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 여행- 73. 푸에르토 나탈레스

푸른비3 2024. 5. 20. 12:23

2015.10.31. 토.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남쪽으로 112Km 떨어진 어촌 마을로 카페와 식당이 즐비하다.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야생 체험을 할 준비를 하는 곳이다. 다양한 장비를 대여할 수 있고 각종 최신정보를 들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버스 정류소에서 택시를 이용하여 숙소로 이동하였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아파트형 숙소인데 우리나라의 펜션과 비슷하였다. 하얀 페인트가 칠해진 목조건물로 아래층에는 부엌과 화장실이 있고 침실은 2층에 있었는데 나무계단을 오르내릴 적마다 삐꺽거리는 소리가 났다. 우리는 4명이 한 조가 되어 3개의 방을 나누어 사용하였는데 먼저 들어온 두 사람이 우리와 의논도 없이 각자 방 1개씩을 차지하고 나니, 자연히 나와 쥴리아가 방 하나에 같이 사용해야만 하였다. 조금 언짢은 생각이 들었지만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투명하니 기분이 좋았다.

 

짐을 풀어놓고 우리는 그곳의 슈퍼에 가서 식량과 부식. 과일과 물을 사와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쥴리아가 피곤하니 자기는 먼저 씻고 눕겠다고 하였다. 피곤한 사람은 먼저 휴식을 취하고 나는 일행과 함께 슈퍼로 가서 물품을 구입하러 가는 것이 그다지 마음에 거슬리지 않았는데 모두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것 깨닫지 못하였다. 장기여행으로 모두가 심신이 지친 상태이니 힘이 들어도 함께 행동해야만 하였는데 내가 생각이 짧았던 것일까?

 

슈퍼까지는 같이 갔지만 같은 펜션을 사용하는 두 사람은 나에게 말도 없이 먼저 가 버렸다. 나는 혼자서 큰 식수병과 부식을 들고 오려니 남감하였다. 다행히 일행을 만나 그들의 도움으로 펜션에 올 수 있었다. 나는 4인이 한 조가 되어 부엌을 사용해야 하니 같이 식사준비를 해야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온 두 사람은 어느새 부엌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뒤늦게 낑낑대며 도착한 나를 보고도 아무런 인사말도 없이 밥을 먹고 있는 것이 너무나 낯설게 여겨졌다. 어떻게 같은 부엌을 사용하는 사람을 두고 밥먹어라는 인사도 없이 태연하게 밥을 먹을 수 있을까? 나를 마치 그림자처럼 대하는 그들이 이상하게 여겨졌고 나도 그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싶었다.

 

햇볕이 가득한 숙소의 화단.

 

 

슈퍼 가는 길의 모습.

 

푸에르토 나탈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