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대상포진 투병기 3

푸른비3 2021. 5. 25. 22:05

2021. 5. 24. 월. 흐린 후 갬.

 

옆구리와 등의 물집이 어제보다 조금 더 넓게 번진 것 같았다.

아침 일찍 준비를 하여 집 근처의 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으면서,

어제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서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은 서류를 내밀었다.

집근처의 내과 의사는 몇 년동안 낯이 익은 분이라 우리집 주치의같은 분이셨다.

3일치 약을 처방해주시면서 수요일 다시 오라고 하였다.

 

일상생활을 계속해도 된다고 하셔서 매주 월요일 하는 수채화 교실로 갔다.

통증이 심하면 일찍 귀가하리가 생각하였는데 진통제 효과인지 견딜만 하여

오후 늦게까지 그림을 그리고 귀가하여 저녁도 준비하고 밀린 손빨래도 하였다.

며느리가 위로의 문자를 보내주었고, 아들은 그냥 입원을 하라고 전화하였다.

입원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균형있는 식사와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집에 있으면 자연히 집안 일을 하게 되고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나 입원을 하면 모든 행동이 제약을 받게 되고 병원의 규칙에 따라야 한다.

다인실을 사용하면 옆 사람에게도 신경이 쓰이며 마음대로 행동 할 수도 없다.

하루 종일 침상에 누워 있어야 하는데 오래 누워 있으면 등이 아팠다.

집에서는 잠이 깨이면 불을 켜고 책을 읽을 수 있는데 불도 겨지 못하고

아침이 되기까지 숨죽여 누어 있어야 하는게 너무나 힘들어 입원은 하고 싶지 않았다.

 

처방해 준 약을 잘 챙겨먹고 항바이러스 연고를 하루에 5번씩 발라 주었다.

등에는 손이 미치지 못하여 낮에는 수채화 수업을 받는 화우에게 부탁하였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였더니 이렇게 부탁하여 주는 것이 더 고맙다고 하였다.

집에 와서는 마음 편하게 웃옷을 벗어 버리고 딸에게 등과 가슴을 내밀었다.

딸은 입김을 호~! 불면서 약을 발라 주었는데 내가 딸의 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낫기를 희망하였으나 발진이 더욱 넓게 번진 것 같아 우울했다.

 

 

 

지금 수채화로 그리고 있는 모란.

 

발진이 주변으로 더 번진 것 같아 우울.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상포진 투병기 5  (0) 2021.05.26
대상포진 투병기 4  (0) 2021.05.26
대상포진 투병기 1  (0) 2021.05.25
더 현대서울 백화점  (0) 2021.05.19
총각가게  (0) 2021.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