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2023 한강문학살롱(은희경)

푸른비3 2023. 12. 13. 08:14

 

2023 한강문학살롱

은희경작가 북 토크:작가의 삶과 작품


자양한강도서관 2층

2023. 11. 30. 목. 19:30 ~21:00

 

 

며칠 전부터 은희경의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읽고 있다.

은희경은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이중주>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장편 <새의 선물>로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동서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등을 수상하였다

 

<타인에게 말 걸기>, <장미의 이름은 장미>,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그것은 꿈이었을까?> 등 제목이 긴 소설집을 비롯하여

16편의 소설집을 출판하였으니 보기 드문 다작의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은희경 작가가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어

검색해 보았더니 1959년 전북 고창출신이며 숙명대, 연세대학원 졸업하였다.

작가의 문체가 도시적이면서 젊은 분위기가 느껴져 젊은 세대 작가인 줄 알았다.

 

요즘은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아 독서를 게을리 하였고,

게다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여행과 역사이어서 거의 소설은 읽지 않고,

그 해의 문학상을 수상한 단편들만 읽는데 생소한 작가들의 이름이 많아

내가 점점 현 시대의 문학에서 멀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자양한강도서관에서 은희경 작가를 초청하여 북토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청을 하려니 벌써 20명의 인원이 차서 마감이 되었다.

혹시나 하고 도서관에 가서 물었더니 10명 정도 대기 신청을 받고 있었다.

그만큼 은희경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였다.

북토크를 기획한 우리 도서관 박주용사서도 그 애독자 중의 하나라고 하였다.

 

한강도서관에서 전에도 몇 번 작가를 초청하여 북토크를 하였지만,

대부분 내가 알지 못한 작가였고 더구나 젊은 시인의 초청 강연은

내가 왜 여기 앉아 있나?....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되지 않는 말만 하였다.

강연을 들으면서 '나는 점점 이 세상에서 멀어지는 세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발머리의 주로 옆모습이 보이는 책의 표지로 보았던 모습과는 다르게

작은 키에 마른 체형이었는데 도저히 에순살을 넘긴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

앳된 모습의 여성이어서 글이 젊더니 외모도 닮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담을 통하여 작가는

자신을 둘러 싼 프레임 속에서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꼼꼼하게 작품의 구상 계획을 세워 시작하지만 그 계획은 사다리 역할을 하였지만,

그대로 쓴 적은 없다고 하였다.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집을 나와 작업실에 들어가 써지만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서 낭비를 안 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바쁨속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마작 등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고 하였다.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과의 관계라고 하면서 사람과 사람과의 사이는

'관계의 상투성' '인간적 소통의 단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소설의 내용은 30%는 직접 경험이고 나머니 70%는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쓴다고 하였다.

항상 자신이 부족함을 느껴 꾸준하게 독서를 한다고 하면서

"책은 독자들이 읽음으로써 완성된다."고 하였다.

 

주어진 1시간 30분은 금방 다 지나가고 방청석의 질문 시간이 되었을때

내가 몇년 전에 읽은 <중국식 룰렛> 작품속에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서술이 많이 나와 궁금하였다고 하였더니 작가 자신이 애주가라고 하였다.

 

사실 <중국식 룰렛> 글을 읽으면서 룰렛이 무엇인지 몰라 검색하였고,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내 입장에서는 그런 와인바와 와인에 대한 자세한 서술은

시골뜨기인 나와는 달리 세련된 도시인처럼 느껴져 약간의 거리감도 들었다.

 

북토크를 다녀온 후 북미 여행기 쓴다고 밀쳐 놓았던 

은희경 장편소설<소년을 위로해줘>를 지금 읽고 있다.

2010년 처음 출판된 후 2022년 20쇄 발행이라고 하니

얼마나 많은 애독자를 가진 작품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은희경 작가는 특유의 서정적인 감수성과 냉철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예리하게 묘사하며, 그것은 타인을 이해하려는

그만의 방식이었으며, 냉소와 위악으로 포장되어 있다고 하였다.

 

이 책은 17세 소년 연우의 눈을 통하여 본 세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힙합을 즐겨듣는 고1학생인 연우의 모습에서 내 아들 태성이 오버 랩되었다.

당시 피아노 학원을 하였던 나는 아들에게도 피아노 치기를 권하였다.

아들은 중 3학년이 되자 나보다 키도 커졌고 힘도 세져 내게 반기를 들었다.

 

"이 세상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외에 많은 음악의 장르가 있다.

엄마가 좋아한다고 하여 아들에게도 강요할 권한은 없다"면서

아들은 그 당시 유행하였던 HOT음악을 좋아하였고,

용돈을 아껴 CD를 샀으며 자신도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피아노를 중단하였는데,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는

그때 엄마가 억지로라도 계속 피아노 공부를 시키기 않은 것을 아쉬워하였다.

 

고등학생이 되어 야자에서 돌아오면 컴퓨터 앞에서 신나게 오락을 하던 아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하면,  "엄마, 이 세상에는 얼마나 재미있는 일이 많은데,

왜 맨날 공부만 하라고 하느냐?"고 반박하던 아들에게 실망을 하였지만,

아들은 다행히 고등부 주일미사  성가대에서 선창을 맡아 지도하였으며,

대학생활 4년 동안 양로원 노인목욕봉사를 하는 것을 보고,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아들이 대견하고 흐뭇하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 속의 연우의  모습을 연상하면서

나는 당시 내 생활에 바빠서 제대로 아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지 못하였고

아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새벽에 읽어나 내 취향에 맞지 않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490쪽의 소설을 아직 반밖에 못 읽었지만 )

다시 아들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을 생각이다.

그리고 아들에게

"아들아, 네 소년시절 엄마가 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미안하다"는 카톡을 보냈다.

 

 

 

 

 

은희경 작가와 대담을 한 박주용 사서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은희경 작가의 앳된 모습

 

은희경 작가의 싸인을 하는 모습

 

함께 기념사진.

 

지금 읽고 있는 은희경의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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