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 7. 금.
출발시간이 가까워 플랫폼으로 나갔더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커다란 짐보따리와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출발할 열차는 산뜻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우리가 탄 2등실은 한 칸에 36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2층 침대칸이 있는 4인실이었다.
룸은 좁았지만 의자 밑에 캐리어를 넣는 공간이 있으며 2층에도 벽장처럼 짐칸이 있었다.
룸메이트와 1.2층을 나누어 사용하였고 몽골인 여학생과 남학생이 우리 룸으로 들어왔다.
몽골인 여학생을 커다란 가방과 많은 짐들을 갖고 올랐는데 할아버지가 짐을 넣어 주었다.
선글라스를 쓴 아주머니와 아저씨도 차창밖에서 까치발을 하여 딸에게 손을 흔들었다.
남학생은 친구인가 하였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하니 중국인이며 여행중이라고 하였다.
짐정리를 하고 보니 검은 머리 여학생이 눈물을 글썽이며 차창밖으로 손을 젓고 있었다.
이별을 하는 순간이 가슴을 멍먹하게 만들어 보는 나도 함께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여학생은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난다고 하였는데 한참을 집을 떠나 생활해야 하겠지?
그래도 청운의 꿈을 안고 떠나니 애절한 이별의 순간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웃어 주었다.
뒤늦게 들어온 남학생은 동안이었지만 자전거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맨인데 시장 조사겸
러시아 이곳저곳을 여행중이라고 하였으며 우리와 함께 이르쿠츠크로 간다고 하였다.
나는 중국어 공부를 배우고 싶은 생각으로 그 남학생과 한 방을 쓰게 된게 내심 즐거웠다.
그러나 곧 옆 방의 일행과 방을 바꾸어 다시 우리 4인조가 한 방을 쓰게 되어 아쉬웠다.
정확한 시각에 열차는 출발하였고 울란바토르 시가지를 벗어나자 푸른 초원이 나타났다.
여지껏 우리가 다녔던 사막이나 척박한 땅과는 달리 하얀 구름아래 초원은 싱그러웠다.
커다란 나무들이 듬성듬성 서 있는 들판으로 즐펀하게 흐르는 강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강은 들판을 구불구불 흐르면서 풍요로운 들판을 적시는 젖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열차를 타지 않았다면 몽골의 이미지는 넘치도록 흐르는 강물은 생각지도 못하였고,
키 낮은 풀과 먼지와 모래, 암석으로 이루어진 척박한 땅이라고 각인되었을 텐데.....
한가로운 창밖의 풍경에 눈을 떼지 못하고 몽골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였다.
숲과 강줄기 사이로 방목을 하는 가축들을 내려다 보며 하얀 구름은 느리느릿 이동하였다.
우리가 탄 모스크바행 열차는 몇 군데의 역에서 정차하여 짧게는 15분 역 주변을 산책할
수 있었고, 어떤 역에서는 30분간 정차를 하여 역 구내매점에서 간식을 사오기도 하였다.
우리는 본죽에서 사 온 비빔밥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비빔밥을 담은 통을 잘 보관하였다.
나중에 화장실에 급하게 볼일이 생기면 사용하겠다고 우리끼리 서로 약속을 하였다.
가이드 짠다가 몽골에서 러시아로 입국하려면 4시간을 차안에서 대기해야 한다고 하였다.
출국 심사와 입국 심사를 하는 동안은 화장실의 문은 다 잠기고 복도로도 나가지 못한다.
비행기로 러시아 생트 페째르부르크를 입국한 경험이 있는데 설마...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4시간 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긴장된 상태로 기다리려니 오줌을 참을 수 없었다.
몽골의 출국 심사는 간단하게 마무리하였는데 러시아의 입국 심사는 정말 까다로웠다.
처음 여직원이 들어와 한 사람씩 사진을 찍어 가더니, 조금 후 또 다른 여직원이 들어와
우리의 여권과 승차권을 검사하고, 기차가 조금 이동한 후 남자 직원이 들어와 검사하였다.
나는 경직된 상태로 벌을 받는 어린이처럼 앉아 있었더니 내 모습을 보고 모두 킬킬 웃었다.
울란바토르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플렛폼의 많은 사람들.
