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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의 아침편지. 2019.10.

푸른비3 2019. 10. 1. 08:24

용광로

내 간곡한 바람이
한국 독자들에게도 닿기를 바란다.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부침을 겪었다. 지금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란한 국면에 대치중일 것이다. 하지만 부침과 혼란은
곧 경험과 지혜를 잉태하는 용광로다. 어쩌면
그 용광로에 희미한 불씨만 남아 있을지
모르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의
불꽃을 일으키기를 염원한다.


- 짐 로저스의《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중에서 -


* 용광로.
모든 것을 넣을 수 있고,
넣은 모든 것을 녹여낼 수 있습니다.
불순물을 걸러내고 순수한 쇳물만 건져냅니다.
뜨거운 용광로처럼 부글거리며 끓어오르는 순간들이
저자의 염원처럼 오히려 희망의 불꽃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좋은 경험과 지혜의 쇳물을
거둬들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름다운 풍경 하나


마음에
아름다운 풍경 하나를 간직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건축과 특정 장소에는
특히 나무가 필요하다. 나무는 풍경을 만든다.
나는 이 풍경을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민식의《나무의 시간》중에서 -


* 아름다운 풍경.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삭막한 공간에 나무 한 그루 심으면 됩니다.
나와 너, 우리 마음에도 나무가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아름다운 향기를 나누는 사람.
그가 있는 곳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혼자 걷는 사람들


나는 혼자 걷는
사람들의 모습에 끌린다.
내게도 그런 성향이 있어서일 것이다.
친구들하고도 잘 걷지만 그럴 때는 수다 모임
정도로 느껴진다. 내가 혼자 걷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개인적인 문제든 다른 문제든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창의성과 상상력의 본질, 그 중심에
걷기가 있다.


- 플로렌스 윌리엄스의《자연이 마음을 살린다》 중에서 -


* 산티아고 순례길도
혼자 걷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혼자 걷노라면 홀로 걷는 사람을 만납니다.
서로 마음을 열어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드러내고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쓴 뿌리를 뽑아냅니다. 치유된
그 자리에 새로운 상상과 희망의 씨앗을 뿌립니다.
다시 혼자 걸어도 외롭지 않습니다.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움직이는 크레용


우리의 태도가
바로 세상을 색칠하는 크레용이다.
그리고 우리 태도를 색칠하는 크레용은
다름 아닌 우리가 쓰는 말이다.


- 샘 혼의《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중에서 -


* 우리 모두는
저마다 움직이는 크레용입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한 마디 한 마디
말을 할 때마다 총천연색 그림이 그려집니다.
어떤 그림은 더없이 아름답고,
어떤 그림은 몹시 추합니다.



약도 되고 독도 된다


엄밀히 말하면
독이란 없다. 내 세포가
독으로 인식할 때 독이 되는 것이다.
약도 마찬가지다. 약성이 적당하면 몸속
병원균을 죽이지만 그 양이 지나치면 몸을 죽인다.
좋은 음식도 적당히 먹으면 약이 되고
과식하면 독이 된다.


- 상형철의《독소 다이어트》중에서 -


* 알면서도
잘 지키지 못하는 일입니다.
몸에 좋으라고 이것 저것 맛있는 것을
많이 먹지만 그것이 오히려 내 몸에 독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맛있다고 좋다고 해서 많이 먹는 것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가려서 먹고 적게 먹음으로써
소중하고 사랑스런 내 몸을 잘 지켜내야겠습니다.
음식을 독으로 만들어서는 안되니까요.
 




그대를 만난 뒤...

인생 역전.
인생 역전이라는 말은
나와 상관없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대를 만난 뒤 인생 역전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일상, 새로운 세상, 무엇 하나
예전 같지 않은 전혀 새로운 나.
내 인생은 이제 완결판 블록버스터
인생 역전 드라마입니다.


- 김현의《고맙다 사랑, 그립다 그대》중에서 -


* 그대를 만난 뒤
모든 것이 바뀌고 새로워졌습니다.
때로는 부딪치고 때로는 아파하지만
운명처럼 선물처럼 평생 함께할 그대!
그대가 나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하루하루가 늘 새롭고, 하루하루 늘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인생이 역전되고 있습니다.

곰팡이가 핀 '작은 빵 네 조각'

(나치 강제수용소인)
비르케나우에 있을 때
한 여자가 죽어가면서 내게 손짓했다.
그러고는 손에 쥐고 있던 곰팡이가 핀 작은 빵
네 조각을 주며 들릴 듯 말 듯 작은 소리로 내게
말했다. "먹어. 넌 젊잖아. 살아남아서 여기서
일어난 일을 증언해. 꼭 얘기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세상에서 일어나지 않게."


