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경희궁에서 걸어서 서소문 성지 박물관 가는 길

푸른비3 2019. 11. 19. 11:17

2019.11.16. 토.


경희궁 산책을 마친 후 가을을 느끼며 걷고 싶어

서소문 성지박물관까지 걸어가기로 하였다.

서소문 성지박물관은 2019년 6월 1일에 개관한

성지박물관으로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순례지였다.


경희궁에서 서대문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걸으니

지난 초여름 다녀왔던 돈화문박물관 마을이 나타났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돈화문박물관이 있을 줄 몰랐다.

갈 길이 바쁘니 그냥 슬적 곁눈길만 보내고 이동하였다.


길치 방향치여서 딸이 몇번이나 네이버 길찾기 보는 법을

가르쳐 주었지만 스마트폰 들여다보고 길을 찾기 보다는

지나치는 행인에게 물어보는 게 더 편하여 물어 보았다.

모두가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는데 처음 가는 길이라 힘들었다.

(아라는 바쁜 사람에게 길을 물어 보는 것도 민폐라고 하였지만.....)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서소문성지박물관.

그런데 그곳으로 가는 길이 철길이어서 선너기가 쉽지 않았다.

건널목에 두 사람의 안전요원 아저씨가 건널목 지킴이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린 시절 내 고향의 건널목을 연상사켜 잠시 아득한 기분이 들었다.


서울에서 이렇게 아저씨가 깃발을 흔들어 건널목을 지키는게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할 줄이야.....

눈앞을 찰나처럼 지나가는 열차의 뒷꽁무니를 바라보며

문득 어린시절 고향의 향수를 느끼면서 박물관안으로 들어갔다.

(2호선 충정로역 4번 출구에서. 서대문역 7번 출구에서 갈 수 있다.)




돈의박물관 마을의 이발소.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극장.


학교종이 땡땡땡.....


이제는 사라진 명칭 여관


골목길.



박물관마을을 나와서.


저 다리 밑으로 가면 된다고 하여.


오랫만에 건널목앞에서 지나치는 기차를 바라보니....


문득 시간여행을 떠나온 느낌.


건널목을 지키는 2명의 간수.


찰나처럼 지나치는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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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엔 공원 지하엔 박물관 '서소문 역사공원(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개방


정현작가의 ‘서있는 사람들’이 위치한 하늘광장

정현 작가의 ‘서있는 사람들’이 위치한 하늘광장


6월 1일, 시민들에게 또 하나의 역사를 가진 공간이 생겼다. 서소문근린공원이 3년 4개월의 리모델링을 끝내고 서소문역사공원(서울시 중구 칠패로 5)으로 탄생했다. 지상은 근린공원을 역사공원으로 재조성했고 지하는 기존 지하주차장을 리모델링해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과 부설주차장으로 건립했다.

개방 첫날인 지난 주말, 서소문역사공원을 찾았다. 서소문을 뜻하는 ‘ㅅㅅㅁ’ 자음이 얼굴표정처럼 그려진 곳이다. 싱그럽게 물을 머금은 식물들이 반긴다.

바로 앞에는 염천교 수제화거리가 펼쳐지고 뒤편에는 철도건널목이 아련한 풍경을 자아낸다. 푸른 잔디가 드리워진 지상에는 뚜께우물과 서소문 밖 순교자 현양탑이 세워져 역사를 일깨운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입구, 서소문을 뜻하는 ㅅㅅㅁ 자음이 얼굴표정처럼 그려져 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입구, 서소문을 뜻하는 ㅅㅅㅁ 자음이 얼굴표정처럼 그려져 있다


원래 서소문은 아현과 남대문 밖의 칠패시장으로 통하던 문으로 사람들이 붐비던 곳이었다. 1416년 백성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왕래가 많은 이곳을 서울의 주요한 형장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또한 1801년 신유박해 이래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뚜께우물터는 망나니들이 칼을 씻은 우물이다. 당시의 순교자들 앞에 서있다는 엄숙함을 느끼게 해준다.

지상에 위치한 뚜께우물

?뚜께우물. 신유박해 이래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을 당한 곳이다


서소문역사공원은 1층은 역사공원, 지하 1층은 편의, 교육, 학예 공간, 지하 2~3층은 전시와 기념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로 들어가야 한다. 엘리베이터나 중간 지점에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라고 쓰인 내리막길로 내려가도 된다.

도서관 옆에 위치한 백남준 작품 ‘율곡’

도서관 옆에 위치한 백남준 작품 ‘율곡’


지하로 들어가면 박물관과 여러 지하공간을 만날 수 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콘솔레이션 홀, 하늘광장으로 크게 나뉘어 있다.

지하1층 도서실에서는 책을 볼 수 있으며, 군데군데 많은 작품들로 둘러싸여 있다. CRT TV 4대와 라디오 케이스 3대, LCD 모니터 3대로 만들어진 백남준 작가의 ‘율곡’이라는 작품도 그 중 하나다.

개관기획전시 ‘한국 현대 조각의 단면’

개관기획전시 ‘한국 현대 조각의 단면’이 열리고 있다


지하 2,3층에는 상설전시실이 있으며, 기획소강당과 콘솔레이션 홀 및 기획전시실이 위치해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한국근현대조각 100주년을 맞아 개관 기획전시인 ‘한국 현대조각의 단면’이 열리고 있다. 7월 25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1930년대부터 70년대 이후까지 4개 구역으로 구분해 각 작품을 전시했다.

금민정 작가의 하늘길

금민정 작가의 '하늘길' 미디어영상 작품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금민정 작가의 미디어 영상인 ‘하늘길’ 이었다. 건너편에 하얀 문이 있는 영상이 보며, 기나긴 길을 따라 올라간다. 쏘아진 빛에 따라 그 길은 파도가 되었다가 억새로 변한다.

하얀 문에 다다르면 오른 쪽 어두운 공간에 조형물이 있다. 두 손을 맞잡은 부부가 서로에게 무섭냐고 건네는 말이 들렸다. 그 한마디가 공감되는 곳이다.

정현 작가의 작품, ‘서있는 사람들’이 있는 하늘광장으로 나가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이곳은 사상과 종교의 자유를 위해 희생된 정신을 기리는 추념의 의미라고 한다. 육중한 건물 위로 보이는 하늘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서소문 밖 순교자 현양탑

서소문 밖 순교자 현양탑


서울시는 이 지역을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 자원화사업’이란 이름으로 정비해 전면 개방하게 됐다.

또한 이곳은 지난해 9월 로마 교황청에서 지정한 공식 순례지이자, 아시아 최초로 선포한 ‘천주교 서울 순례길’ 중 하나로 포함됐다. 서소문역사공원이 남대문시장?서울로7017 등 주변의 역사문화자원과 함께 역사적인 힐링 명소로 자리 잡길 바라본다.

■ ‘해설이 있는 서울 순례길’ 도보 관광코스
○코스 : 북촌 순례길(3㎞, 2시간 소요), 서소문 순례길(4.5km, 3시간 소요),
한강 순례길(4km, 2시간30분 소요)
○예약 : 서울도보관광 홈페이지
○이용료 : 무료
○문의 : 서울도보관광 02-6925-0777

(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