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블루 재스민

푸른비3 2013. 9. 30. 23:00

 


블루 재스민 (2013)

Blue Jasmine 
8.7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케이트 블란쳇, 알렉 볼드윈, 샐리 호킨스, 바비 카나베일, 피터 사스가드
정보
드라마 | 미국 | 98 분 | 2013-09-25

 

줄거리

NEW YORK 명품을 휘감고 파티를 즐기던 뉴욕 상위 1%의 ‘재스민’!
사업가 ‘할’과의 결혼으로 부와 사랑을 모두 가지게 된 ‘재스민’. 뉴욕 햄튼에 위치한 고급 저택에서 파티를 열고, 맨해튼 5번가에서 명품 쇼핑을 즐기던 상위 1% 그녀의 인생이 산산조각 난다. 바로, ‘할’의 외도를 알게 된 것.

SAN FRANCISCO 모든 것을 잃은 그녀, 화려하지만 우울하다!
결혼생활을 끝내버리고 하루아침에 땡전 한 푼 없는 빈털터리가 된 ‘재스민’은 여동생 ‘진저’에게 신세를 지기 위해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오른다. 명품샵 하나 없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정반대의 삶을 살게 된 그녀. 모든 것은 낯설기만 하고, ‘진저’와 루저같아 보이는 그녀의 남자친구 ‘칠리'가 불편하다. 인정할 수 없는 현실에 혼잣말은 늘어만 가고 신경안정제마저 더 이상 듣지 않던 어느 날, 그녀는 근사한 외교관 ‘드와이트’를 만나면서 한줄기 희망을 발견하는데…

뉴욕을 떠나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녀는 과연 새로운 인생을 찾을 수 있을까?

(펀글)

 

      *         *        *          *

블루 재스민

롯데시네마 건대점

2013.9.29.일 11:50

 

종일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친구들과 같이 가게 될 도봉산 산행도

취소하였는데 비는 10시 무렵부터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였다.

에구구....친구들은 지금쯤 산행을 시작하였겠네....

그냥 집에서 무료하게 시간보내는 것이 너무 아쉬워 영화 검색을 해 보았다.

 

블루 재스민? 블루는 슬픈, 우울한....이런 뜻인데...

가을을 타는 탓인지 요즘 내가 우울증에 빠진것 같은데....

재스민은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인데 무슨 까닭으로 우울한 것일까?

 

줄거리를 읽어보니 내 취향일 것 같아 찜하고 극장으로 향하였다.

비내리는 일요일의 극장가는 퍽 붐빌것이라고 예상하였으나 한산하였다.

비님이 오시는데 모두 어딜 가셨나?....아니면 그냥 방에서 딩굴딩굴?

 

10분이 넘는 시간을 광고선전을 보려니 은근히 부아나 났다.

방송처럼 이렇게 많은 광고를 하려면 부료로 보여주든지....

우아하고 날씬한 케이트 블랏쳇의 연기와 뉴욕의 부자들의 생활,

나는 죽을때까지 한번도 걸쳐보지 못할 명품 옷과 구두, 백을

싼값으로 눈요기 할 수 있는 기회이니 고마워해야 하나?

 

역시 우디 알렌이 만든 영화는 재미있었다.

특별한 줄거리가 있는 영화도 아니고 그냥 흔히 접할 수 있는

남의 돈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사기를 치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그런 사업가는 숱하게 영화의 모티브로 사용될 수 있겠지만,

우디 알렌의 손을 거치면 무언가 즐거움을 주는 영화가 된다.

 

재스민과 진저는 각기 다른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같은 가정에 입양되어 자매로써 살았고 각각 결혼하여 서로 소원한 상태다.

뉴욕의 사업가 할과의 결혼은 재스민에게 꿈꾸던 호화생활을 가져다 준다.

그러나 이 세상에 완벽한 행복과 완벽한 사랑은 없는 법.

 

할은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과 애정행각을 벌인다.

어느 정도 감은 있었지만 재스민은 지금의 화화로운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알면서도 눈감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하는 의혹을 들게 한다.

급기야 이제 10대 인 소녀에게  빠져 이혼을 해 달라고 하면서

집을 나서는 할을 재스민은 FBI에게 고발하는 전화를 건다.

길을 나선 할은 곧 영장을 지참한 경찰에게 구속당한다.

 

양아들마저 그런 아버지가 부끄럽다고 하면서 학교를 자퇴하고

짐을 챙겨 집을 떠나는데 사실 아들은 어머니의 행동을 알고 있었다.

모든 재산은 압류당하고 빈털터리가 된 재스민은 새로운 삶을 찾아

진저를 찾아가는데 진저는 두아들을 양육하면서 고달픈 삶을 살고 있다.

전 남편 오기는 재스민의 남편에게 사기 당한뒤 이혼한 상태다.

 

습관을 버리지 못하여 그 상황에서도 재스민은 일등석 비행기를 타고,

루이뷔똥 가방과 명품 옷으로 치장을 하여 분수에 맞지 않는 생활을 한다.

진저의 집에 얹혀 살면서도 재스민은 여전히 허황된 꿈만 꾼다.

인테리어 공부를 하여 인테리어 사업을 경영해 볼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동안 공부와 담을 쌓고 살아온 재스민에게 과연 공부가 머리에 들어올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재스민은 치과의원 접수창구에 취직을 한다.

치과 의사의 구애도 뿌리쳤던 재스민은 동생 진저와 함께 파티장에 간다.

그곳에서 상처한 핸섬한 외교관 드와이트를 만난다.

여지껏 그녀가 기디리던 기회가 드디어 왔다.

 

더 이상 구질구질한 진저의 집에 얹혀 살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은 잠시뿐.

재스민의 과거를 알게 된 드와이트는 약속을 파기하고 그녀에게서 떠나간다.

아, 정말 재스민의 기분이 얼마나 우울할까?....

 

이 영화를 보면서 자신의 몰락한 처지를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된장녀의 삶을 살려고 하는 재스민을 보면서 나를 되돌아 보았다.

특별한 전문적인 지식도 기술도 없는 나.

그렇다고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면서 나 역시 허황된 생각에 갇혀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이 되었는데도 손안에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공허하고 우울하다.

지금 하는 사회복지학 공부도 그냥 제일 쉬울 것 같아

선택한 공부이며, 졸업을 하여도 어디에 취업할 전망도 없다.

 

내 자신의 자존감을 높히고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

물론 아기를 돌보는 일이나  청소를 하는 일,

식당에서 설겆이하는 등 의 허드렛일은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루 종일 그런 일에 묻혀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못하는 것이

너무나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 단념한다.

 

어쩌면 나도 재스민처럼 멋진 남성과의 재혼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재스민처럼 젊지도 않고 미모도 아니어서 결코 가능할 수 없는 꿈을.

가당키나 한 일인가.....헛 웃음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괜히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어

영화속으로 들어가 재스민의 손이라도 만져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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