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12월의 끝자락과 석촌호수의 불빛

푸른비3 2025. 12. 23. 10:28
2025. 12. 22. 월.


12월의 거리는 나뭇잎도 꽃도 없어 삭망하다.
아무런 결실도 없이 한해가 끝난다는 아쉬움으로 
12월은 나에게 있어서는 조금은 우울한 달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 헛헛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거리에 넘쳐 흐르는 크리스마스캐럴과
거리를 밝혀주는 반짝이는 상점의 불빛이었다.


무성하던 나뭇잎이 다 떨어지듯
어딘가 그 허전하고 횅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을
그 시절 어린 마음에도 찾고 싶었다.


가톨릭 구교 집안에서 태어난 나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면서 그 헛헛한 마음을 달랬다.
(요즘은 크리스마스 카드도 모두 모바일로 해결하니
편하다고 해야할까? 아쉽다고 해야 할까?)


먹을게 귀한 그 가난하던 시절.
어머니가 끓여주는 동지팥죽을 기다리는 것이 행복했다.
아침부터 팥을 삶고 동글동글 새알심을 빚었다.


커다란 가마솥에서 끓여낸 팥죽을 크고 작은 양푼이에 담아
장독 위에 얹어 놓으면 살짝 살얼음이 낀 동지팥죽 위에
앙금이 꾸덕꾸덕 굳어 서로 먹겠다고  실갱이도 벌였다.


요즘은 먹을 것도 흔하고 죽 만드는 과정이 귀찮아
시장에서 간단하게 한 그릇 사와서 해결하지만,
동짓날이면 여전히 그리운 엄마의 손맛이 담긴 팥죽이다.


동짓날인 어제 마침 지인의 초청으로 저녁 모임자리가 있었다.
축하의 인사말과 칭찬과 격려의 덕담으로 식사자리가 끝난 후
지난번 석촌호수 산책길에 보았던 루미나리에가 보고 싶었다.
다행히 일행들도 함께 동행하여 불빛으로 환한 거리를 나섰다.


겨울 날씨였지만 바람이 잠든듯 호수주변은 포근하였고,
환한 불빛으로 년말연시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 주었다.
놀이동산에서 흘려나온 불빛으로 일렁이는 호수는
달빛이 아니어도 우리들의 마음을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우리 모두 청춘시절로 돌아간듯 들뜬 마음으로 호수를 산책하고
루미나리에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으면서 한 해를 마감하였다.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희망찬 새해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백화점 쇼윈도우.

얼마전 뉴스를 탄 그 유명 반 크라프 목걸이 광고판.

 

영화 <라라랜드>를 연상.

 

크리스마스 마켓의 루미나리에.

 

크리스마켓 마켓 광장의 회전목마.

 

롯데타워.

 

석촌호수의 그네.

 

호수주변의 불빛.

 

루미나리에 아래를 지나서...

 

하트 터널

 

 

놀이동산의 불빛.

 

 

 

백화점의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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