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한강의 채식주의자

푸른비3 2024. 10. 11. 08:28

채식주의자

        한강 연작소설

        창비출판사

        읽은 날짜: (2016.6.14~16)

 

세계 3대 문학상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맨부커상을 수상한 후,

 서점가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채식주의자를 이번에

이웃 전직 교장 선생님께서 빌려주셔서 읽게 되었다.

 

평소에 정독을 하는 편이어서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단숨에 읽었다.

읽고 나서도 작가는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다시 한번 더 읽었다.

 

 

채식주의자(창작과 비평), 몽고반점(문학과 사회), 나무 불꽃(문학 관)

3편의 중편은 각각 독립된 작품으로도 읽을 수 있지만,

연작으로 한 편의 긴 장편을 이룰 수도 있다.

처음에 수록된 <채식주의자>는 화자가 나로 나오지만,

나에 대한 자세한 서술보다는

어느날 아침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된 아내 영혜에 대한 서술로 이끌어 갔다.

 

나는 아내가  특별한 단점도 장점도 없는 가장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평범함이 편할 것 같아 나는 그녀에게 별다른 애정도 느끼지 못하면서 결혼하였다.

아내가 어느날 꿈을 꾼 후 몽유병 환자처럼 새벽에 일어나 냉장고속에 든 고기를

다 꺼집어 내어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부터 이야기는 긴장감을 더하여 가게 된다.

 

아내는 꿈에서 고깃 덩어리에서 떨어진 피를 본 이후에는 완전 다른 여자로 변했다.

나에게서 동물적인 피의 냄새가 난다고 하면서 딴 방을 사용하였으며,

종일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나날이 마르고 정상적인 생활인이 아니었다.

그런 아내가 못마땅한 나는 아내의 언니인 인혜에게 묘한 성적인 매력을 느끼게 된다.

 

처형의 집들이날 시골에서 상경한 장모는 억지로 딸에게 고기를 먹이려고 한다.

거부하는 아내에게 장인은 손찌검을 하고, 그 난리속에 아내는 손목을 긋는 소동을 벌인다.

장인은 베트남 전쟁에서 무공훈장을 받은 것을 자랑하는 가부장적인 사람이었다.

그 사건으로 아내는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고 결국은 별거를 하게 된다.

 

아내 영혜는 어린 시절 자신을 문 흰둥이를 아버지가 오토바이에 매달아 끌고 다니다가

죽인 후 동네 잔치를 벌인 광경을 목격한 후 마음속에 아버지에게 마음을 닫은 상태였다.

18살까지 아버지에게 구타를 받으면서 자란것이 잔인함에 대한  트라우마가 형성되었다.

결국 그 두려움의 얼굴은 자신의 뱃속에 있었던 것이라는 걸 아내는 깨닫는다.

 

  *     *     *

작가의 메세지를 몰라 낑낑대고 있는데, 친구의 카톡이 왔다.

내가 이 책을 읽긴 했는데 무엇을 말하는건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했더니,

친구의 답장에 ....음식을 골고루 먹으라는 뜻이야....하였다.

푸하하....길을 가면서도 이 답장이 우스워서 나는 실실 웃었다.

 

한강은 젊은 나이에 여러 문학상을 섭렵하였으니 당연히 역량이 있는 작가이다.

그녀의 문장은 서정적이면서도 군더더기가 없고, 구성이 치밀하고 튼튼하였다.

집중력이 없는 나도 이 책은 손에서 놓지 못하게 재미가 있고 흡입력이 있었다.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없는 것은 그동안

내가 소설에서 너무 먼 곳에 있었기 때문일게다.

 

(2016년에 채식주의자 소설을 읽은 후 쓴 독후감입니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은 아니지만

다시 한번 더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채식주의자 표지.

 

 

앞 날개의 작가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