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8. 월.
북촌을 한바퀴 돈 후 점심 먹고 경복궁으로 향했다.
월요일은 창덕궁, 창경궁 등 대부분의 궁과 박물관은
휴관이지만 경복궁은 개방을 하고 있었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복궁을 찾고 있었다.
자연히 외국인과 대화를 할 기회가 많았는데
다시 한번 내 기억력이 감퇴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내 뒤에 줄 을 선 남자는 프랑스인이었는데,
나는 제2외국어로 프랑스어를 배웠지만,
생각나는 것은 봉쥬르, 며르시 정도여서
그냥 "헤브 굿 트레블~!"하고 손을 흔들고 돌아섰다.
경회루 앞에서 만난 멕시코 청년들에게 나는 몇 년 전
멕시코를 다녀왔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더니,
어디 어디를 다녀왔느냐고 물었다.
"칸쿤. 브리질리아.타클라마칸...." 하고 보니 이상하였다.
칸쿤, 멕시코시티. 테오티칸....한다는게 그렇게 말이 나와버렸다.
멕시코 청년들에게 부끄러워 "아이오스~!" 하고 손을 흔들었다.
아무튼 우리 4명은 경복궁 들어가 하얀 구름이 둥실둥실 흐르는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장엄하게 서 있는 근정전을 지나
내가 좋아하는 은행나무 노란 단풍을 보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올해는 늦더위로 단풍이 많이 늦어져서 기대하였던
황금빛으로 빛나는 은행잎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대신 은행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고 한참을 쉬었다.
오래된 소나무 아래에서 한복을 곱게 입은 동남아 여인들이
서로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는 모습도 아름다워
사진에 담고 하얀 다리가 늘여진 향원정으로 향하였다.
연못 위에 걸쳐진 하얀 다리는 몇 년 전 복원하였다.
향원정과 함께 연못에 잠긴 반영이 아름다웠다.
연못은 항상 보는 이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고종의 개인 도서실이었던 집옥재를 먼눈으로 바라보고
경회루로 향하려는데 향원정 연못처럼 고요하게
홀로 벤치에 앉은 금발의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음악시간에 배운 <금발의 여인 제니>처럼
단정한 모습으로 앉아 독서를 하는 뒷모습에 반하여
한참을 바라본 할미가 있었다는 걸 그 금발의 여인은 알까?
조금 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모두 효녀, 효부들이라 저녁 준비하느랴 일찍 떠나고
나 혼자 인사동을 기웃거리다 발이 아파 귀가하였다.
근정전.
내가 좋아하는 은행나무.
아직 제대로 물들지 않아 아쉬웠다.
앞으로....오늘이 가장 젊은날이라고 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새로 보수한 담장.
민속박물관.
한복을 곱게 입고 서로의 사진을 들여다 보고 있는 동남아 여인들.
향원정.
사진찍기 좋아하는 내친구.
연못속의 향원정 반영..
향원정 앞 벤치에 앉아 독서중인 금발의 여인.
연못의 고요한 풍경과 함께 멋진 한 촉의 그림이었다.
옆문으로 들여다 본 경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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