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영화 <마지막 4중주>를 보고

푸른비3 2013. 8. 31. 11:05

 


마지막 4중주 (2013)

A Late Quartet 
8.7
감독
야론 질버먼
출연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크리스토퍼 월켄, 캐서린 키너, 마크 아이반니, 이모젠 푸츠
정보
드라마 | 미국 | 106 분 | 2013-07-25

   (펀글)

 

      *      *      *       *

 

2013.8.30.금. 오후 4:20

롯데시네마 건대점 아르떼

 

 

 

 

무더웠던 8월도 끝나간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이었지만 처서가 지나니 새벽 기운은 서늘하다.

밤중에도 그악스럽게 울어대던 매미소리도 언젠가부터 애잔한 풀벌레소리로 바뀌었다.

 

8월을 마무리지을 좋은 영화가 없을까....검색하다가 이 영화가 집근처의 상영관에서

상영중이라 어찌나 반가운지....얼마전 이 영화가 감동적이라는 정보를 들었지만,

흥행성이 없는 영화는 금방 막을 내리기에 아직도 상영되고 잇다는 사실이 퍽 기뻤다.

 

롯데시네마 건대점의 아르떼 상영관은

주로 예술 영화를 상영하는데 객석이 100석이나 될까?

상영 시간이 임박하여 들어갔는데 1/3정도 채워졌다.

평일 낮시간대에 이 정도라면

이 영화의 저력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4중주는 제1바이얼린, 제2바이얼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다.

영화속의 4중주단은 '푸가'라는 이름으로 25년전 결성하여

3천번의 연주를 유지하여온 최고의 악단이다.

 

제1바이얼린 주자 다니엘이 30년이나 연상인 첼로주자 피터에게

악단을 구성하자고 하였을적에 피터는 언제가 이런 위기가

닥칠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였듯이, 그는 파킨슨병이 발생하여

더 이상 연주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푸가가 해체될 위기에 이르면서 4사람 사이의 갈등도 드러난다.

비올라 주자 쥴리엣은 제2 바이얼린의 로버트와 결혼하여

딸 알렉산드리아를 낳았지만 남편과의 관계는 무덤덤하다.

 

로버트는 그런 아내 쥴리엣에게 항상 애정의 결핍을 느낀다.

그런속에 자신이 맡은 역할이 언제나 남의 위에서 받쳐주는

제 2바이얼린에 대해 불만을 품고 역할 변경을 하고 싶어한다.

쥴리엣은 공정하게 말하면 로버트의 재능이 다니엘을 능가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의 역할을 잘 수행하므로써 조화로운 음악을 만든다고 한다.

 

이 영화는 음악을 통하여 결국 보통 우리가 살아가는 전체 사회를 이야기한다.

누구나 리드가 되고 싶어하지만 뒤에서 받쳐주는 사람이 없으면

결코 이 사회는 성립할 수 없다.

누군가의 희생과 봉사로 이 사회는 유지되고 있다.

 

쥴리엣과 다툰 로버트는 술집에서 플라맹고를 추는 집시를 만나,

그녀와 사랑이 없는 육체적인 결합을 하고는 죄책감에 빠진다.

이 사실을 눈치차린 쥴리엣은 당장 로버트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한다.

로버트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 쥴리엣을 보면서

성개방이 된 서구사회이지만 오히려 지금 한국보다 더 엄격하다는 생각이 든다.

 

쥴리엣의 딸 알렉산드리아는 다니엘에게서 바이얼린을 배우지만

항상 질책만 듣지만 은연중 알렉산드리아는 다니엘에게 연정을 느낀다.

부모님은 언제나 자신들의 악기연주에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인다고

생각한 알렉산드리아는 자신의 처지가 평범한 가정에서

부모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지 못한 것에 불만과 애정결핍을 갖는다.

 

그 애정결핍이 결국은 부모들의 친구인 다니엘에게 남성을 느끼게 된 계기다.

반명 다니엘은 알렉산드리아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다니엘은 자신만이 언제나 가장 옳고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완벽주의자다.

그는 여지껏의 방식대로 모든 조건을 뛰어넘어 둘의 사이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결국은 알렉산드리아의 결심대로 그녀에게 떠나라고 소리친다.

사랑이란 감정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 냉혹한 남성을 무너뜨리는지?

 

이 영화의 멘토이자 가장 연장자인 첼리스트 피터.

그는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이야기한다.

유명한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앞에서 연주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조바심과 불안으로 엉망으로 연주를 망쳐버렸다고 한다.

 

그런데도 카잘스는 피터에게 훌륭하다는 칭찬을 하여 속으로 욕한다.

나중에야 다시 카잘스와 협연을 하게 된 자리에서

카잘스는 그 첫 만남의 피타가 한 연주를  직접 해보이면서

한 소절만 잘 하여도 즐겁고 고마웠다고 하여 오해를 풀게한다..

 

피터는 1년전 저 세상으로 간 아내 미리엄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산다.

메조소프라노였던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인간의 음성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였다.

극중에 그녀가 부른 노래는 오페라 삽입곡은  <死者의 도시>.

그녀의 목소리는 포근하고 따뜻하여 지친 영혼을 위로를 해주는 듯 하였다.

 

위기상항에서도 결국 4중주단은 마지막 연주를 하기로 한다.

베토벤의 현악 4중주 제 14번.

쉬지않고 연주해야하므로 튜닝을 할 여유도 없고 절박하다.

이 부분도 우리의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우리도 잠깐의 여유를 가질 시간도 없이 달리기만 한다.

 

연주도중 피터는 연주를 중단하고 새로 영입한 첼리스트를 소개한다.

니나 리.(한국인으로 실제 브렌타노 현악 4중주단.)

영화속의 니나 리는 새로운 첼로주자의 역할을 충실하고

이 영화는 끝이났다.

 

이 영화는 음악의 세계를 그린 영화이지만

음악계에 국한되지 않고 인생 전체를 은유적으로 풀이한

참으로 훌륭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영화는 흥행위주 오락영화라는 생각을 바뀌게 한 영화였다.)

 

 

 

다시 위기를 극복하여 4중주 연주를 할 것을 결정하는 4인의 축배.

 

 

완벽주의자 다니엘.

 

우리의 관계는 위계적인 것이 아니라 역할에 따르는 것이라는 제2 바이얼린 주자 로버트.

 

바이얼린 쥴리엣.

 

다니엘에게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하는 알렉산드리아.

 

특별 출연 스웨덴 출신 메조소프라노 안네 소피폰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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