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제25회 전국 일요 화가회(이천에서)

푸른비3 2007. 10. 1. 06:32

추석 연휴 끝이라

남편에게 하룻밤 집을 비운다는 말을 하기 참 힘들었다.

 

토요일 아침에야 겨우 말을 꺼내었고,

집안 정리와 다음날 먹을 양식까지 챙겨 놓고 가려니

여간 바쁘지 않았다.

 

바쁘게 준비하는 나에게 밉지만 역까지 태워 준다는

남편이 말에도 난 감지덕지였다.

이왕이면 잘 다녀와~!하면 얼마나 편할까?

 

이천 덕평IC에 내리니 이천 스케치 대회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고, 그기서 부터 노란 리본이 행사장까지

이어져 있어 편안하게 행사장인 덕평 수련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서히 땅거미가 내려 덮히는 시각에 도착한 우리 일행을

이천 일요 화가회 회원들과

언덕을 오르는 길에 함초롬히 피어있는

개망초까지도  반겨 주는 듯하였다.

 

접수를 마치고 배정된 숙소에 짐을 풀었다.

이번에는 연휴끝이라 참석한 회원이 적었다.(20명)

 

현속씨가

" 언니 우리 좁쌀 남편이

어쩐일로 오늘 나에게 잘 다녀 오라며

여비까지 주었어요~"

하며 행복한 얼굴을 하였다.

 

노자돈은 못 받았지만

이곳에 참석하게라도 해 준 남편이 고마워

"여보, 고마워요. 당신이 최고~!"

문자를 날렸다.

 

야외무대가 설치된 운동장에는

식탁이 마련되었고, 뷔페식 식사를 하면서

전야제를 시작하였다.

참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가수의 노래와

난타 공연을 즐기면서 식은 무르익어갔다.

 

내년 창원이 전국 화가회를 주최해야 하기에

자연 우리의 시각은 행사 진행에 신경을 썼다.

내년행사에 우리는 어떤 이벤트를 해야할까?

 

이천시는 문화 예술의 도시를 표방하는

시의 지원을 받은 것 같은데

과연 창원시는 우리 행사를 지원해 줄까?

 

행사도중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지만

아무도 일어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식탁보를 뒤짚어 쓰면서 까지 우리는 전야제를 즐겼다.

끼 많은 사람들이라

앞 무대에 오르지 못한 이들은 뒤에서도 춤을 추었다.

 

장소를 옮겨 아래의 더 큰 운동장에서

캠파이어를 하면서 둥글둥글 원을 돌며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우리는 동심으로 돌아가

손뼉치고 손잡고 깔깔 웃을 수 있었다.

 

빔 열시에 우리는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는데

대구, 부산에서 온 팀들은 밤 늦도록 뒤풀이를 하였다.

6명씩 배정된 방에 대충 씻고 자리를 펴고 누웠으나

쉽게 잠들지 못하고 밤늦도록 우스개 소리 나누었다.

 

다음날 아침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일어나

빨리 그림 그릴 마음으로 식당으로 내려 갔으나

아직 문이 열리지 않아, 우리들은 아침 운동도 하고

숲길을 산책도 하였다.

 

발밑에 떨어진 싸락밤도 주으면서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많이 찾는다.

도랑치고 가재잡는다.

잊고 살았던 속담실력도 서로 자랑하면서

새벽부터 웃을 수 있었다.

 

아침 8시 스케치 그릴 설봉공원으로 장소를 옮기니

야속하게도 하늘에서 빗방울이 또 떨어졌다.

얄궂다. 우리 일요 화가회는 이찌 이리

행사때 마다 비가 오는교?

지난해 대구에서도

스케치 도중 돌풍이 몰아치고 천둥 번개까지 쳤는데....

 

시야가 가로 막힌 야외무대 계단에 이젤을 펴고

앉았으나 무엇을 그려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상상력 풍부한 사람은 오면서 바라본 들녁과

호수와 난간등을 기억에서 불려와

캔버스위로 쓱쓱 잘도 그렸다.

