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며느리가 보내준 김치

푸른비3 2023. 12. 16. 06:16

2023. 12. 15. 금.

'어머니~ 김장김치 보낼까 하는데, 냉장고에 자리 있으세요?'

지난 수요일 마산에 사는 며느리 지원이가 보내온 문자.

 

직장에 휴가를 내고 친정어머니와 김치를 담그고 있는 모양이다.

고마운 마음과 함께 사돈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지난해에도 김치 보내줘서 맛있게 먹었는데....

미안하고 고맙구나.  내가 인복이 있네....' 

급하게 답장을 보냈다.

 

10년 전 추석을 앞두고 아들 태성이가 여자친구와 함께

인사오겠다는 전화를 받고 반가우면서도 내심 불안하였다.

(내가 보면 아들은 늘 컴퓨터 오락만 즐겼는데 언제 연애를 하였지?}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면 내가 개입해도 소용 없지만,

혹시 내가 싫어하는 타입의 여자라면 어쩌지.... 하였는데

첫인상이 선하고 예뻤다.

 

음식만들기를 싫어하고 요리를 잘 못한다고 말하면서

첫음식을 가장 만들기 쉬운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주었더니,

맛있다면서 접시를 깨끗이 비운 착하고 예쁜 며느리.

 

얼마전 집안 행사가 있어 오빠의 차로 마산으로 내려가서

일을 마치고 오빠는 모텔에서 자겠다고 하는 걸

내가 조카가 근처에 있는데 같이 가서 가자고 권하여

아들집에 갔더니(물론 미리 며느리에게 허락을 받았다)

자기 안방을 오빠에게 내어줘 나를 감동시켰던 며느리다.

 

두 어린 아이를 키우면서(근처에 사는 사돈이 돌봐주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집안을 어찌나 잘 정리하고 사는지

아들 집에 갈때마다 참 이쁘게 사는구나 칭찬이 나오게 한다.

 

어제부터 비가 내려 김치 상자 택배 맡기기도 힘들었을텐데....

투명 비닐 포장지를 구하고 단단히 묶어 아이스박스에 담는

며느리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고맙고 미안했다.

 

며느리가 보내준 김치를 옮겨 담으면서

'지원아. 김치 먹을 때마다 네 정성 생각할께.'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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