 든 인파로 장미 사진 한 장도 찍지 못하고....
축제장의 문수.
축제장의 장미 구조물.
축제장 건너편에 보이는 석계초등학교.-
전철로도 멀게 느껴졌던 석계역.
내가 자전거로 석계까지 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장미축제장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였는데....
중량천변에서는 인증사진을 한 장 찍었다.
응봉교.
성수대교 근처의 수레국화꽃.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 보랏빛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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