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0. 일.
내 어린 시절에는 가장 흔한 여름꽃이 채송화와 봉선화였다.
여름 한낮 토담밑에 옹기종기 모여 피었던 노랑 빨강 채송화.
요즘은 크고 화려한 여름꽃이 많아 채송화는 잘 보이지 않는다.
내가 즐겨 불렸던 동요속에 채송화는 앉은뱅이꽃이라고 하였다.
어제 딸과 함께 새벽미사를 가다가 우연히 들어온 한송이의 꽃.
남의 집 담장 시멘트 틈바구니에 피어난 채송화였다.
흙도 없는 시멘트의 조그만 틈바구니에 어떻게 씨가 싹이 텄을까?
줄기와 잎은 가느다랗지만 놀랍게도 꽃봉오리를 맺고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 담위에 피어난 채송화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였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기어이 자신을 소명을 다하려고 하는
강인한 생명력 앞에 두 손 모아 경배를 하였다.
내 짐이 무겁고 힘들다고 불평하였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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