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12월의 야외스케치(창원 주남 저수지)

푸른비3 2007. 12. 3. 03:45

올해의 마지막 야외스케치날.

비예보가 있었지만, 그래도....

하는 마음으로 나갔더니겨우 8명.

 

하늘은 회색빛으로 내려 덮혀

햇볕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두툼한 오리털 점버에 속바지까지 껴입고 갔지만

스며드는 추위는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날은 그냥 집에서

이불속에서 뭉기적거리거나

산에라도 올라가야 좋은 날아닌가?

 

추위속에 버너에 불을 피워

커피부터 따끈하게 한잔씩 나누었다.

건초를 모아 불을 피웠지만

화력이 약하여 금방 사그러져 버린다.

 

몇잎 남은 잎을 달고 서 있는 잔가지사이로

철새들이 고요히 날아드는 모습이

무성영화를 보는 듯 했다.

 

시든 풀숲 사이로 검은 옷을 입은 남자 한분이

서성거리는 모습이 시속의 겨울남자 같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소리가....

 

그런 시속의 남자같은 실루엣과

우아한 날개짓의 철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멀스멀 스며드는 행복예감.

 

물말라 버린 저수지에는 시든 연잎만 남아있고

부지런한 농부는 연뿌리를 거두고 있었다.

혹시 연뿌리 팔것 있어요? 하였더니

당장 한상자를 우리앞에 던져 놓았다.

 

발까지 시려와서 그림이구 뭐구...

아까 건너편에 장작을 정리하는 마을사람이

보였는데 그기에서 땔감을 좀 얻어와야겠다.

 

다행히 땔감을 쉽게 구해 불을 지피니,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뒤늦게 출발한다는 회원에게 전화하여

고구마 좀 사와라,

이불에 구워먹게....하였더니

속이 노란 호박고구마를 몇알 가져왔다.

 

고구마 익어가는 냄새.

물새들이 끼루룩~대는 소리.

따뜻한 모닥불.

아, 인생은 아름다워라~!

 

겨우 밑그림 그리고, 점심부터 먹고나니

투둑! 떨어지는 빗방울.

야속하게도 일기예보가 들어맞는구나.

한 몇시간만 참아주지....

하늘이 하는일을 내가 왈가왈부하다니....

 

9봉지로 나누어 담은 연근을 하나씩 나누어 싣고

미완성인 그림을 접어서 돌아왔다.

일찍 돌아오니 우리 아들놈이 가장 반겼다.

 

오래만에 일요일 저녁,

따뜻한 저녁 밥상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면서.

지놈이 맨날 늦게 돌아다니면서....

에구...이제 남편보다

아늘놈 눈치보면서 살아야 하나?

 

 녹색의 추억은 어디로?

 

비가 내려 다 완성하지 못해 아쉬워한 영희님의 뒤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작업하는 모습들.

 

 활활 타오느는 모닥불.

 

 점심식사 준비.

 

 불옆에서 따듯하였네.

 

연근밭을 옆에 끼고 겨우 밑그림난 그리고 일어서야 했으니....

 

 

 너무나 빠르게 작품을 완성하신 이강민 선생님작품 두점.

 

 아크릭으로  그린 이 회장님 작품.

 

 주남 저수지 입구마을.

 

 말라버린 저수지에 시든 연잎만....

 

 가을은 저만치 떠나가고.....

 

 철새는 날아오고....

 

 내그림의 소재마을.

 

 겨울이 깊으면 저 전신주도 잉잉...울겠지?

 

 좀 더 당겨본 그림소재.

  

 건너편의 이쁜 집들.

 

 12월이 가기전에 다시 찾아 오고픈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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