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

러시안 비유티(음악회)를 다녀와서.

푸른비3 2018. 11. 29. 09:22

2018. 11. 28. 수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가을의 끝자락.

황홀하게 타오르던 단풍도 점점 퇴색되어 간다.

아직 가을을 떠나 보낼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가을은 낙엽과 함께 점점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간다.


그 아쉬움을 러시아 음악속에서 달래고 싶어 연주회장을 찾았다.

반가운 우리 클래식 음악동호회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지정된 초대석 자리에 앉았다.


제 1부 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우울한 세레나데와

왈츠 스케르초.

글라주노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 1번.

아르메니아 출신의 하이크 카자지안의

바이올린 협연으로 연주하였다.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의 민족주의, 낭만주의의 작곡가.

교향곡 '비창', 발레곡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로 

우리 한국인이 좋아하는 러시아의 작곡가의 한 사람이다.

 

이번에 연주된 '우울한 세레나데'는

차이코프스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처음 듣는 곡이지만

러시아의 정서를 잘 표현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크 카자이안의 연주기교와 표현력을 충분히

즐기면서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초가을 다녀온 러시아 시베리아의

노랗게 물들어가는 자작나무 숲을 생각하며

우울한 선률속에 푹 잠길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우울한 음악을 들으면서

오히려 달콤한 슬픔을 맛본후

정신적인 카타르시스를 통하여 슬픔을 치유받는다.


그 다음 연주곡은 차이코프스키의 왈츠 스케르초.

왈츠 리듬과 스케르초풍의 유희적인 분위기의 작품으로,

이 곡은 작곡가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곡이라고 한다.

차이코프스키를 후원하면서도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편지로써만

오래동안 깊은 우정을 나눈 '나데즈다 폰메크' 부인이 의뢰한 곡이라고 한다.


글라주노프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끝난 후

환호하는 관중의 박수에 화답하여

2곡의 앵콜 연주를 하였는데

2번째 앵콜 연주곡이 러시아의 민속적 색채를 띠면서

나의 정서와도 잘 맞는듯 하여 좋았다.


하이크카자이안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면서

저 50Cm도 되지 않은 나무통과 4개의 현으로

어떻게 이 많은 청중들의 마음을

감았다 풀었다 하는걸까

동화속의 마법사같은 연주가라는 생각이 들엇다.


제 2부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러시아 태생의 예카테리나 메체티나의

연주로 감상하였다.


1악장의 도입부에서 고음에서부터 하강하는

힘차고 빠른 연주로 관중들을 흡인하였다.

귀에 익은 선률때문인가?

잔잔하게 받쳐주는 오케스트라의 배음때문인가?

나는 슬핏 잠속에 잠겼다 깨다 반복하면서 들었다.


연주회장에서

나른함 가운데 살푼 졸다가 깨어나면

연주가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서 더욱 크게 박수를 치게 된다.

오늘도 3악장까지의 연주를 비몽사몽 듣고 난 후

손바닥이 발갛게 되도록 손뼉을 치고 돌아왔다.



프로그램 팸플릿.


오케스트라 단원이 입장하기 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무대.


제 1부 연주가 끝난 후 청중에게 인사하는 하이크카자지안.


앵콜 곡을 연주하는 예카테리나 메체티나.


연주가 끝난 후 인사하는 예카테리나 메체티나.

 

         *      *     *     *

아래는 펀 글입니다.                

   

   
웹전단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 글라주노프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3인 3색

      
11월의 끝자락, 러시아 음악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위대한 작곡가 3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러시아 음악의 대부 차이콥스키와 숨은 보석 글라주노프, 그리고 음악 천재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이 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이 공연은 특별히 러시아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하이크 카자지안과 피아니스트 예카테리나 메체티나를 초청하여 진한 러시아 색채를 담은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을 전한다.    
 
먼저 차이콥스키의 협주곡풍의 바이올린 소곡 2곡이 오른다. 감미롭고 우수에 젖은 “우울한 세레나데”와, 가볍고 리드믹하며 친근한 “왈츠 스케르초”가 연주되고 나면, 힘차고 당당한 오케스트라 연주 속에 화려한 바이올린의 기교와 카덴차 속주가 빛나는 글라주노프의 걸작,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이어진다.    
  
