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는 웬지 일이 자꾸 겹쳐 야외 스케치를 오래만에 나왔다.
밀양은 낙동강이 도심사이를 흐르고
지형이 아름답고 윤택해 보이는 도시였지만
막상 무엇을 그려야 할지 난감하기만 했다.
봄의 색은 역시 연두와 노랑이다.
어디에나 지천으로 피는 노랑 유채꽃이 아름다워
화폭에 담고 싶었다.
비탈진 강둑에 자운영과 보랏빛이 짙은 이름모를 꽃들이 피어 있었다.
새로 만든 수산 다리가 길게 뻗어 있다.
유채꽃 향기를 맡으면서
이 나무 아래에서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부지런한 영희씨는 구도를 잡으로 먼저 모래밭으로 내려가고.
이곳 저곳 자리를 옮겨 다녀 보았지만 좋은 구도는 잘 잡히지 않고.
군애와 영희씨.
그리고 나.
그림은 그냥 뒷전으로 밀쳐놓고 꽃속의 여인이 되고 싶어라.
점심을 먹고 송선생님과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산 다리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해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를 이용하려니
자꾸만 뒷걸음질 쳐야만 했다.
멀리 유채밭도 그리고
앞쪽의 자운영도 그리고 싶고....
마음은 뻔한데, 왜 이렇게 물빛내기도 힘들기만 할까?
물빛이 너무 강하여 원근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늘은 완전히 공치는 날인 것 같다.
송선생님의 소재가 된 풍경.
나는 지붕이 어려울 것 같아 포기하였는데
오히려 이런 구도가 더 효과가 있을 듯하다.
이 구도도 재미있을 듯.
그리는 폼은 그럴듯하지만
작품이 되지 않아 집에 와서도 많이 괴로웠다.
난 왜 이렇게 소질도 없으면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걸까?
짝사랑은 고달프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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