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8.23.금. 저녁 8시.
금요일 오후 오래만에 여고 동창생과 대학로에서 만나 뮤지컬을 보았다.
뮤지컬을 좋아하지만 그 티켓값이 만만하지 않아 쉽게 즐길 기회가 없었는데,
하루 전날 송파구청에 근무하는 지인의 초대권 티켓이 있다는 정보를 받고는
다른 약속은 다 접어두고 초대권 2장을 받아와 누구랑 같이 갈까 행복한 고민을 하였다.
먼저 딸 아라에게 같이 가자고 하였더니 다른 약속이 있다고 거절.
공연 당일날 전화를 하니 대부분 다른 약속이 있다고 아쉬워하였다.
다행히 여고 동창 희재는 기꺼이 수락하여 종로 5가역 2번 출구에서 6시 30분에 약속.
오래만에 만난 우리는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로 향했다.
대학로에서 몇번 연극 공연을 보기는 하였지만 뮤지컬은 처음이다.
오래된 건물의 소규모 극장과는 달리 이 극장은 신축된 대규모시설의 건물이었다.
객석의 규모도 1관과 2관 2층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1관의 앞 좌석이었다.
시간이 되자 벨이 울리고 무대가 밝아왔는데 마을의 수호신인 커다란 고목나무 아래
백제 시대의 긴 옷을 입은 사람들이 새 땅을 찾아 새 왕국을 건국을 기원하였다.
첫장면부터 뭔가 웅장하고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였다.
순수 창작곡은 가끔 작곡 부분이 조금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주 부드럽게 선율이 이어지고 극에 잘 들어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캐스트는 온조역에 홍경민. 달꽃무리역에 박세미.
모두 일류급 뮤지컬 스타인 듯 하였다.
홍경민은 목소리도 아름답지만 우수에 젖은 듯한 눈매가 매력적.
박세민은 천국의 공주이자 제사장으로 달꽃무리라는 이름처럼 어여쁜 여자.
춤과 노래가 잘 어우려진 배우들의 연기는 퍽 볼만하였는데,
주책없는 내 초저녁 잠이 발동하여 꾸벅꾸벅 졸아 곁에 앉은 사람들에게 부끄러웠다.
정신을 차려야지....공연에 집중해야지,....하는 마음과는 달리 왜 그리 잠이 오는지....
막 저녁을 먹은 후의 식곤증과 친구를 만나기 전에 이사를 앞둔 원룸 청소와
강세황전 시회를 보기 위한 박물관 참관후의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온 탓인가?
백제를 건설한 온조가 어머니 소서노의 도움으로
먼저 왕국을 건설한 천국의 딸 달꽃무리와 사랑을 하고,
결국 백제땅을 건설하였다는 줄거리는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배우들의 춤과 노래를 즐기는 시간이었는데,
모두 한결같이 미끈미끈한 미남들이어서 눈이 즐거웠다.
주인공 홍경민 박세미는 국민 뮤지컬 배우이니 말할 필요도 없고,
빛의 신 임재형과 어둠의 신 이상현의 춤과 가창력이 관심을 끌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검은 옷을 입은 이상현에게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그리고 온조를 남몰래 사랑한 금비란 전수미의 춤과 노래가 퍽 좋았다.
받아 들여지지 않는 사랑을 한 그녀의 슬픔이 마음 아팠다.
(나도 받아 들여지지 않는 나혼자의 짝사랑을 많이 하였기 때문일까?)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시간에는 사진이 허락되어 몇장의 사진을 찍어왔다.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이 밖으로 나와 팬들과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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