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여행-15. 악어 농장

푸른비3 2024. 2. 24. 05:20

아마촌 체험은 충분히 하였으니 어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인데, 점심을 먹고 출발한다고 하니 그동안 해먹에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해먹에 누운 사람들을 보고 나도 한번 누워보고 싶었는데, 막상 누으니 허리가 동그랗게 구부러져 생각만큼 편하지는 않았다. 무엇이든 눈으로 보는 것과 직접 체험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점심을 먹은 후에도 아직 출발시간이 남아 다시 해먹에 누웠다가 잠이 들었다. 지난밤 모기떼와 새소리에 잠 이루지 못하였다가 긴장이 풀리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 보았다. 출발한다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 급히 배낭을 메고 개울을 건넜는데, 건너서 보니 목에 걸려 있어야 할 사진기가 보이지 않았다. 항상 목에 사진기를 걸고 다녔는데, 해먹에 누웠더니 목이 무겁고 불편하여 살짝 풀어 놓았던 게 그제야 생각났다. 허둥지둥 되돌아가서 아직 개울을 건너지 못한 일행에게 해먹에 놓고 온 내 사진기 찾아와 달라고 소리쳤더니, 어제부터 내게 간단한 스페인어를 가르쳐 준 가이드가 사진기를 찾아서 들고 와서 씩~웃으며 내밀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이번 여행에서 소소하게 잃은 물건들이 많았다. 땀을 닦던 손수건, 민속촌에서 산 기념품 등 자잘한 물건들이 여러 개 있었는데 내가 이렇게 허둥대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였더니 나뿐만 아니라 일행 중 대부분이 크고 작은 물건들을 잃었지만 그냥 내색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하였다. 일행 중 한 사람은 첫날 리마의 시내에 나가서 스마트폰을 도둑맞았는데 얼마나 불편하였을까? 나도 그동안 여정이 고스란히 담긴 카메라를 잃었다면 스마트폰만큼 아쉽고 불편하였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정에 있는 악어농장으로 갔다. 태국에서 머리를 커다란 악어 입속으로 들이미는 퍼포먼스를 보았기에 이곳에서도 그런 퍼포먼스를 하려니 짐작하였는데 이곳의 악어는 크기가 작았다. 크기는 작지만, 성질이 사나워 날카로운 이빨로 먹이를 채가는 모습이 공포스러웠다. 악어뿐만 아니라 거대한 물고기 페이체스. 빅토리아 연꽃, 거대한 가시연꽃, 다양한 새와 동물들이 많아 현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장소인 것 같았다.

 

해먹에 누워서 

 

악어 농장

 

몸집은 작지만 성질이 사나운 악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