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영화 <노예 12년>를 보고

푸른비3 2014. 3. 5. 17:27

 


노예 12년 (2014)

12 Years a Slave 
8.2
감독
스티브 맥퀸
출연
치에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래드 피트, 루피타 니용고
정보
드라마 | 미국 | 134 분 | 2014-02-27

 

줄거리

1840년대 미국에서는 노예 수입이 금지되자 흑인 납치 사건이 만연하게 된다.
미국내 자유주(州)의 흑인을 납치해 노예주(州)로 팔아 넘기는 것.

음악가 ‘솔로몬 노섭’, 노예 ‘플랫’!
두 인생을 산 한 남자의 거짓말 같은 실화!


1841년 뉴욕. 아내 그리고 두 명의 아이와 함께 자유로운 삶을 누리던 음악가 솔로몬 노섭(치웨텔 에지오포)은 어느날 갑자기 납치되어 노예로 팔려간다.
그가 도착한 곳은 노예주 중에서도 악명 높은 루이지애나.
신분을 증명할 방법이 없는 그에게 노예 신분과 ‘플랫’이라는 새 이름이 주어지고,
12년의 시간 동안 두 명의 주인 윌리엄 포드(베네딕트 컴버배치), 에드윈 엡스(마이클 패스벤더)를 만나게 되는데…

노예를 사고 팔던 1800년대 미국,
파란만장한 역사 속 희생양이 되었던 흑인의 인권
1800년대 미국은 노예제도를 따르는 남부의 노예주(州)와 그렇지 않은 북부의 자유주(州)로 나뉘어져 있었다. 1863년 링컨이 노예해방을 선언하기 이전의 미국은 목화생산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목화재배와 수확에 필요한 노예에 대한 수요 또한 급증했고, 노예들은 물건처럼 사고 팔렸다. 1790년에 여섯 개에 불과하던 노예주는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860년에 이르자 열다섯 개가 되었고, 1790년부터 1808년까지 18년 동안 무려 8만 명의 노예가 수입되었다. 결국 1808년에 노예 수입이 금지되자,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미국내 자유주의 흑인을 납치해 노예주로 팔아 넘기는 흑인 납치 사건이 만연하게 된다. 자유롭게 살던 많은 흑인들이 자신의 신분을 갈취 당한 채 쥐도 새도 모르게 남부의 노예로 팔려갔다. 노예제가 존재하던 시절, 노예주의 흑인들은 백인들의 소유물로 취급 받으며 인권을 짓밟힘 당했고, 일부 백인들은 당연한 듯 흑인들을 부리면서 인간성을 상실해갔다. 이후 공업의 발달로 일손이 부족했던 미국 북부지역에서 노예제도를 없애자고 주장했고, 목화재배에 노예를 부리던 남부지역에서는 노예제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했다. 점차 흑인도 피부색만 다를 뿐 백인과 마찬가지로 귀중한 인간으로 존중 받아야 마땅하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양측의 대립은 결국 남북전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이 1863년 노예를 해방시킨다는 선언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 무렵 많은 흑인들이 노예해방의 뜻을 가진 북부군과 함께 전쟁터에 나갔고, 이에 힘입어 북부군의 승리로 전쟁이 끝나면서 400만 명에 이르는 흑인들은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되었다.
(펀글)

 

     *       *       *        *

노예 12년.

롯데시네마 건대점

2014. 3.4. 화 14:35

 

 

 

 

며칠 전 바이얼린 연주회장에서 곁에 앉은 미국인 친구 Leon이

나에게 미국 영화 Slave를 보았느냐고 물었을적에,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나는 소매를 가르키며 Sieeve? 하고 물었더니

친절하게 종이에 Slave라고 적어 주어 알게 된 영화 노예 12년.

 

어제 오후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보려갔다.

때마침 친구의 전화가 와서 내가 혼자 영화 보려 간다고 하였더니

자기는 아직 혼자는 영화를 보려 가지 못한다면서

나보고 홀로서기를 정말 잘하고 있구나....하고 말했다.

 

나도 처음에는 주위의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지만,  혼자 영화관 다니는 것이 얼마나 편안하고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가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학교 개학을 한 평일날 오후여서 영화관은 너무나 한적하였다.

 

1840년대의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의 사탕수수밭과 목화밭은

단숨에 나를 시대를 거슬려 160년 전으로 데리고 갔고,

나는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힌 노예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 앗....하고 비탄을 쏟아내어야만 하였다.

 

생각을 할 수 있고 말도 하고 눈물도 흘리는 같은 사람인데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고 그렇게 짐승처럼 취급하는 그 당시의

남부 노예주의 백인들을 지금의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거짓말같은 사실이 그 당시에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솔로몬은 공연을 하자고 하는 사기꾼에게 말려들고....)

