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8. 수.
결-남은자리 (김경현展)
2021. 12. 8~12.13
인사아트센터 경남갤러리
내가 마산미협에서 활동하였을때 눈여겨 보았던 김경현 (한국화)화가.
여백이 많은 광목천에 병아리를 데리고 노는 암탉을 그린 그림.
연보랏빛 등꽃이 쏟아질 듯 피어있는 그림 등 그의 그림은
어쩐지 무위자연을 노래하는 듯 하였고, 그림으로 그린 시였다.
평소에 내성적인 성격이라 회원들과 잘 교류를 하지 못하였지만,
나는 김경현님께 선생님의 그림을 좋아하는 팬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이사온 후, 문자로 새해 축하인사 정도만 하였지만,
그의 수상소식이나 전시회 소식을 들으면 나의 일처럼 반가웠다.
이번에 선생님의 전시회를 서울 인사아프센터 경남갤러리에서
한다는 문자를 받고 전시 첫 날 오후 전시장을 찾았다.
1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다시 뵌 선생님은
여전히 청년의 모습인데, 나는 뚱뚱한 할머니가 되어 부끄러웠다.
이번의 전시회의 타이틀은 결-남은자리.
결이란 물결, 살결. 비단결. 바람결 등으로 사용하는 순수한 우리말인 듯.
사전을 찾아보니 ....나무, 돌, 살갗, 비단 따위의 조직이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고분벽화속으로 들어온 듯 하였다.
춤을 추는 사람,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활을 쏘는 사람. 하늘을 나르는 천마.
여우, 사슴. 도마뱀. 고래. 곰 등의 형상이 숨은 그림처럼 결속에 보였다.
그림 표면에는 마치 하얀 자작나무 외피를 붙혀 놓은 듯 하였다.
'태우고 붙이고 반복되어지는 과정으로 그 속에 남겨진 자국들은 나의 작품으로
구성되고 도상들을 이끌어낸다.'고 작가노트중에서 하였듯이
그의 작품은 판넬위에 석채를 칠하고 그 위에 종이열화를 하였다.
종이열화란 종이위에 불의 자국이 지나간 자리라고 하였다.
<결-남은자리>란 작가의 작업위에 불꽃이 지나가면서 남긴 흔적인 모양이다.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불이 자연스럽게 만든 그림이 아닐까?
자연과 함께 작업한 그의 그림은 마치 작가가 걸어온 세월의 흔적 같았다.
주종인 회색과 갈색 톤이 주는 느낌은 참 아늑하고 포근하고 편안하였다.
결-남은 자리 90*30Cm . 판넬위에 석채. 종이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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