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터키 1-다시 찾아간 이스탄불

푸른비3 2018. 2. 19. 17:15

2018.2.6. 화.


가끔 친구들은 나를 만나면 올해는 어디로 여행을 갈 생각이냐고 묻는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집을 떠나 바깥 바람을 씌우는 것을 좋아하였다.

시집간 언니를 따라서 기차를 타고 도시로 나갈때면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마치 활동사진을 보는 것 같아 너무나 재미있고 신이 났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닐 때도 틈만 나면 전국의 산과 절을 찾아 다녔다.

어떤 때는 같이 갈 친구를 구하지 못하고 혼자서 집을 나설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는 마음만 먹으면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남자가 참 부러웠다.

어머니는 휴일이면 배낭을 매고 나서는 내게 그다지 싫은 소리를 하지 않으셨다.


결혼을 앞두고 나는 남편에게 결혼의 조건으로 두 가지 약속을 받았다.

육아의 의무가 끝나고 경제적 안정을 이루고 나면 공부를 계속 할 것과

세계일주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하였으며 남편도 순순히 승낙하였다.

그러나 남편은 막상 떠나려고 하는 내게 역마살이 끼였다면서 툴툴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늦동이 딸 아라가 유치원을 다닐 무렵부터 

남편에게 애걸을 하거나 협박을 하면서 1년에 두 번은 해외로 나갔다.

바깥 바람을 쏘이고 돌아 와야만 일이 손에 잡힌다는 걸 아는 남편은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심정으로 나를 밖으로 보내 주었다.


내가 처음 터키 여행을 다녀 온 해가 2006년이었으니 12년 전이었다.

그 때 나는 처음 본 파묵칼레와 에페소,카파도키아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찾아오고 싶다는 꿈을 꾸었는데

이번에 우연히 내게온 ㄱㄱ 여행사의 광고 문자가 그 꿈을 이루게 하였다.


그 때는 국적기로 곧 바로 이스탄불로 날아 갔기에 경비가 제법 비쌌는데,

이번에는 우주베키스탄 항공을 이용하므로 생각보다 훨씬 경비가 저렴하였다.

더구나 가보고 싶었던 중앙 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을 2일 덤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슬람 사원을 실컷 볼 수 있는게 무엇보다 마음을 끌었다.


ㄱㄱ여행사는 몇 년 전 우연히 발트 3국을 여행하면서 인연을 맺은 여행사인데

저렴한 여행 경비에 비하여 서비스의 수준도 높고 다른 여행사에 뒤떨어지지 않았다.

주로 외국 비행기를 이용하면서 그 나라를 잠깐 보여주는게 보너스 같았다.

발트 3국을 여행한 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여행하였는데 너무 좋았다.


그 후 나는 친구들과 함께 ㄱㄱ 여행사를 통하여 몇 곳을 더 여행하였는데 

여행경비에 비하여 만족도가 높았다.( 절대 여행사 선전을 하는 게 아님)

이번에도 저렴한 경비에 마음이 뺏겨 친구들을 독려하여 4명이 여행을 신청하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이 바로 우리의 명절 설날 아침이었다.



요즘은 제사도 해외 여행지에서 차린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지만 마음이 불편했다.

친구 1명은 결국 여행을 취소하고 나는 망설이다가 며느리에게 문자를 보냈다.

며느리가 우리집에 와서 간단하게 차려 준다면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 오겠다고.

어머니 걱정마시고 마음 편하게 다녀오세요. 며느리의 답장을 받고 룰루랄라.


여행을 갈 날은 다가오는데 기온이 뚝 떨어져 그곳은 더 춥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겨울에 터키를 다녀왔다는 친구는 전화를 걸어와 터키의 맹추위를 걱정하였다.

내가 터키를 처음 갔을 때는 5월 말이어서 야생 양귀비가 지천으로 피었는데....

지나간 사진을 꺼내 보니 그동안 참 내가 많이 늙고 뚱뚱해진 것을 실감하였다.


시간을 내어 여행갈 지역을 미리 검색도 하고 공부도 하겠다는 생각은 하였지만

그럴 여유도 없이 받아놓은 날짜는 내 앞에 다가왔고 나는 준비도 없이 출발하였다.

공항에서 8시 30분 미팅이니 집에서 6시 30분에 겨울 옷이 가득 든 캐리어를 들고 나섰다.

공항에서 일행 17명을 미팅하였는데 의외로 연배가 높은 분들이 많아 놀라웠다.


11시 25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7시간을 날아 타슈켄트에 도착하였고

터키행으로 환승하기 위해 4시간을 기다렸지만 친구와 함께 였기에 지루하지 않았다.

창으로 내려다 보는 풍경은 눈과 암석으로 덮혀 있었는데 아마도 사막지역인 듯. 

그 옛날 실크로드를 오가는 대상들은 걸어서 지나갔을 길을 날고 있구나 생각하였다.


처음 룸메이트를 정한 친구가 여행을 취소하여 룸메이트도 정하지 않고 출발했다.

친구 3 명이 잘 수 있는 트리플 방을 쓰라고 하였지만 여러가지로 불편할 것 같았다.

다행히 혼자서 여행을 떠난 여인과 룸메이트가 되었는데 70대의 여인이었는데

자면서 심하게 잠꼬대를 하여 가뜩이나 집떠나면 잠을 못 이루는데 거의 뜬 눈이었다.


호텔은 이스탄불 외곽에 있었는데 룸은 쾌적하고 아침 조식도 훌륭하였다.

자리가 빈 듯 하여 룸메이트 언니와 함께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였는데

나중에 보니 몽골 여인이 먼저 자리를 잡았던 자리였는데 모르고 않았던 모양이었다.

몽골에서 친구와 함께 여행왔다는 여인과 식사를 하고 기념 사진도 함께 찍었다.

(나보고 맨날 몽골리안 얼굴이라고 놀렸던 딸 아라에게 사진을 전송하였다.)



인천공항 우즈베키스탄 항공 탑승 보딩.


우리가 타고 갈 우즈베키스탄 항공.


삼성 갤럭시 평창 올림픽 기념 행사에 참가하여 찍은 사진.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황량한 사막.


그 옛날 실크로드로 대상들은 저 곳을 낙타에 짐을  싣고 발로 걸어서 지났구나.....


얼어붙은 산맥을 넘어서.


드디어 우즈베키스탄 타수켄트 공항에 도착.


공항에서 4시간을 체류하며 환승을 기다림.


밤 늦은 시간에 도착한 이스탄불의 콜라리언 호텔.


터키 일주를 우리와 함께 할 대형 벤츠.


콜라니언 호텔의 야간 조명.


안내 데스크.


첫날 밤을 보낼 룸.


첫날 아침 식사.


호텔 식당.


우연히 옆좌석에 앉아 식사를 한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여행 온 여인.


식당 입구의 이쁜 테이블 세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