- 마그다 홀런데르-라퐁의《빵 네 조각이 전해준 살아갈 이유》중에서 -


* 곰팡이가 핀 작은 빵 네 조각.
한 사람이 죽어가면서 건네준 그 작은 선의가
다른 한 사람을 살리고, '역사의 산 증언자'가
되게 했습니다. 작은 빵 한 조각이 때로는
생명줄이 됩니다. 사랑의 증표가 되고,
역사의 증언자로 만듭니다.




'첫 눈에 반한다'


매혹은 상대방에게
특별함을 발견하는 것이다.
흔히 '첫 눈에 반한다'는 말은
즉각적으로 매혹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첫 눈'이란 상대방의 특성에 대한 직관적 포착이며,
매혹은 무엇인가 끌어당기는 특별함이다.


- 주창윤의《사랑이란 무엇인가》중에서 -


* 첫 눈의 매력이
사람의 일생을 지배합니다.
사랑도, 인간관계도, 첫 눈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사람을 첫 눈에 끄는 매력이 중요하지만
그 매력을 나중까지 유지하는 힘도 중요합니다.
'첫 눈'에 반한 인연이 '끝 눈'까지 이어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에너지 공장

낮은 에너지는
사실상 모든 질병의 기초다.
세포의 에너지공장이 기아에 허덕인다.
이 작은 에너지공장을 미토콘드리아라고 한다.
미토콘드리아가 활동해야 세포가 활동한다.
세포가 활동해야 몸이 활동한다.


- 알렉산더 로이드, 벤 존슨의《힐링코드》중에서 -


* 세포의 '에너지 공장'이라 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산소와 포도당을 먹고사는 이 '에너지 공장'이
생명력을 잃으면 몸도 곧 생기를 잃게 됩니다.
마음의 세포에도 '에너지 공장'이 있습니다.
긍정, 용기, 친절, 사랑, 감사...
마음의 세포가 먹고사는
영양분들입니다.

마법에 걸린 사랑

단테, 베르테르, 로미오는
사랑의 대상을 보고 첫눈에 반하는
마법에 걸렸다. '마법에 걸린 사랑'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것은 직관적 경험이면서
영혼으로부터 나오는 거대한 자력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 주창윤의《사랑이란 무엇인가》중에서 -


* 인생 길지 않습니다.
한 번쯤 '마법에 걸린 사랑'도 필요합니다.
그 사랑이 바다 건너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내가 단테가 되고 그대는 베아트리체,
나는 베르테르 그대는 로테, 나는 로미오 그대는 줄리엣...
그 거대한 자력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입니다.
'사랑받기' 보다 '사랑하기'의 기술에
마법 같은 사랑의 비밀이
숨겨 있습니다.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열 번쯤, 아니 스무 번쯤?
갈고 닦아질글이다. 그러면 조금 가벼워진다.
고치고, 고치고, 고치고. 한참 공을 들일 생각을 하면
지금은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된다. 마음 가는 대로
써보자,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도 되뇌는 말.
수련이다. 모든 건 과정 속에 있다.


- 이아림의《요가매트만큼의 세계》중에서 -


* 처음 시작 할 때,
익숙하지 않은 일에 도전 할 때,
눈 앞이 캄캄하고 막막한 감정에 어쩔줄 몰라 합니다.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을 힘들어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들어보자, 수련이라 생각하자,
다짐해 봅니다. 오늘도 저는
열심히 수련 중입니다.
 





말솜씨


'말을 잘 하는 것'과
'잘 말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말을 잘 하는 것은 말솜씨가 좋은 것이고,
잘 말하는 것은 상대에게 솔직하게
내 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말을 솔직하게 하려면
내가 느끼는 감정에
솔직해야 합니다.


- 정도언의《프로이트의 의자》중에서 -


* 솜씨 중에 으뜸이 말솜씨입니다.
사람 앞에 서는 사람에게는 특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말솜씨에만 매달리면 오래가지 못합니다.
감정 그대로, 생각 그대로, 살아온 그대로,
솔직하게 잘 말하는 솜씨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입을 열어야 합니다.
선수와 코치


아무리 뛰어난
선수에게도 코치가 있습니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에게도 멘토가 있습니다.
그들은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려주고,
보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을 보여주고,
내가 원치 않은 일을 하게 합니다.


