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30. 토. 맑음.
해마다 여름휴가를 인제에 사는 막내 동생집에서 보냈다.
여름손님이 가장 무섭다고 하였는데, 막내에게
올해는 그냥 집에서 보낼 생각이라고 하였더니,
깻잎김치, 고추장, 된장 언니들 주려고 많이 만들어 놓았으니
꼭 와서 가져 가야 한다고 하였다.
인제에 가면 가까운 속초와 양양에 가서 바다도 바라보고
방태산 휴양림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하였는데
올해는 밖으로 나가는 대신 그냥 막내집에서 쉬기로 하였다.
창으로 보이는 느릿느릿 흐르는 하얀 구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의 시간이 되는 것 같았다.
막내는 해가 오르기 전 집앞 채마밭으로 가서 옥수수를 수확하였다.
여름 햇살이 강하여 하루하루 옥수수의 상태가 변한다고 하였다.
오늘이 옥수수가 단단하지 않아 가장 먹기 좋을 때라고 하였다.
옥수수밭으로 들어서니 이슬에 바지가랑이가 흠뻑 젖었다.
고추, 깨는 하얗게 꽃을 피웠고 가지와 토마토도 조랑조랑 매달려 있었다.
다소곳하고 소박한 하얀 깨꽃은 흰머릿수건을 쓰고
깨밭에서 일하시던 친정어머니를 생각나게 하였다.
비탈에 피어있는 보라. 하양 도라지꽃은 어머니가 하늘나라 가시던 날,
무덤 언저리 언덕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도라지꽃이 연상되었다.
그날, 바람에 흔들리는 그 도라지꽃이 너무 싱싱하여 더욱 서러웠다.
어릴적부터 몸이 약한 막내라서 밭일을 하지 말라고 하였으나,
집앞에 잡초가 우묵하여 이웃사람들이 흉본다고 텃밭을 가꾼다.
돌아서면 잡초가 자라 손질을 하느랴 막내는 진드기에 물리기도 하였다.
씨뿌리고 김매고...노력의 끝에 열린 열매들을 수확하기도 쉽지 않았다.
잠시 밭에 들어가 옥수수를 수확하는데도 등과 얼굴이 땀으로 흥건했다.
옥수수를 채취한 후 집앞 나무 테크에 앉아 우리는 박스에 담았다.
옥수수에서 나는 싱그러운 풀냄새가 좋았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도 좋았다.
옥수수도 고추처럼 한 줄기에 여러 개가 열리는 즐 알았는데,
옥수수는 단 2개가 열리고 그것도 하나는 제대로 크지 않는다고 하였다.
막내가 보내준 옥수수를 생각없이 먹었던 지난 날이 부끄러웠다.
어머니를 닮아 꽃을 좋아하는 동생은 마당에 나리, 작약, 모란 등을 심어 놓았다.
분홍빛 백합은 이제 마지막 인듯 하였고 이제 피고 있는 하얀 백합은 탐스러웠다.
백합꽃에서 은은한 향기가 집마당을 가득 채워 저절로 코가 벌렁거렸다.
큰 찜솥에 가득 담고 찌고 있는 옥수수의 향기가 구수하였다.
옥수수 수염과 껍질을 한꺼풀 남기고 쪄야 더욱 맛있다고 조리법도 가르쳐 주었다.
지대가 높은 막내집에서 내려다 본 마을과 앞산.
집 가득히 달콤한 향기를 채우는 흰백합.
이제 거의 끝물이 분홍 백합.
깨얼굴 나리꽃.
도라지꽃.
호박. 도라지. 부추. 들깨....막내는 종류별로 조금씩 심었다.
아직 가시가 부드러운 밤송이.
참깨꽃.
고추꽃.
달맞이꽃.
아침이 밝아오는 모습.
옥수수밭.
한 그루에 단 2개의 열매만 달린다고 하였다.
동네 한바퀴 하면서 찍은 사진들.
채마밭에서 올려다 본 막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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