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초여름 초록빛 창덕궁 후원

푸른비3 2021. 7. 10. 12:10

2021. 7. 9. 금.

 

해설사와 함께 창덕궁 관람을 마친 후 시원한 그늘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힌 후 후원으로 향하였다.

후원은 해설사와 함께 정해진 코스를 따라 관람을 해야 하지만

요즘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자유로운 시간에 관람을 할 수 있었다.

 

후원으로 들어가는 담장너머로 짙은 녹색의 나뭇잎들이 살랑였다.

푸른잎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청랑하고 향긋하여

내 몸 속까지 푸른 빛으로 물들여 새로운 기운이 솟아날 것 같았다.

자유관람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여유있게 산책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후원 언덕을 넘으니 눈에 익은 연잎이 풍성한 부용지가 눈에 들어 왔다.

산골짜기를 자연 그대로 정원으로 이용한 10만 평의 창덕궁 후원의

부용지는 35m  30m 장방형 연못이며 , 그곳에 팔작 지붕의 부용정이

2개의 주춧돌은 물 속에 담근 부용정이 날아갈 듯한 자세로 서 있었다.

 

부용정은 보물 1763호로 부용은 연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지금 아직 연꽃이 피는 시기가 아니어서인지 푸른 잎만 무성하였다.

장방형 사각형 연못의 한 가운데에는 자그마한 둥근 섬이 있었는데

동양의 세계관을 반영한  천원지방(天圓地方)이라는 형식이라고 하였다.

 

부용지 주변에는 세조의 4개의 우물을 기념하는 사정기비.

임금의 어제, 어필을 보관하는 규장각, 중층 팔작지붕의 주합루는

물과 고기를 뜻하는 어수문과 생울타리 담장인 취병으로 쌓여 있었다.

한쪽 면에는 정면 5칸, 측면 3칸의 영화당이 부용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부용정에서 바라보니 규장각 주합루 아래  햇빛이 하얗게 쏟아지는 곳에

붉은 치마를 입은 모델이 부용지를 오락가락하면서 촬영하는 모습이 보여

가까이 가보니 궁중 예복을 맵시있게 입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내가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Sure~!" 흔쾌히 허락하였다.

 

다음 장소로 가기 전 신발을 벗어 놓고 영화당 마루에 앉았다.

열어놓은 문으로 부용지와 부용정, 주합류가 한눈에 들어왔다.

부용지 작은 섬의 소나무 잎과 연잎을 스친 바람이 상큼하게 느껴졌다.

마루바닥에 앉아 있으니 시간을 거슬러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 하였다.

 

불로문 아래로 통과하여 애련지와 애련정을 지나 연경당으로 갔다.

연경당은 후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축물로 상류층 주택구조이다.

사랑채와 수석이 있는 정원을 바라보며 툇마루에 앉아 책을 읽었다.

긴 차양이 덧댄 선향재는 서재겸 응접실로 사용되는 신식 건물이었다.

 

연경당을 나와 연못위에 날아갈듯 서 있는 승재정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내려오니 홑처마 맞배지붕의 폄우사와 그 아래로 존덕정이 있었다.

존덕정은 육각형의 본체 처마에 잇대어 눈썹 지붕과 지붕위에 절병통이 있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를 읽으면서 가장 궁금하였던 곳이다.

 

존덕정은 뭄체의 기둥이 18. 툇간의 기둥이 12.  홍예를 튼 예쁜 다리를 건너면

몇 점의 석물과 해시계를 받쳤던 일영대. 정조가 쓴 <만천명월 주인옹>

(만 개의 냇물에 비치는 달의 주인)현판이 걸려 있는 곳(p298)이라 하였다.

전에는 무심히 지났던 곳이었는데 이번에는 현판과 천장도 유심히 보았다.

 

홍예다리를 지나 부채꼴 모양의 관람정의 파초잎에 쓴 예쁜 현판 글씨도 보고

입구에 있다는 궐내각사를 보고 싶은 마음에 출구를 찾아 계단길을 올랐다.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서 걷노라니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담장너머의  민간인 집들은 창덕궁 후원이 자기 집 후원일 것 같아 좋겠다.

