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9. 토.
광나루 사생회 회원들과 함께 가을 야외스케치를 다녀왔다.
올해의 마지막이 될 야외스케치 장소는 양주 신암저수지.
아침 일찍 그림 그릴 도구 챙겨 가야하는 것이 번거로워
올해는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사실 야외스케치 나갔다 와도 제대로 된 그림 한 점 완성할
실력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해야 솔직한 이유가 될 것이다.
이번 스케치도 그냥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싶어 따라 나섰다.
광나루사생회원들과 대형 버스로 도착한 곳은 양주시 신암저수지.
저수지로 오르는 길목의 산수유 열매가 파란 하늘아래 유난히 붉었다.
등산객이 즐겨 찾는다는 감악산의 하얀 암석이 먼저 눈에 들어 왔다.
작은 저수지는 울긋불긋 물든 산아래 녹색 에머럴드 보석같았다.
저수지 주변의 은행나무는 가을 햇살아래 황금빛으로 타오르고
높은 산기슭을 쓰다듬고 호수를 건너오는 바람은 부드러웠다.
간간이 낚시꾼의 낚시줄 던지는 소리만 정적을 깨뜨리는 듯 하였다.
호수 건너 붉은 지붕과 물가의 나무와 시들어 가는 풀을 그리면 좋겠다.
일행들을 따라 적당한 장소를 찾아 해매다가 그림도구 든 가방이 무거워
가까운 낚시터로 내려가 그냥 그곳에 자리를 펴고 스케치를 하였다.
비탈에 서 있는 노란 은행나무도 그리고 물가의 버드나무도 그리고
낚싯대를 드리우고 무심하게 앉아있는 낚시꾼도 그리고 싶었다.
백붓으로 먼저 물을 캔버스 전체에 골고루 바르고 붉은 산도 칠하고
노란 물감을 듬뿍 묻혀 은행나무를 그리고 있는데 바로 곁에서 "첨벙~! "
소리가 나서 바라보니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물고기가 수면위로 뛰어 올랐다.
등뒤로 가을 햇살이 포근히 내려 붓을 내려 놓고 그냥 물고기와 놀고 싶었다.
아침에 추울거라는 일기예보에 잔뜩 옷을 껴입고 나왔는데 가을 햇살이
의외로 따뜻하니 어디서 날아왔는지 벌떼가 내 주변으로 몰려 들었다.
바빠서 화장도 못하고 모자와 마스크로 푹 눌려 쓰고 나왔는데
이 놈의 벌떼가 눈이 멀었나? 향기도 없는 내가 꽃으로 보였나?
벌에 쏘일까 걱정되어 팔을 휘휘 내저어 벌떼를 쫒다가 시간 다 보내었다. ㅎㅎ
점심을 먹은 후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한 장 더 그리려고 하였으나
어찌나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지 완성도 하지 못하고 화구를 챙겨야 했다.
그림 한 점 그리지는 못하였으나 자연속에서 보낸 하루는 충만하였다.
11월의 야외스케치 장소인 신암저수지.
저수지 건너편의 산과 마을.
저수지 아래 마을.
스케치를 할 적당한 장소를 찾아 저수지 주변을 찾아 다니는 회원들.
내가 선택한 소재.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은행나무와 낚시를 하는 사람을 그리고 싶었는데....
마음과는 달리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빈배도 넣어서 그리고 싶었다.
자리를 잡고 그리려고 하였으나 제대로 그림은 나오지 않고
첨벙 튀어 오르는 물고기와 따스한 가을 햇살과 놀고 싶었다.
익어가는 산수유 열매.
점심 식사후 다시 자리 잡고 앉아서 그린 소재,
점심 후 다시 그리기 시작한 그림.
근처의 화우가 그리는 모습.
나는 이젤도 없이 그냥 바닥에 화구를 내려 놓고 그림을 그렸다.
제대로 그림 한 점 그리지 못하였지만 충만한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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