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꽃비가 흩날리는 무학산

푸른비3 2006. 4. 16. 06:12

 

 비가 내린 후 시야가 가까워진 무학산,

거실에서 창문을 통해 들어온 무학산이

며칠전부터 나에게 손짓을 하였다.

함께 갈 친구가 없었기에 미루기만 하다가

토요일 아침 일찍 베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지난 겨울 오른 후 올 봄에는 첫길이다.

서원곡입구에서 택시를 내려,

오늘은 계곡을 따라 오르기로 하였다.

 

엊그제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려

계곡은 맑은 물이 콸콸 흘려 내렸다.

학창 시절 친구따라 빨래 광주리 이고

너른 바위에 앉아 빨래도 하고

머리도 감았던 곳이 어디쯤일까?

 

계곡가의 자투리 땅을 부지런한 사람들이

심어 놓은 쪽파와 유채꽃도 내려쬐는 봄햇살에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자

내 눈앞에 화르르~떨어져 내리는 벚꽃잎....

아!, 꽃비가 흩어지는구나.

나는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그 꽃비에

내몸을 맡기고 서 있었다.

 

고운 최치원 선생님의 유적이 담긴 서원곡계곡에는

아담한 규모의 절도 많이 있었다.

가장 눈에 거슬리는 것은

너럭바위에 시멘트를 부어

평평하게 만들어 그곳에서 음식장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군데 군데 이번 여름에 영업을 하기 위해

파란 비닐로 덮어놓은 모습들.

물론 그들의 생계를 위해 필요한 것이겠지만

후손들에게 물려 줄 자연을 이렇게

마구 훼손해도, 마산시는 손을 놓고 있는지?

 

험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은

가다가 끊어지고 하여

다시 빙 둘려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귀전을 때리는 경쾌한 물소리와

소롯이 피어있는 들꽃을 볼 수 있어 계속 따라 가 보았다.

 

어느새 계곡이 끝나는 곳에

커다란 암벽이 솟아 있어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었다.

가느다란 폭포가 떨어지는 그곳에서 김밥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한참을 봄볕과 싱그러운 공기속에서

콧노래 흥얼거리면서 쉬었다.

 

이왕 무학산에 올랐으니

다시 등산로를 따라서 정상을 올라야지.

정상에서 바라보는 마산만은 항상 평화스럽다.

서로 어깨를 껴안듯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

그 사이로 점점히 떠 있는 작은 배.

 

내려오는 길은 진달래 군락지인 북쪽으로 내려왔다.

일주일 전 여수 영취산은 진달래가 한창이었는데

이곳은 일주일 후가 만개시기인 것 같다.

다음 주 한번 더 이 진달래 보려 올 수 있을까?

또 다시 나에게 봄을 허락하신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산길을 내려왔다.

 

 

엊그제 내린 비로 깨끗해진 계곡.

 

양옆에는 이런 무허가 영업을 하는 집이 많아 마음을 어둡게 하였다.

 

봄햇살에 더욱 싱싱한 초록빛으로 자라는 쪽파, 그 사이에 벚꽃이 눈처럼 떨어져 있고.

 

노랑과 초록은 봄을 상징하는듯.

 

이곳에도 벚꽃잎은 계속 떨어져 내리고.

 

수북히 쌓인 이 꽃잎을 손으로 만져보니 부드럽고, 촉촉하고.

 

아담한 규모의 절이 몇군데 있었다.

 

 

이게 꽃마리인가?

 

땅에 붙어 있는 이꽃은? 조개나물인가? 가지고 간 책을 뒤적여 보아도 잘 모르겠네.

 

이것도?

 

병꽃일까?

 

 

참개별꽃?.

 

콸콸 소리치며 흐르는 물.

 

개별꽃인가? 미안해.너의 이름 몰라서.

 

이곳에도 꽃비가 내리고.

 

신록으로 둘려쌓인 곳에 색깔이 다른 진달래.

 

계곡은 이곳에서 더 이상 나에게 오르기를 허락하지 않는 듯.

어떻게 이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이토록 청초한 꽃도 피울 수 있는지....?

 

등산로길에 만난 노랑 제비꽃.

 

엄마의 품속같은 마산만. 멀리 바다위 다리가 개설되고 있다.

 

아직 만개하지 않아 아쉬움을 나겨준 진달래.

 

거너편 산등성이도 진달래로 서서히 물들어 가고 있는 듯.

 

내 마음까지 외롭게 만든 소나무 한그루.

 

도로주면에 하얗게 줄지어 팔을 뻗고 날 반기는 이꽃은 조팝나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