- 조정민의《사람이 선물이다》중에서 -


* 선수와 코치는 한 몸입니다.
둘이면서 하나인 공동 운명체입니다.
고락을 함께 하고, 희망을 함께 합니다.
어떤 코치, 어떤 멘토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기 능력을 열 배, 백 배 높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합심하면 못 이룰 것이 없고,
합심하면 이루지 못해도
아름답습니다.


아름답게 시작하라


시작부터
'아름다움'속에서 시작하라.
아름답게 시작하는 것이 바로 수련이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아름답게 변해가는 것은
다른 수많은 기술을 얻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지이다. 찰나의 순간 속에서도
삶에 힘을 불어넣는 일이
발생한다.


- 리사 카파로의《소마 지성을 깨워라》중에서 -


*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요.
문제는 어떻게 시작하느냐 입니다.
아름답게 시작해야 끝도 아름답습니다.
아니다 싶으면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 좋은 방향으로!
더 아름답게!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육체가 쓰러지면
그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인간은 관계의 덩어리라는 것을.
오직 관계만이 인간을 살게 한다는 것을.


- 생텍쥐페리의《아리스로의 비행》중에서 -


*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실타래처럼 얽힌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보통 때는 잘 모르다가도 몸이 몹시 아플 때
가까운 사람의 손길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평소의 인간관계 속에
몸과 마음의 건강이 걸려 있습니다.
함께 사는 존재들입니다.




새로 만날 인연을 위해


누군가와의 관계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의 집착이 되지도 않는다.
이것은 또 새로 만날 인연을 위해
곁을 비워 둘 수 있는 여유가 된다.


- 김겸주의《다시또, 산티아고 순례길》중에서 -


*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관계에 집착하게 만들고, 현실에 안주하게 합니다.
집착과 두려움을 던져 버리고 꿈을 안고 떠나세요,
새로운 인연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겁쟁이가 아닌
주인공이 되는 삶, 선택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창조력

창조력이 있는 사람은
무엇인가 힘든 일에 부딪혔을 때
활로를 개척할 수 있지요. 언제나 같은
시선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어야 정신이 건강한 것입니다. 당연한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낼 줄 아는 힘, 혹은
괴로움이나 불행에 맞닥뜨렸을 때 그 에너지를
다른 것으로 전환할 수 있는 힘에
창조력이 숨어 있습니다.


- 와타나베 가즈코의《사람으로서 소중한 것》중에서 -


* 누구나 한두 가지 재능을 타고납니다.
그 재능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창조력입니다.
재능은 타고나지만 창조력은 노력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미 있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그 새로운 것에서도 더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노력 속에 창조력도 자라납니다

반추(反芻)

관 속에서
잠자듯 평화롭게 누워 있는
남준을 바라보며 나는 그와의 삶을
하나둘 반추해 보았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있었다. 내 옆에 있으되 내가 온전히
차지할 수 없는 남자인 것 같아
가슴 졸인 시간은
또 얼마였던가.


- 구보타 시게코의《나의사랑, 백남준》중에서 -


* 때때로 반추가 필요합니다.
잠깐 멈추어 되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다음에 하는
반추의 시간도 의미 있지만, 그보다는
살아있을 때 반추가 더 좋습니다.
둘 사이를 더 성숙시켜 줍니다.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드러내지 않는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행복한 것처럼 포장하려고
노력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행복을 드러내기
보다는 품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 행복한 사람을
만들어내려면, 아니, 사람을 행복하게 하려면
안에서부터 충만한 행복이 가득 차게
만들어야 한다.


- 노정석의《삼파장 형광등 아래서》중에서 -


* 감기와 가난은 감출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도 감출 수 없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꾸미지 않아도 저절로 드러납니다.
'행복해 보여'. 최고의 찬사입니다.
비싼 치장품 때문이 아닙니다.
내면에 쌓인 충만한 기운이
행복으로 솟는 것입니다.

남의 실수에서 배운다

남들의
실수에서 배워야 한다.
그 실수를 다 직접 겪어보기에는
인생이 짧다.


- 샘 혼의《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중에서 -


* 간단한 원리입니다.
다른 사람의 실수에서 배워야
자신의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꽃잎만 할 수 있는 사랑

꽃잎은
바람에 흔들려도
바람을 사랑합니다

꽃잎은
찢기고 허리가 구부러져도
바람을 사랑합니다

꽃잎은 바람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바람이 불면 꽃잎이 떨어집니다.