라흐마니노프가 세상에 최초로 내놓은 작품인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차이콥스키의 뒤를 이어 아름답고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자 한 젊은 음악 천재의 패기를 느낄 수 있는 곡으로, 훗날 2번, 3번 협주곡을 작곡한 후 다시 다듬어서 재탄생한 명곡이다.
 
 
[프로그램]    
 
Violinist Haik Kazazyan 하이크 카자지안
차이코프스키 (1840-1893) - 우울한 세레나데
P. I. Tchaikovsky - Serenade Melancolique for Violin and Orchestra in B minor, Op.26
 
차이코프스키 (1840-1893) - 왈츠 스케르초
P. I. Tchaikovsky - Valse-Scherzo for Violin and Orchestra in C Major, Op.34
 
글라주노프 (1865-1936) - 바이올린 협주곡 1번
A. Glazunov - Violin Concerto No.1 in A minor, Op.82
  Ⅰ. Moderato
  Ⅱ. Andante sostenuto
  Ⅲ. Piu animato
  Ⅳ. Allegro
 
 
Intermission
 
 
Pianist Ekaterina Mechetina 예카테리나 메체티나
라흐마니노프 (1873-1943) - 피아노 협주곡 1번
S. Rachmaninoff - Piano Concerto No.1 in F-sharp minor, Op.1
  Ⅰ. Vivace - Moderato
  Ⅱ. Andante cantabile
  Ⅲ. Allegro vivace
 
* 주최 측의 사정에 의해 출연자 또는 프로그램의 일부가 변경될 수 있음을 알립니다.
 
 
[프로필]
 
* 바이올리니스트 Haik Kazazyan 하이크 카자지안
아르메니아 태생 바이올리니스트 카자지안은 2015 차이콥스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3위에 입상을 비롯해 이미 13세에 벨기에 아마데우스-95콩쿠르 1위 및 그랑프리, 2002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4위, 2007년 한국 윤이상 콩쿠르 우승 및 청중상, 2011년 루마니아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2위 입상 등 다양한 국제 콩쿠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아쉬케나지, 게르기예프, 시모노프, 정명훈 등의 지휘로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 러시아 스베틀라노프 국립오케스트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 등 여러 연주단체들과 협연 무대를 가졌으며 2002년부터 모스크바 필하모니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 피아니스트 Ekaterina Mechetina 예카테리나 메체티나
피아니스트 메체티나는 10세 때 베로나 Mozart Prize 우승, 13세에 모스크바 <제1회 주니어 쇼팽 콩쿠르> 2위, 16세에는 볼자노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가장 어린 수상자가 되었다. 모스크바 필하모니의 솔리스트이기도 한 메체티나는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파리 살 가보, 암스테르담 콘체르트허바우, 밀라노 음악원 등에서 스피바코프, 로스트로포비치 등 수많은 정상급 지휘자들과 함께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하였다.
 
2010년 러시아 정부로부터 러시아 젊은 문화인 상을, 2016년 음악 예술 공훈 활동가로 임명 받았다. 2018년 8월에는 ‘러시아 공훈 예술가’ 칭호를 수여받으며 러시아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자리매김하였다.
 
 
* 지휘 성기선
성기선은 서울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 후 도미, 줄리어드 음대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커티스 음대 지휘과를 졸업하였다. 2005, 2007, 2008, 2011년 교향악축제에 KBS교향악단과 코리안 심포니 등을 지휘하였고 2009년부터 예술의전당 주최 청소년 음악회 시리즈의 전임지휘자로 초청되어 2012년까지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는 2004년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 뉴욕 신포니에타 음악감독, 코넬대 초빙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이며,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이다.    
 
*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2003년 창단한 순수 민간 교향악단으로 그 동안 다양한 교향곡과 오페라 연주, 기획공연을 통하여 연주력을 인정 받아왔으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 출연과 수많은 음악들을 실제로 녹음하여 큰 호응을 얻었으며, 2009년 아이스 스타 김연아의 아이스 쇼에 직접 연주를 맡아 국내뿐 아니라 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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