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가상정거장(문화역 서울 284)

푸른비3 2021. 11. 29. 08:32

2021. 11. 25. 목.

 

목요일 복지관에서 배우는 영어 수업이 영어 선생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갑자기 휴강된다는 문자가 왔다.

목요일 오후는 늘 영어 공부 시간으로 비워 놓았기에

갑자기 주어진 여유 시간을 집에서 보내기 아쉬웠다.

 

문득, 매스컴에서 보았던 옛서울 역사를 찾아 가고 싶었다.

명칭도 옛 서울역이 아니고 문화역 서울 284로 변경되었다.

서울 284란 옛 서울역의 사적번호로,

1981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정되었으며,

현재 연극, 공연 전시 등 문화의 공간이 되었다.

 

내가 1970년대 처음 서울역을 보았을 때의 서울역은

마치 신세계로 향하는 문 같았고, 서울 지리를 몰랐으므로

어디로 가던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와서 찾아가고 하였다.

역 앞의 붉은 벽돌의 건물이 여전히 건재하니 더욱 반가웠다.

 

내가 서울역 광장으로 나서기 길게 줄을 이은 무리가 있었는데,

코로나 선별 검사소가 있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었다.

눈에 익었던 붉은 벽돌의 르네상스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체온 측정도 하고 QR체크도 하고 들어가니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옛서울역에 대한 자료를 검색 해보니 1900년에 경인선이

서울 남대문역까지 진입하였고, 그 당시의 목조 역사를

남대문정거장이라 불렀는데 이 목조 역이 경성역의 시초였다.

 

1922년부터 1925년까지 르네상스 건축물로 신축하였다.

붉은 벽돌, 화강암 바닥, 인조석을 붙인 벽 등 이국적인 외관으로

화제가 되었으며, 새 역사 명은 경성역으로 변경하였다.

 

2004년부터 구 역사가 폐쇄되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복원공사를 진행하였으며 100년 전 연사내부의 모습을 재현하였다.

내가 방문하였던 날은 마침 <제2회 가상정거장>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전시회는 사전 예약을 해야만 입장을 할 수 있었는데

방문객이 없는 시간에는 현장 접수도 가능하여 몇 전시장을 구경하였다.

가상정거장은 전시 기간 동안 여러 가상의 영역을 잇는 정거장이 된다.

1등 대합실. 2.3등 대합실. 부인실 등 방이 나눠어 전시를 하고 있었다.

 

현대미술은 회화의 영역보다 영상으로 더 많이 표현하는 모양이었다.

영상세대인 젊은이들에게는 쉽게 다가오겠지만 

활자세대인 나에게는 영상 미술품은 여전히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현제 살고 있으니 그들의 미술세계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역장실에서는 현장신청이 가능하여 김희천의 영상물 <사랑과 영혼>을

신청하였는데, 처음으로 VR기기를 머리에 쓰고 15분동안 시청하였다.

360도 화면을 볼 수 있어 내가 실제 그 가상공간에 있는 것 같았다.

광활한 우주속에 둥둥 떠 다니는 물체를 손으로 잡아 보고 싶었다.

어쩌면 내가 죽어 다른 세계로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3등 대합실에서는 김나희의 <미토릭스>가 4시에 예약이 가능하여,

예약을 해 놓고 2층도 올라가 보고 이방저방을 기웃거려 보았다.

4시 예약 시간에 맞추어서 어둠고 넓은 공간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내 스마트폰으로 들여다보면서 오디오를 들어야 했는데,

도대체 사이보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금방 나왔다.

역시 현대미술은 나에게 어렵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문화서울역 284의 모습.

 

 

입구에 지금 전시중인 <가상정거장>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제2회 가상정거장 

 

 

1층 중앙홀.

 

 

1층 중앙홀의 천장.

 

 

중앙홀은 아직 전시 준비중이었다.

 

 

1.2등 대합실의 복도.

 

1,2등 대합실의 전시명.

 

 

영상 전시. :에란 겔의 실패의 수사학.

 

부인대합실의 전시명.

 

부인대합실 내부.

 

에란 겔의 불가능한 공동체.

 

 

1.2등 대합실의 안내판.

 

부인대합실 안내판.

 

 

역장실 안내판.

 

 

역장실 내부.

 

역장실에서는 김희천의 <사랑과 영혼>영상물이 전시되었다.

이곳에서는 현장 신청이 가능하여 생전 처음 VR 기기를 머리에 쓰고 보았다.

이 가상공간은 내가 죽어서 저 세상으로 가는 것을 경험하는 것 같았다.

수 많은 우주의 천체가 광활한 공간을 둥둥 떠 다니는 것 같았고,

나에게도 다가오는 물체를 직접 손으로 잡고 싶어 팔을 허위적 거렸다.

 

 

 

귀빈실의 차이밍량의 <페허>

 

 

내가 사용했던 VR 기기.

 

귀빈 예비실.

 

 

서측 복도.

 

서측 복도 밖으로는 철길이 보였다.

 

서측 복도의 벽면.

625전쟁으로 일부 파괴되었다는 설명판.

 

 

2층 화장실.

 

2층 차대실의 정금형의 <레코드 스톱 플레이>

 

 

2층의 표지판.

 

 

2층 복도.

 

 

3등 대합실의 김나희의 <미토릭스>

오후 4시 예약을 하여 입장하였으나 도저히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어 일찍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