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하동에서 전원생활.(내 친구 순희의)

푸른비3 2008. 6. 10. 22:42

몇년 전 친구 순희가 하동 쌍계사로 이사했다.

건강이 악화되어 남편이 전보를 신청하여

하동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제 완전 전원 생활에 익숙해졌고

건강도 거의 다 완치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지난해 이곳에서 딸을  결혼시켜

이제 정말 홀가분하게 부부가 다시

신혼으로 돌아간듯 전원생활을 즐기는 모양이다.

 

산길을 오르내리기 힘들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오히려 건강이 좋아진 게 아닐까?

요즘 순희는 손바닥만한 앞뜰에 채소를 심어

그걸 기르는 재미에 푹 빠졌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면 풀과의 전쟁이야....

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싱싱하다.

아침 저녁으로 농사짓고 한낮이면 책읽고....

 

우리 모두가 부러워하자

함께간 이교수가 하는말.

나이들수록 후회하는게 딱 두가지인데

하나는 나이들어 하는  전원생활,

또 하나는 첩. 이라고 하여 얼마나 웃었는지....

우리 모두는 후회할때 하더라도

첩도 만들고 싶고 전원생활도 하고 싶다고....

 

순희집은 쌍계사 오르는 길을 한참 오르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거의 산중턱에 자리잡았는데

드문드문 인가가 있어 한밤이면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그건 내 생각분일까?

 

점심을 절입구의 산채를 잘하는 집에서 먹고 올라오니

주인없는 순희집앞 정자에 웬 낯선 사람들이 보였다.

이웃 아낙들이 산에서 앵두를 따 내려와

순희에게 나눠 주고 가겠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 주민들과 융화도 잘되고 있는 모양이라

마음이 놓였다.

 

가는 날이 마침 하동 축제 기간이라 축제장도 둘러보았는데

이곳에 이렇게 많은 제다가 있는 줄은 몰랐다.

지난해 차방 모임에 참석하여 가 보았던 부춘다원도

축제장에 전시되어 있었지만, 아직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차도구에 대한 설명과 차의 제작과정,마시는 방법들이

차문화센터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차를 마시는 동호회원들의 방문객이 많은 것 같았다.

파르라니 깍은 머리가 유난히 눈길을 끄는

학처럼 생긴 스님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추사 김정희와 정약용의 차에 얽힌 교우관계를

전에 어느 소설속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이곳에서 추사의 글을 접하여 그의 차사랑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마치 사탕을 달라고 떼를 쓰는 아이같다는 생각이 드는

그의 편지를 읽으며 빙긋 웃음이 나왔다.

 

이교수의 약속 시간이 바빠서 우리는 순희집에

머물지 못하고 금방 다시 일어서야 하였기에 아쉬웠다.

순희는 상치와 앵두, 딸기를 봉지봉지 나누어 담아주었다.

 

다음에는 마루 깊숙히 별빛이 들어온다는

순희집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모깃불도 지퍼보아야지....

벚나무 그늘 아래에서 낮잠도 한숨 자 보아야지....

 

하동가는 길에 남강 휴게소에서.

 

 

 남강에서 흐르는 이 강물로 함안의 수박을 키운다.

(함안은 내 고향)

 

 푸르름이 짙어가는 남강 휴게소 뒤뜰에서.

 

함께 간 내 친구들.

 

 순희의 집.

 

 집앞에 이런 정자도 만들어 놓고, 이곳에서 아래를 바라보니

지리산 자락이 눈앞에.....

 

 산채 정식이 맛깔스럽다는 반야식당.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맛이 좀 싱겁다는 산채 정식.

 

점심식사후 둘러본 축제장 주변의 전시장.

 

 때마침 울려 퍼지는 '철새는 날아가고....'

남미의 어느 나라에서 온 악단들인지....

 

 나들이 나온 스님 두분.

 

이런 자갈길을 건너 축제장으로 오는 모습도 정겨워.

 

 녹차 상품 전시장.

 

 녹차 이벤트도 열려.

 

 지붕이 녹차를 덕는 솥처럼 만든 녹차 문화 전시관.

   

 전시관 뒷쪽에는 녹차밭에 숨은 보물찾기를 하는 사람들.

 

 2층에는 조각보 전시회도 열려 고운 우리의 조각보도 감상할 수 있었다.

 

 진열된 녹차 포장지를 유심히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이 학처럼 보였다.

 

 녹차를 덕는 가마솥.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포장지로.

 

 고유의 색상으로 만든 포장지.

 

 각종 행사가 열리는 축제장.

 

 길가에 전시된 차에 대한 시와 그림들을 읽으며 오르는 내 친구들.

 

 

 초의 선사의 동다송.

 

 순희집 오르는 외길에 핀 뱀딸기.

 

 

 정자앞에는 내가 좋아하는 조팝나무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었다.

 

 모란꽃도 가꾸고.

 

 함박꽃도 피우며.

 

상치도 키우며 나도 이렇게 살고 싶어라.

 

  손바닥만한 딸기밭에서 딸기를 거두는 내 친구들. 

 

 패랭이도 고운 색깔로 피어 있고.

 

 장미와.

 

 초롱꽃과.

 

 석류꽃도 피어낫구나.

 

방금 밭에서 따온 딸기.

 

 햇살아래 투명한 앵두의 빛깔이 고와라.

 

 동네 아낙들이 따온 앵두.

 

 내 사진기를 보자 얼른 옆으로 모습을 돌리는 아주머니들.

 

 언제 나는 이런 꽃들도 마당에 심어볼까?

 

 마당 한켠에는 흰둥이도.

낯선 우리를 보고 전혀 짖지 않아 나중에야 개가 있는것을 알았다.

 

 이건 무슨꽃?

 

  감자밭.

 

봉지봉지 딸기와 앵두를 나누어 담는 내 친구들.

  

 맨 오른족이 전원생활을 하는 순희.

 

 상치도 가져가라. 땅이 화수분이야....

 

 시골생활의 정겨움을 말해주는 수돗가 모습.

 

 순희집 거실의 다구들.

 

 시간이 바빠 이곳에서 차도 한잔 마시지 못하고....어찌나 아쉬운지....

 

 창으로 별빛도 깊숙히 들어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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