- 소강석의 시〈꽃잎과 바람〉중에서 -


* 꽃잎은 모든 것을 바람에 맡깁니다.
바람 때문에 흔들리고 구부러지고 땅에 떨어져도
바람을 탓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라면
그야말로 '꽃잎 같은 사랑'입니다.
오로지 꽃잎만 할 수 있는...
작은 뇌, 큰 나


인간은
아주 작은 일이라도 실수하면
마치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풀이 죽는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리 큰 실수도 아니다.
그리고 실수는 만회하면 된다. 그러나 일단
자신에게 실망하고 풀이 죽어 있으면 이성이
말을 듣지 않는다. 이는 방대한 뇌 가운데,
실수를 느끼는 뇌의 영역에만
불이 켜져 있기 때문이다.


- 오시마 기요시의《뇌가 젊어지는 걷기의 힘》중에서 -


* 나는 무엇이다 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때는 우주처럼 넓었다가, 어떤 때는
콩알보다 작아집니다. 실수를 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을 보고 내 안에서 습관처럼
부정적인 생각이 일어날 때는, 훌훌 털고
숲속을 걸어보세요. 나를 구속하던
생각들을 웃으면서 지켜보는,
더 큰 내가 있음을 이내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잔디밭에 등을 대고 누우면

잔디밭에 등을 대고 누우면
부드럽고 편안하고 흙 속 저 깊은 곳에서
뭔가가 꼼지락대는 것 같은 탄력이 느껴진다.
씨를 품은 흙의 기척은 부드럽고 따습다.
내 몸이 그 안으로 스밀 생각을 하면 죽음조차
무섭지 않다. 돌아가신 박완서 선생님은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서
그렇게 쓰셨다.


- 원숙자의 《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 중에서 -


* 얼마나 편안하면
죽음조차 무섭지 않다고 했을까요.
경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감정입니다.
그러나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누구나 바로 할 수
있습니다. 잔디밭에 등을 대고 누워본 사람만이
그 부드럽고 따뜻하고 탱글탱글한 탄력을
알 수 있습니다. 살맛이 납니다.


오로지 괴테만 읽었다

내가 열여섯 살이었을 때,
나는 특이하면서도 아마 조숙하다고
할 수 있는 우수에 차서 유년기의 즐거움들이
내게 낯설게 되면서 사라져가는 것을 보았다.
나는 격렬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열의를 가지고,
하지만 끈기라곤 없이 때로는 역사에, 때로는
자연과학에 몰두했고, 일주일 동안 매일
밤늦게까지 식물표본을 만들었으며,
그 다음 이주일 동안은 오로지
괴테만 읽었다.


- 헤르만 헤세의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중에서 -


* 감수성이 최고조에 이른
청소년 시절, 어떤 이유로든 무언가에
몰두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모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도 열여섯 나이에 한 소녀를
짝사랑하며 셰익스피어 책에 몰두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아프고 외롭던 그 시절이
오늘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보랏빛 의자

준비가 되었다.
보랏빛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을 준비가 되었다는 말이다.
오랫동안 책은 내게 다른 사람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삶의 슬픔과 기쁨과 단조로움과
좌절감을 어떻게 다루는지 내다보는 창문이 되어주었다.
그곳에서 공감과 지침과 동지 의식과 경험을 다시
찾아보려 한다. 책은 내게 그 모든 것을,
그 이상의 것을 줄 것이다.


- 니나 상코비치의《혼자 책 읽는 시간》중에서 -


* 보랏빛 의자에 앉아서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차를 마실 수도 있고 창밖 풍경을 바라볼 수도
있겠지요. 뭐니 해도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어울리는
모습은 아닐까요? 보기만 해도 여유롭고 편안하고
지적 매력이 풍겨납니다. 삶의 창문을 확장시키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보랏빛 의자와
책을 읽는 사람, 가장 멋들어진 조합입니다.


눈 감아도 빛나는 당신

비에
젖은들 어떻습니까.
마음은 이리도 뜨거운데
바람 불어온다고 어떻습니까. 내 안에서
광풍이 휘몰아친다고 한들 잠시 눈 감으면
어떻습니까. 눈 감아도 빛나는 당신이 있는데,
그렇게 눈멀고 가슴이 울렁거리는 사람이 있는데.
프라하는 잠시 보지 않으렵니다.
당신으로 충분합니다.


- 백상현의《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중에서 -


* 어머니가 어디에 있든
그가 계신 곳이 고향입니다.
어머니가 계신 곳이 마음의 본향입니다.
언제부턴가 당신이 어머니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방랑자처럼 세상을 떠돌며, 비바람에 젖어도
내 안에서 빛나는 당신만 생각하면
내 어머니의 품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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