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의령 예술촌 야외 스케치

푸른비3 2007. 10. 23. 02:26

가을은 무엇을 하든지 좋은 계절이다.

 

산에도 가고 싶고

가을 들길도 걸어보고 싶고

야외 스케치도 나가고 싶고....

 

무엇을 할까?

망설이다가 지난 주 일요일은

의령 예술촌으로 야외 스케치하려 떠났다.

 

길가의 코스모스 어우러진 국도를 달려

들국화  저홀로 피었다 지는 둑길을 지나

황금빛 일렁이는 논길을 스쳐 갔다.

 

논에는 가을 걷이가 한창이었고

도로 한켠에는 햇볕 가득 받고

벼가 마르고 있었다.

 

하나 둘 잎을 떨군 나무가지에

가지가 휘어질 듯 메달려 있는 감나무에

와아~! 환호성도 지르면서

달려간 궁유 의령 예술촌.

 

이른 시간이라

먼저 도착한 우리 4명은 먼저

예술촌 주변을 한바퀴 돌아 보았다.

 

부지런한 농부들의 가을 걷이에

방해 되지 않도록

미안한 마음으로 논길을 비켜 섰더니

머리에 하얀 수건을 덮어 쓴 아주머니

활짝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네 주신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그늘보다 햇볕이 더 좋아

양지 바른 논바닥에 자리를 깔고

주저 앉아 구도를 잡아 보았다.

 

멀리 산을 두르고 있는 논을 그려 넣고

추수를 끝낸 논바닥에 떨어진 나무 그림자를

그려 넣어야지....

 

한달에 한번 정도 사용하는 물감들이

말라 비틀어져 파레트에 물감 짜는 일도 쉽지 않았다.

 

입구가 막힌 튜브를 꾹꾹 누르니

터져서 손가락에 온통 물감칠갑이다.

물감에서 나는 냄새가 좋고

테레핀 냄새도 향긋하기만 하다.

 

등뒤를 비쳐주는 햇살이 점점 두터워

옷을 하나씩 벗어 놓으면서 그림을 그려 나가는데

어찌 이리 생각대로 붓이 나가주지 않는지....

 

부산에서 오신 회원 분들과 점심후

막걸이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니  그냥 놀고 싶기만 하였다.

 

3시까지 그림을 제출하라고 하니

하는 수 없이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

 

등뒤에서 볏단을 태우는지 하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알싸한 연기에 코가 맵지만 싫지가 않다.

잃어버린 고향의 냄새같았다.

 

밑칠을 끝내고 덧칠을 하는데

붓질이 자꾸만 멈추어진다.

쓰윽 자신있게 그리는 사람들이 부럽기만 하였다.

난 언제 저렇게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게 될까?

 

햇살이 점점 뜨거워져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어

나무 그늘아래로 이동을 하였다.

 

멀리 쑤욱 들어간 들판을 표현하지 못하고

그냥 평면처리된 들판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투명한 가을 햇살과

맑은 바람과

향긋한 흙냄새를 맡을 수 있는

행복한 하루였다.

 

 

 폐교를 이용한 의령 예술촌

 

 오른편 건물이 국악 연구소였던가?

 

 행사장.

 

 아침햇님이 점점 높이 떠 오르고.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노란 코스모스를 닮은 꽃들도 이제 시들어 가고.

 

 꽃만 보면 닮고 싶은 마음에서....

 

 내 그림의 소재가 된 들판.

 

이 나무들의 그림자를 살리고 싶었다.

 

 예술촌 주변의 마을 풍경.

 

 젊은이들은 모두 대처로 떠나고 노인들만 허물어져 가는 농촌을 지키고 있었다.

 

두터운 가을 햇살에 벼도 말리고....

 

 가을 걷이 끝낸 논바닥.

 

 벼 말리는 모습도 정겹다.

 

 여물어 가는 벼이삭.

 

 언제 쓰러졌을까?

 

 그림 소재로 쓰고 싶은 농가.

 

 

 돌담도 정겹다.

 

 가을 햇볕에 말리고 있는 빨래줄을 바라보니

할머니 한분이 살고 계시는 듯....

 

 주변의 풍경. 석류.

 

 토란잎.

 

 둥근잎 유홍초?

 

 코스모스.

 

 장독들.

 

 내 그림의 소재.

 

 논바닥에 주저 앉아.

 

 같이 간 영희씨.

 

 종일 햇볕에 앉아 그린 미숙씨.

 

 등뒤에서 하얀 연기도 피워 오르고.

 

평면적이 되어 버린 내 그림 

 

 그림을 끝내고 부산 회원들과 뒤풀이.

 

 화구를 챙기고 일어서니 하늘에 반달이....

 

 하얀 반달 노래를 부르게 해준 반달.

 

 

 

 

 

 

'그림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령 예술촌 야스 뒤풀이  (0) 2007.10.23
의령 예술촌 출품 작품들.  (0) 2007.10.23
피라칸샤  (0) 2007.10.23
천경자 그림(초기)  (0) 2007.10.22
휴식(연꽃)  (0) 2007.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