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1~3.
유난히 더운 올 여름,
막내가 사는 인제는 서울보다 훨씬 시원하다고
며칠 전부터 잠깐 다녀 가라고 전화가 왔다.
몇 년 전 딸 아라와 함께 다녀온 이후로
막내를 번거롭게 하는 것 같아 가지 않았는데
연일 열대야가 심하니 한 번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근처에 사는 제부(동생의 남편)가 휴가차
막내네 집으로 간다고 하면서 집 앞으로 데리려 왔다.
공부하느랴 틈을 낼 수 없는 딸을 혼자 두고 따라 나섰다.
일요일 오후시간이라 교통체증없이 2시간 안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산허리를 감고 오르는 구름이 눈에 들어 왔다.
눈만 시원한 게 아니고, 스며드는 공기도 달콤하였다.
우리를 맞이한 막내 동생 부부는
그동안 가뭄이 심하여 밭농사 걱정을 하였다고 하였는데,
우리가 도착하는 날 모처럼 비가 흠씬 내려 반갑다고 하였다.
집 앞의 텃밭은 주로 막내가 혼자서
아침 저녁 서늘한 시간에 가꾸었다고 하였는데,
참깨가 비를 맞아 싱싱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었다.
밭고랑에 하얗게 떨어진 깨꽃을 보니
문득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졌다.
어머니는 늘 하얀 머릿수건을 쓰고 깨밭에 계셨는데....
비가 내려서인지 저녁이 되니 한기까지 느껴져
창문을 모두 닫고 잠을 잤다.
열대야로 고생할 집에 두고 온 딸이 생각났다.
다음날, 단잠을 자고 일어나니 머리가 개운하였다.
텃밭으로 내려가니 토마토, 오이. 호박. 참외.....
부지런한 막내의 손길이 닿은 야채들이 튼실하였다.
텃밭 귀퉁이에 꽃밭도 가꾸고
집주변으로 사과, 복숭아. 감, 밤나무도 심어져 있었다.
몸은 고달프지만 참으로 충만한 삶을 사는 막내가 부러웠다.
점심은 동네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모밀 막국수를 먹었다.
멀리서도 이 막국수를 먹으려 오는 모양으로
낯익은 이름의 방문자의 싸인이 줄줄이 걸려 있었다.
돗자리를 챙겨 방태산 휴양림으로 찾아갔더니,
다시 비가 내려 등산로 진입로에서 되돌아 왔다.
계곡을 감고 도는 맑은 물소리가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하였다.
비에 쫒겨 집으로 돌아와 올림픽 중계방송을 즐겼다.
오래만에 만난 세자매, 추억을 나누는 시간을 즐거웠다.
석양을 뒤로하고 두 제부가 구워주는 고기가 꿀맛이었다 .
막내 덕분에 코로나 팬데믹속에서
이번 여름 휴가를 검소하면서도 알뜰하게 보냈다.
내년 여름은 코로나의 걱정없이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막내집 거실에서 바라본 앞 산.
구름이 산허리를 감고 올라가는 모습.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내다 본 창밖의 모습.
아래에서 올려다 본 막내네 집.
구름이 걸려있는 앞 산의 모습.
비를 맞아 떨어진 하얀 참깨꽃들.
막내가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시간에 가꾼 참깨밭.
방울 토마토.
가지.
오이.
박.
도라지.
나리꽃과 거베라.
참외.
집 근처의 막국수집.
메뉴.
메밀의 성분이 많이 들어간 막국수.
방태산 계곡.
방태산 안내도.
방태산 등산 진입로.
안내도 부분.
등산로를 따라서 조금 산책하다가 비가 쏟아져 내려왔다.
보기만 하여도 시원한 계곡.
굽이쳐 흐르는 계곡의 맑은 물.
이단 폭포 안내판.
이단 폭포. 올해는 가뭄이 심하여 수량이 적었다.
막내집 데크에서 바라본 하늘.
구름에 가려진 석양.
나무 데크위에 차린 저녁 식탁.
노릇노릇 잘 구워진 삽결살과 소주로 저녁 식사.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월이 오면 (0) | 2021.08.31 |
---|---|
남산 야경 트레킹 (0) | 2021.08.21 |
눈이 구백 냥. (0) | 2021.08.13 |
자양 한강 도서관에서 (0) | 2021.08.07 |
요즘....나의 피서지 (0) | 2021.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