 

긴 세월을 버틴 향나무와 연보라빗 꽃이 만발한 비비추 담장길을 지나

궐내각사를 찾아갔는데 나는 대궐안의 작은 절이 있는 줄 알았는데,

궐내각사(闕內各司)는 궁궐 내의 설치된 여러 관청을 뜻한다.고 하였다.

검서청 . 규장각 등을 슬쩍 보고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여 밖으로 나왔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9>를 읽고

나도 함께 답사하는 마음으로 창덕궁을 돌아 보았는데

정말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였다 

끝으로 책속의 몇 귀절을 다시 읽어 보았다.

      *      *       *

정조대왕은 <궁궐지>에서 궁궐이 장엄해야 하는 이유를

....대체로 궁궐이란 임금이 거처하면서 정치를 하는 곳이다.

사방에서 우러러 바라보고 신하와 백성이 둘러 향하는 곳이므로

부득불 그 제도를 장엄하게 하여 존엄함을 보여야 하며,

그 이름을 아름답게 하여 경계하고 송축하는 뜻을 부치는 것이다.

그 거처를 호사스럽게 하고 외관을 화려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126)

 

조선 건국의 이데올로기를 제시하고 한양의 도시 설계와

경복궁 건립의 주도한 정도전의 <조선경국전>에서는.....

궁원제도가 사치하면 반드시 백성을 수고롭게 하고 재정을 손상시키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고, 누추하면 조정에 대한 존엄을 보여줄 수 없게 될 것이다.

검소하면서도 누추한 데 이르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러운 데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검소란 덕에서 비롯되고 사치란 악의 근원이니

사치스럽게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검소해야 할 것이다(127)

 

내 몸도 초록빛으로 물들 것 같은 후원가는 길.

 

연꽃잎이 무성한 부용지.

 

부용지 건너편의 주합루.

 

한 마리 새처럼 날아갈 듯한 부용정.

 

부용정 뒷편의 수석.

 

부용지에 발을 담근 부용정.

 

영화당 앞에서 한복차림으로 사진촬영을 하는 외국인.

 

영화당에서 바라본 부용정.

주합루의 문. 어수문.

 

어수문 양옆의 생울타리 취병과 작은 문.

 

영화당 마루에 앉은아 부용지를 바라보는 관람객.

 

영화당 마루에서 청랑한 바람속에서 한숨 쉬고 내려왔다.

 

애련정과 애련지

 

불로문.

 

애련지로 들어가는 물.

 

연경당 들어가는 문. 장락문.

 

연경당.

 

연경당 툇마루에 앉아서 또 한숨 쉬었다.

 

연경당 정원으 수석들.

 

옥류천 일원.

홑처마 맞배지붕. 정면 3칸, 측면 1칸의 폄우사.

폄우의 뜻은 '어리석은 사람에게 독침을 놓아 깨우친다'는 뜻.

 

날아갈듯 세워놓은 승재정.

 

승재정.

 

 

 

폄우사에서 내려다 본 존덕정.

 

존덕정에 정조의 <만천명월 주인옹 >현판이 걸려있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존덕정 천장.

쌍룡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장면.

 

육각 겹지붕 존덕정.

본체 처마에 잇댄 눈썹지붕. 지붕 꼭데기에 절병통.

 

폄우사. 홑처마 맞배지붕. 정면 3칸. 측면 1칸.

 

관람정.

 

존덕정 가는 홍예를 튼 이쁜 다리.

 

부채꼴 모양의 공에적이고 장식적인 정자.

연못에서 뱃놀이하면 관람하는 정자였다.

 

관람정 파초잎에 쓴 현판.

 

관람정에서바라본 승재정.

 

후원을 돌아보고 창덕궁으로 올라가는 계단.

 

향나무. 천연기념물 194호, 태종때 심은 나무.

 

창덕궁의 담장을 따라 핀 비비추.

 

궐내각사 안내도.

 

검서청.

 

규장각.

 

아래에서 올려다 본 규장각 내부.

 

국립고궁박물관 가는 길에 배도 고프고 하여 딸 아라가 보내준 쿠폰으로 잠시 목도 축일겸 들어간 스타벅스 요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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