 

남부와는 다르게 북부는 노예폐지론 주였는데

주인공 솔로몬(치에텔 에지오포 )은 뉴욕의 자유민 바이얼리니스트였다.

아내와 아들 딸로 이루어진 단란한 가정이 어느날 갑자기

사기꾼에 의해 풍지박산이 나고 솔로몬은 노예로 팔려간다.

 

 

(노예로 팔려오기 전의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솔로몬)

 

솔로몬은 숱한 매질을 당한 뒤 결박당한 채 끌려가고

플랫이란 이름으로 농장에 팔려가 12년을 노예 생활을 하게 된다.

목화밭이나 사탕수수밭에서 일할 적에

노예들이 노동의 고달픔을 달래기 위해 부르는 노래는 마치

우리나라의 농사철에 부르는 노동요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노예로 팔려온 솔로몬이 목화밭에서 일하는 모습.)

 

솔로몬은 처음에는 자신은 노예가 아니라고 주장하였으나

아무런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없음을 알고는 농장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처음 자신을 사 간 농장주인은 다행히 어느정도 흑인에게 온정을 베푸는

윌리엄 포드(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인정을 받아 바이얼린 선물을 받기도 한다

 

 

(농장의 혁신적인 성과를 올린 노동의 댓가로 바이얼린을 선물받는 솔로몬)

 

12년간 노예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을 꿈꾼다.

탈출을 꾀하기도 하였지만 감독관의 감시를 벗어나지 못한다.

어느날 백인 감독관을 구타한 죄로 그는 나무에 매달리는 체벌을 받는다.

겨우 발끝이 땅에 닿을만한 높이의 나무에 매달린 그는 죽음의 문턱을 체험한다.

 

곧 숨이 멎을 것 같은 고통을 당하는 솔로몬의 바로 곁에서

아이들은 풀밭을 뛰놀고, 집안 일을 하는 다른 노예들의 일상생활은

나무에 매달린 솔로몬에게는 이 세상이 아닌 마치 피안의 세상처럼 여겨진다.

그 순간만큼 고독하고 외로운 순간은 없을 것이다.

 

 

(일요일이면 가족과 노예를 모아놓고 성경을 읽는 농장주 윌리엄 포드)

 

첫번째 주인과는 다르게 다시 팔려간 두번째 주인 에드윈 엡스(마이클 패스밴더)는

때로는 부드러운 성격이었다가 때로는 돌연변이처럼 변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목화밭의 여왕이라고 팻시(루비타 니용고)를 치켜 올렸다가

때로는 옷을 벗기고 나무에 매달아 채찍질을 하기도 하는 사람이다.

앱스에게 있어서 흑인은 사람이 아니고 오직 자신의 사유재산일 뿐이다.

 

(팻시에게 묘한 애정을 느껴 그녀를 강간한 앱스)

 

앱스의 아내 메리 앱스는 그런 남편을 경멸하고 팻시를 괴롭힌다.

농장의 안주인인 메리는 많은 노예들을 다스리는 모습은 옛날에 보았던

<바람과 함게 사라지다>의 스카렛을 연상시키는 여인이었다.

팻시가 보이지 않자 도망을 간 것이라고 생각한 앱스는

악취를 씻기 위해 비누를 얻어 돌아온 팻시를 채찍으로 구타한다.

그런 장면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앱스의 아내 메리는 팻시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괴롭힌다.)

 

자신의 이름도 버리고 팻트라는 노예의 이름으로 다른 삶을 사는 솔로몬은

자신은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으며 글도 읽을 줄 모른다고 말한다.

글을 읽을 줄 아는 노예는 오히려 더 많은 고난을 당하는 것을 보았기에.

그는 현실에 충실하며 언젠가 자유를 찾을 날을 꿈꾸며 기다린다.

 

(자신의 처지를 뉴욕의 친구에게 알리기 위해 몰래 편지를 쓰는 솔로몬)

 

솔로몬의 인내와 기다림이 헛되지 않아

캐나다에서 온 떠돌이 건축가 베스(브레드 피드)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그는 다시 가족과 자유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는

오래만에 작품성이 강한 미국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활한 남부의 목화밭은 평화롭게 보였지만 그 안의 노동은 힘겹고

노예들의 생활은 마치 짐승처럼 비참하였다.

 

흑인에게 가해진 이런 믿어지지 않는 역사적인 진실이

불과 160년 전의 과거라는 게 실감이 잘 되지 않았다.

모처럼  옛날에 보았던 미국영화 <에덴의 동쪽> <자이언트>

<바람과 함게 사라지다>를 보는 느낌이 들게 한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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