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에서 짐을 챙겨 9시에 출발하여 5시간을 달려서 파라치에 도착하였다.
파라치는 그동안의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들린 곳이라고 하였는데, 이미 너덜너덜해진 내 마음은 휴양지보다 어서 집으로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뿐.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브라질의 길은 더욱 나를 힘들게 하였다. 지난 밤 잠자리에 일찍 들었더니 눈을 뜬 시각이 새벽 3시. 다시 잠들지 못하고 온갖 망상 속에서 엎치락뒤치락하였더니 머리가 아팠다. 흔들리는 버스 속에서 눈을 감고 목적지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다 얼핏 바라보니 마치 고향 남해안의 바닷가 마을을 보는 듯 정겨웠다. 머리는 점점 더 아파지고 어지러워 곧 토할 것 같은 멀미 기운까지 일어났다. 길게만 느껴지는 길을 달려 드디어 도착한 마을은 한적한 해변이었다. 대충 짐을 던져 놓고 햇빛 강열하게 쏟아지는 모래밭 활엽수의 넓은 잎사귀가 만들어 놓은 그늘에 앉아, 천천히 심호흡을 하였더니 조금 진정이 되었다. 다시 기운을 내어 이곳의 예술가들이 만들어 놓았다는 마을 구경을 나갔다. 조그만 어촌 마을일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규모가 큰 상업 마을이었다. 골목길에 하얀 페인트칠이 된 집들은 모두 상가로 예쁜 기념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채색을 한 도자기로 구운 인형들이 이뻐서 사고 싶었지만 마음뿐이었다. 이 소년은 나를 일본인으로 알고 일본 동전을 보이며 메달을 만들라고 하였다. 나는 한국에서 왔으며 내일 한국 동전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다음날 분명히 동전을 호주머니에 넣고 이 소년을 찾아가서, 기념으로 동전을 주려고 하였으나, 도중에 흘렸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어, 소년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다. |
파라치 마을
갖고 싶은 도자기 인형.
코인 가게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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