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클림트-빈에서 만난 황금빛 키스의 화가

푸른비3 2024. 8. 10. 05:15

클림트.-빈에서 만난 황금빛 키스의 화가

전원경

북이십일 아르테 )2018. 4.17 1판 1쇄 발행

(2024. 7. 25~8.10)

 

기나긴 장마와 그 장마의 끝에 찾아온 찜통 더위.

해마다 느끼지만 올해가 가장 견디기 힘든 여름이다.

에어컨을 켰다 껐다를 반복하며 이 무더위가 사라지길 바라면서

황금빛 키스의 화가 클림트를 손에 잡았다.

 

책 앞날개에 소개된 프로필에 의하면,

지은이 전원경은 예술비평 및 경영, 문화콘텐츠 산업을 전공하고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은 공연 및 문화 담당 기자 출신으로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예술가의 거리>등의 저자다.

 

이 책의 구성은

프롤로그 어제의 예술에서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다

빈, 클림트의 생애와 창착의 무대

시대가 요구한 천재의 탄생

새로운 예술을 향한 혁신의 첫걸음

평면과 장식으로 이룩한 황금의 세계

<키스>의 탄생, 황금시대의 꽃을 피우다

에밀리, 클림트의 영원한 뮤즈.

풍경화, 클림트 이면의 그림들.

클림트, 그 누구와도 닮지 않은 화가

에필로그 그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길을 찾아가다....로 되어 있다.

 

그림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크림트의 <키스> 그림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화사한 꽃밭위에 황금빛으로 찬란한 가운을 입은

두 남녀의 격정적인 키스 장면을 그린 클림트의 그림을

여러 명화책에서 보고 단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클림트에 관한 책을 읽지 못하였고,

구스타프 말러의 아내 알마 말러의

한때의 연인이라는 사실만 줍어 들었고,

5년 전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하였을 때에도

클림트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어 벨데데레 궁전의 미술관에서

많은 관람객들 사이로 <키스>그림을 보면서

나는 한번도 저런 황홀한 키스를 해보지 못하였구나 생각했다.

 

클림트(1862~1918)는  아버지 에른스트와 어머니 안나 사이에

빈의 교외에서 7남매의 맏아들로 태어났고 금세공인이었던 아버지는

큼림트가 서른이 되었을 무렵 세상을 떠나자 가장의 역할을 하였다.

14세에 미술학교에 입학하여 벽화와 모자이크, 실내 장식을 배웠고,

1879년 학생이었던 시절, 동생 에른스트와 친구 프란츠 마치와 함께

'예술가 컴퍼니'를 설립하여 화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부르크 극장의 천장화. 빈 미술사 박물관의 벽화를 그렸으며,

빈 대학의 천장화 작업을 의뢰받았으나 대학 교수들의 반대를 받아 

자신의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반박하며 떠난다.

클림트가 활동한 19세기 말의 빈은, 유럽 전역에 부는 새로운 시대의

바람을 외면하고 전통과 예술에 탐닉하였으며 

클림트 자신도 빈의 분위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었다.

 

클림트는 전통적인 역사화로 명성을 얻은 뒤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여,

과거 비잔티움 황금 모자이크, 이집트의 상형문자, 미케네와 아시리아문양,

일본을 비롯한 동양의 문양,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세포에서 영감을 얻었다.

 

빈의 젊은 예술가 사이에서 번져나가기 시작한 새로운 움직임의 영향으로,

1897년 과거에서 스스로를 '분리'시킨다는 의미의 빈분리파를 결성하여

초대 회장으로 추대되어 보수적인 빈 예술계에 새로운 예술을 소개하였다.

이때부터 전형적인 아카데믹 회화를 추종하였던 그도 파격적으로 변신하였다.

 

클림트는 평생을 결혼하지 않았으나, 늘 그의주변에는 여자들이 많아

동시에 여러 여자들을 만나고 애정관계를 유지하였지만,

에밀리 플뢰게는 영원한 영혼의 동반자였다고 한다. 

1918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독감이 겹쳐 사망하는 순간에도

"에밀리를 불러와!" 라고 하여 에밀리는 클림트의 유산 집행인이 되었고,

평생을 홀로 지내며 마지막까지 그림트의 연인으로 살았다고 한다.

 

이 책에는 많은 클림트의 그림들이 소개되었는데,

그 중 황금시대의 개막을 알린 <베토벤 프리즈> 벽화를 보면서

내가 분리파의 성전인 제체시온을 찾아가서 보았던 바로 그 그림이었다.

미술관을 찾기 전 사전 지식도 없이 일행을 따라 갔는데,

지하의 넓은 전시관의 벽면 위를 띠처럼 장식한

<베토벤 프리즈>를 보는 순간 정말 당황하였다.

 

평소 베토벤을 존경한 클림트가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을

재구성한 그림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황금 갑옷을 입은 기사가 출전할 준비를 하고 있고,

고릴라 형상의 괴물과 고르곤  세 자매, 탐욕, 음란, 무절제를

상징하는 여신, 뱀의 비늘처럼 보이는 깃털 등 34미터의 그림은 

나를 어리둥절하게 하였다.

 

어느 부분에서 베토벤의 합창을 연상하게 하는가?... 하고 

다시 목을 치켜 들고 바라보니 3면에 물결무늬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손을 잡고 노래하고 있었고, 다리 아래 부분을 실로 칭칭 동여맨 

한 쌍의 연인이 꼭 끌어안고 있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저 끌어안은 연인들의 모습이 바로 환희의 송가인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미술관을 나왔는데,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많은 도움이 되었을텐데... 아쉬웠다.

 

클림트는 화제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도 늘 새로움을 추구하였으며

일찍 명성과 부를 걸머 쥐었지만, 늘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와 동생의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며 불안해 하였고,

두 신예 에곤 실레와 오스카 코코슈카의 작품에서 자신에게는 없는

거칠고 공격적인 천재성을 발견하고 불안해하였다.

이 책에는 에곤 실레의 <은둔자들>, <포옹>

코코슈카의 <살인자, 여자의 희망> 그림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아카데믹한 그림이 눈에 익은 나에게는 여전히 <먼 당신>의 그림들이지만

배우고 즐기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의 앞 표지.

 

앞 날개에 소개된 작가의 프로필.

 

차례.

 

고양이를 안고 있는 클림트.

 

에곤 실레가 그린 클림트 초상화.

 

키스.

 

소냐 닙스의 초상.

 

프리차 리들러 부인의 초상.

 

아델레 블르흐-바우어의 초상

 

물뱀 1

헬레네 클림트의 초상.

 

구 부르크 극장 객석.

 

죽음과 삶.

 

처녀.

 

신부.

 

에밀리 플뤼게의 초상. 

 

에곤 실레의 은둔자들. 포옹.

 

오스카 코코슈카. 연극<살인자, 여자의 희망>의 포스터

 

 

    *      *    *

아래그림은 내가 2019. 7월에  방문한 제체시온 벽화 <베토벤 프리즈>

황금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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