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꽃」전문
김춘수 시인의 '꽃'에서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려 주기 전에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기에
난 부지런히 뽗이름을 외워서 불려 주고 싶었다.
그래야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 준다고 하였으니까.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고속도로 주변에 하얗게 피어
너울너울 손 흔드는 그 무더기무더기 피어있는 꽃이
무엇일까? 궁금하였다.
뒷차들이 속력을 내어 달려 오기에 멈추어 서서
가까이 다가가 볼 수도 없었다.
그냥 속으로만 항상 무슨꽃일까? 궁금해 하였었다.
사진도 없었기에 그냥 말로만 다른이에게 물어 볼려고
하여도 쉽지가 않았다.
어떤이는조팝나무, 싸리꽃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이는 옥매화, 심지어는 배꽃이라고 하기도 하였다.
(내 설명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난 내 마음대로 흰밥풀데기꽃이라고 불렸다.ㅎㅎ
조팝나무는 그 자잘한 꽃잎이 여러장 묶여있는 모습이
너무 정겹고 사랑스러워, 전부터 좋아하였던 꽃이다.
분홍빛 일본조팝나무 분재를 사서 길러 보기도 하였었다.
그러나, 항상 가까이 있는 조팝나무만 보았지,
그렇게 무더기로 줄지어 피어 한들한들 흔들리는 그꽃과
일치시키지는 못하였엇다.
수목원에 가서야 바로 그게 조팝나무라는 걸 확인하고
올 수 있었다.
그곳에는 따로 조팝나무 정원이 있을 정도였다.
나는 조팝나무의 향기와 자태에 취하여 오래동안 그곳에 머물다 왔다.
같이 간 딸아이도 이런 정원 가꾸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있으야 하느냐?면서
좋아라 하였다.
누가 엄마의 딸 아니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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