 

그 막힌 시야 사이로 보이는 이천 시가지를

그리는 사람도 있었고,

공사를 하고 있는 사람을 그리는 사람,

주차된 차들과 건물을 그리는 사람,

비가 와서 천막 아래에 앉아서도 참으로 다양한

그림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무얼 그릴까? 고민하다

화장실 뒷편으로 구름 피어 오르는 산을

그리려고 하였는데

어찌 그리 뜻대로 되지 않는지....

 

눈은 항상 앞서가고

손을 따라 가지 못하고....

십년을 넘게 붓을 잡았다고 하면서

어쩌면 이렇게 한심한 수준일까?

 

정말 이제 그만 두어야 할까?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에라~! 내가 화가가 될 것도 아니고

즐기면서 그림 그리고 싶었는데

내가 웬 욕심~!!

스스로 마음을 다독였다.

 

2시까지 그림을 제출하고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혼자서

주변을 한바퀴 둘려 보았다.

 

일행에게서 이탈하는게 마음에 걸려

도자기 전시장에는 가 보지도 못하고

새로 개관한 월전 미술관만 바쁘게 둘려 보았다.

 

가장 마음을 잡아 끄는 그림은 노묘(怒猫)

비썩 마른 검은 고양이의 거칠어진털이 어쩌면

점점 늙어가는내 모습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창원팀이 대상과 단체상,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나는 입선도 하지 못하였지만

집에 가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을 것이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창으로

바라보는 이천의 넓은 들녁에는

점점 누렇게 변해 가는 벼들이 풍성해 보였다.

 

산허리를 감고 올라가는 하얀 구름에

내 마음도 저 구름 같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하였다.

 

 행사장 오르는 길.

 

 언덕에 피어있는 개망초.

 

 전야제 행사징.

 

 이천 회원들이 바베큐도 직접 구워주고.

 

 

 무명가수지만 참 감성짙은 목소리였다.

 

 이천 회원들이 생맥주 서빙도 해 주고.

 

내가 운반해 온  음식.

 

 

 가슴 후련하게 해준 난타 공연.

 

 이슬이도 한잔 나누고....

 

 착실하고 예쁜 신성자님.

 

 이천시위원의 인사말.

 

 이천시장님의 축하인사.

 

 부산의 회원이 우리에게 맥주 서빙하는 모습.

 

 서로 어께도 주물러 주고.

 

 우리 창원팀이 무대에 오르고.

 

 노래하는 이강민 선생님. 이날 선생님의노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여 서운하였다.

 

 바속에서도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대운동장으로 자리를 옮겨 캠파이어도 즐기고.

 

 문열리지 않은 식당앞에서 주차된 차량들을 바라보며.

 

 아침 스트레칭도 하고.

 

 알밤도 줍고.

 

 도랑치고 가재잡고....하면서 .

 

 성봉공원 야외 행사장에서 전을 펼치는 모습.

 

 

 

 부산의 박형필님은 어느사이 벌써 작업에[ 들어가고.

 

 

 

 부산의 하재용님은 언제나 프랑스의 꽁바스같은 상상력 풍부한 화가시다.

 

 창원의 강수암님.

 

 이번에 대상을 차지한 송창수님.

 

 남편이 여비를 줘서 기를 받았는지 이번에 우수상을 탄 정현숙님.

 

신정자. 최미숙님.

 내 그림을 도와주신 김덕천님.

 

 내 그림의 소재가 된 화장실 뒷편의 구름피어 오르는 산.

 

 

 강수암님 작품.(위는 김상곤님 작품)

 

 대상을 받은 송창수님 작품.

 

 

 

 심계순님 작품.

 

 회장님 이수동님 작품.

 

 신성자님 작품.

 

  

 

 내 작품(처음과 많이 달라진 그림)

 

 

 

 

 

 다른 회원님들의 작품.

 

 심사를 기다리는 창원 회원님들.

 

 심사석에 오른 입선 이상의 작품들.

 

 

 

 

 설봉공원안의 미곳 저곳.

 

 새로 개관한 월전 미술관 타이틀이 참 멋있다. 그 격조의 울림이라니....

 

 원전의 생애.

 

 미술관앞. (늘여진 가지가 격조있는 소나무 한그루)

 

 전시작품은 촬영금지라서 문앞에서 한 장.

 

 심사를 기다리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

 

 차창을 통해 바라본 이천 들녁과 산을 감아 도는 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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