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최우람 <작은 방주>

푸른비3 2022. 9. 28. 18:00

2022. 9.20. 화.

 

인사동에서 교육을 마치고 오래만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았다.

예약을 하지 못했기에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볼 수 없었고,

최우람의 <작은 방주>는 관람이 가능하여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로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작은 방주>를 전시하는 5전시실로 내려갔다.

 

몇 년 전 서울관에서 처음으로 현대차 시리즈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현대차에서 후원하는 전시회로 자동차에 관련된 전시회이겠구나,

추측하였는데, 2014년 부터 10년간 현대자동차가 후원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국제적 위상을 높히는 계기를 마련한다고 하였다.

 

2014년 이불, 2015년 안규철, 2016년 김수자, 2017년 임흥순, 2018년 최정화,

2019년 박찬경. 2020년 양헤규, 2021년 문경원+ 전준호 작가을 선정하여

작품 활동과 전시를 지원하며, 국내외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하였다.

대기업과 문화예술이 만나 상생효과를 창출한다고 하니 반가운 현상이다.

 

이번 전시회 <작은 방주>는 현재 기후변화와 사회정치경제적 위기로 인한

불안감과 양극화의 심화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을 '방주'라는

주제의 전시를 만들고 동시대를 구성하는 모순된 욕망을 관람객들과 함께 

오늘 우리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질문하는 장을 마련하였다고 하였다. 

 

작가 최우람(1970)은 199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정교한 설계를 바탕으로 

'기계생명체'를 제작하여 살아 숨쉬는 듯한 기계생명체를 만들고,

신화와 이야기를 곁들여 특유의 세계관을 창조하였으며, 30여 년간

인간 실존과 공생의 의미에 관한 질문을 하는 작품을 제작한 작가라고 했다.

 

전시장 복도에 설치된 커다란 두 개의 공모양의 작품 URC 1.(전조등을 모아

흰빛을 발하는 별)   URC2(후미등을 모아 붉은 빛을 발하는 별)는

폐차 직전의 자동차에서 분해한 전조등, 후미등을 모아 별로 조립한 것으로,

별의 이름은U-Ram Catalog에서 따온 약자라고 하였는데 반짝이는 별 같았다.

 

넓은 전시장으로 들어서니 검은 <원탁>이 비스듬한 원을 그리며 움직이고 있었는데

원탁 아래에는 18개의 지푸라기 몸체가 마치 사람의 형상으로 파도타기를 하고 있었고

그 위에는 지푸라기 둥근 공이 곧 떨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모습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지푸라기 몸체가 상여를 메고 가는 상두꾼들을 연상시켜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원탁위에 매달린 커다란 날개를 펼친 세 마리의 <검은새 >는 곧 땅으로 내려와

시신을 훼손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내 상상력이 지나친 것일까?

설명서에는 머리가 없는 이들이 등으로 힘겹게 원탁을 밀어 올리는 모습은

머리를 차지하기 위한 행동이지만 더 멀리 밀어 버리는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하였다.

 

하얀 꽃이 활짝 핀었다가 다시 오므리는 <하나>는 팬데믹의 상황속에

최우람이 이시대에 바치는 헌화라고 하였다. 꽃잎의 소재는 코로나 현장의

의료진들이 착용한 방호복의 재질과 같은 타이벡을 사용하였으며,

붉은 꽃<빨강>은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며 생명의 순환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작은 방주>는 폭 7.2미터, 높이 2.1미터,세로축 12미터의 거대한 작품으로

<등대.두 선장, 제임스 웹, 무한공간, 천사, 닻, 출구> 여러 작품이 모여 있었다.

접어 둔 노를 높이 들어올리면서 움직이는 모습이 영화 <벤허>의 노예들의

노 젓는 모습을 연상시켜면서도 힘차게 희망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 같았다.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 가능하면 현대미술관을 자주 찾았는데,

이번 전시회는 재미있고 스릴넘치는 영화를 보는 듯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런 멋진 작품을 제작한 최우람 작가님. 후원해 준 현대 자동차,

전시 공간을 마련해 준 현대미술관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귀가하였다.

 

 

최우람 <작은 방주>

 

복도에 설치된 두 개의 별. 

URC1,   URC2

하얀 민들레를 연상시키는 <하나>

5전시실의 내부.

 

<두 선장>

 

<등대>

 

선장의 뒷편에 후광처럼 놓인 것이 <제임스 웹>

 

희망을 향해 힘차게 전지하는 <작은 방주> 였다.

 

<하나> 설계 드로잉

벽에 매달린 <천사>

 

<원탁>

요슬 거울속으로 들어가고 싶게 한 <무한 공간>

 

닻.

 

<작은 방주> <빨강>설계 드로잉

 

<샤크라 램프>

 

<알라 아우레우스 나티비타스>

황금빛 날개들은 새벽녁에 잠든 인간들 곁으로 날아가 그들의 꿈을 엿듣는 존재들.

 

<빨강>

코로나 팬데믹과 지구변화의 우협속에서도 앞을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 생명의 순환을 의미.

 

<작은 방주> 설계 드로잉

 

<사인>픽토그램 네온 작품.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인사하는 네온사인 작품.

 

<원탁> 위의 <검은 새>

1층 복도에서 바라 본 <검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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