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정글만리.1
조정래장편소설
해냄출판사
(2014.4.4~7)
작가 조정래님은 1943년 생으로 올해 7순을 맞이한 우리나라의 대표작가이다.
특히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1300만부 돌파라는 한국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수립한 작가로,
그의 작품 한 두권을 읽지 않은 사람은 없을것이다.
나 역시 기억도 가물가물한 아주 오래전 그의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작중의 인물들을 따라 깊은 산속을 헤매는 기분이 들기도 하였고
일상생활중에 그들의 진한 남도 사투리를 흉내내서 말하곤 하였다.
한강과 아리랑을 읽으면서 어쩌면 이렇게도 그 시대적 상황를
자세하게 묘사해 놓았나?.... 하는 생각에 정말 소설가는 신처럼
전지전능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직업이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동안 내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60년대의 배경속으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가 작중의 인물과 함께 호흡하는 듯 하였다.
이번에 출간한 정글만리 3부작은
그동안 그의 작품의 배경이 국내의 근현대가 시대적인 배경이었다면,
무대를 넓혀 중국의 현 시대를 배경으로 하였다.
한국인의 눈으로 보는 중국의 현대사라고 하면 좋을 것이다.
그동안 죽의 장막이라고 하였던 중국이 경제개혁으로 개방이 되자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싼임금을 찾아 중국으로 진출하였다.
광활한 영토와 14억이란 인구를 가진 중국은 좁은 국토에서 살아온
한국인에게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와 같았다.
전대광은 40대 중반의 한국 기업의 상하이 상사원이다.
G2 경제대국이 된 중국에서 상하이 세관주임인 샹시원과 꽌시를 맺는다.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그러면서도 분명히 존재하는 그 꽌시때문에
중국에 처음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한동안 정글을 헤매며 허방을 딛고,
넘어지고, 길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것 같은 어려움을 겪어야했다)
상하이는 상주인구 2천만명 유동인구 포함 2300만명인 거대한 도시다.
그 도시에서 갖가지 사건이 벌어지는데 사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인들과의 깊은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한데,
라오펑유(오랜 친구), 샤오(믿음과 정겨움을 함께 포함하는 아우)와
같은 인맥을 갖는 것은 상사원의 능력에 딸렸다.
전대광은 샹시원의 부탁으로 한국에서 성형과의사 서하원을 모셔온다.
서하원은 개업 성형의로 실수로 사고를 일으키고 상하이로 피신하듯이 왔다.
경제가 좋아진 중국에 불어닥친 성형열풍으로 한국의 성형의원들이
호황을 누리는데 한국까지 가기 어려운 성형희망자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전대광의 조카 송재형은 베이징대학 상대 학생이었는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역사학과로 이과를 하여 중국의 역사에 빠져든다.
송재형의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못마땅하다.
역사학 전공자의 진로는 딱 배고프기 좋은 직업뿐이다.
체면(멘쯔)는 중국 사람이 돈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이다.
체면, 위신 ,체통은 유교의 덕목으로 그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
중국인들은 손님을 초대하면 최고급 식당에서 최고급 음식과 술로
대접해야만 손님을 잘 접대하였다면서 체면을 세운다고 생각한다.
마오타이(중국 최고의 명주), 우량예(마오타이와 쌍벽을 이루는 명주),
위시다중화(중국 최고의 담배) 등 중국의 명산물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중국인과의 대화에서 피해야 할 3대 금기는
마오쩌둥 험담, 공산당 비판, 대만지지 등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세계 3번째로 큰 영토를 가지고 있으면서 국토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여
대만, 티벳, 신장 위구르 등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 일본과 센카쿠 열도에 대한 영유권 다툼을 하는 것도 바로 그 맥락이다.
청일전쟁의 패배를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중국인들은
일본에 대한 나쁜 감정이 남아 있어 일본과의 교류는 달갑지 않게 여기는 반면
한국 상사원에 대한 호감과 신뢰는 높아, 루상(선비상인)이라는 칭호를 붙혀준다.
G2(외환 보유고 경제력 2위)이지만, GDP 4500$에 머물고 있기에
경제발전이 더딘 서남 지방인들은 88올림픽을 계기로
문명 10대 개조 캠페인을 하였지만, 아직도 길에 가래침을 뱉고,
잘 씻지도 않고 웃옷을 벗고 생활하는 남자들이 많다.
미국 방송국의 인터뷰 시간에는
배짱좋은 중국 대학생들의 재치있는 답변이 있었는데
왜 마오쩌둥을 인간임을 알면서도 신으로 떠받드냐는 질문에
신의 존재는 무슨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개개인의 자유로운 믿음과 선택이라고 한다.
아직 1권밖에 못 읽었지만
흥미진진한 내용과 작가 특유의 독자를 일끌어가는 능력에 의해
어서 그 다음편을 읽고 싶은 충동이 들게 한다.
처음,3편을 다 읽고 독후감을 쓰려고 한 생각을 바꾸어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 우선 짧게나마 독후감을 쓴다.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정래 <정글만리 2>을 보고 (0) | 2014.04.18 |
---|---|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0) | 2014.04.13 |
신경숙의 <겨울우화>를 읽고 (0) | 2014.04.01 |
영화 <원챈스>를 보고 (0) | 2014.03.14 |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3-정진홍 (0) | 2014.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