승차 전 기념사진.
2등 칸 실내.
딸을 배웅하기 위해 나온 한 가족.-왼쪽은 할아버지. 그 뒤는 아버지. 오른쪽은 어머니.
많은 사람들이 배웅을 나왔다.
차창으로 바라본 울란바토르 외곽.
곧 나타난 초원과 방목하는 가축들.
주택들.
초원을 적시는 강줄기.
평원을 넘칠듯이 흐르는 강은 하란강이라고 하였다.
거친 사막의 땅이라고 생각하였던 생각을 바꾸게 한 강줄기.
평온하고 넉넉해보이는 마을이었다.
키가 큰 시베리아 낙엽송.
유리창이 빛에 반사되어 풍경을 담을 수 없음이 안타까웠다.
풍요롭고 한가한 시골 풍경.
나즈막한 구릉.
한가로운 마을 풍경.
첫번 째 정차한 쪼하라역에서 15분 정차.
잠간 플랫폼에 내려 보았다.
이왕 내린 김에 승무원과 기념 사진.
역 주변의 숲.
역 주변의 건물.
본 죽집에서 주문한 비빔밥.
해는 사라지고 어둠이 찾아오는 창가.
우리 호실의 모습.
어둠속을 달려 갈 열차.
분홍빛 커튼이 이쁜 다흔 역.
플랫폼의 구멍가게.
* * * *
2018.9.8. 토.
설마 출입국 시간이 4시간이나 소요될까 의심하였는데 9시 50분에 시작된 검사는
다음날 새벽 1시 50분에야 끝나고 우리가 탄 열차는 어둠을 가르며 달리기 시작하였다.
화장실을 갈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들자 더욱 오줌이 마려워 우리는 정말 그 통을 사용하였다.
깊은 밤, 러시아 군인들이 다 떠나고 덜컹거리는 진동을 느끼며 우리는 깊은 잠속으로 빠져 들었다.
창으로 스며드는 추위에 눈을 떴는데 창밖은 아직 옅은 어둠속이었다.
잠이 오지 않으니 점점 더 추위를 느껴 점버와 목도리를 두르고 복도로 나가니
부드러운 새벽 빛이 서서히 어둠을 밀쳐내고 멀리 동쪽으로는 불그레 장미빛으로 우러났다.
장미빛으로 변하는 하늘에 마치 그림을 그린 듯 선명한 그뭄달이 걸려 있었다.
러시아로 들어오니 풍경은 몽골과 별 차이가 없었는데 스쳐가는 주택은 딴 모습이었다.
동화책속에 나오는 오두막처럼 삼각형을 이룬 나무 지붕과 작은 정원이 딸린 집이 많았다.
새벽의 엷은 어둠속에 열차는 정차를 하였는데 이곳에서는 30분간을 정차한다고 했다.
역 근처의 마을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지만 혹시나....불안하여 멀리까지 갈 수 없었다.
조금 후 커다란 강(슬링크 강)이 나타나고 물위로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모습은 목가적이었다.
철길을 따라 이어지는 강줄기는 강폭이 점점 넓어지기도 하고 가운데 작은 삼각주도 있었다.
조용히 물위를 나르는 물새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속으로 내가 들어서는 듯 하였다.
산허리를 감고 도는 구름은 어린 시절 내가 살았던 농촌의 가을날 아침을 떠 오르게 하였다.
아침은 라면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점심은 우리 일행 모두 열차안의 식당차를 이용하였다.
바이칼 호수를 따라 열차는 이동하였고,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의 물은 금강석을 뿌려 놓은 듯 하였다.
이곳은 벌써 가을걷이를 시작하는지 밭에는 감자와 양배추를 수확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그냥 열차에서 내려 저 농부들과 함께 수확의 기쁨을 맛보며 이곳에서 며칠 머물고 싶었다.
그뭄달이 떠 있는 새벽 하늘.
새벽에 도착한 러시아의 어느 역.
열차의 레일.
철길 너머의 둥근 돔은 무엇일까?.....궁금.
새벽에 정차한 시골 역.
몇 개의 역을 정차하였는데 ...
나가는 것도 귀찮아서 차 안에서 찍은 어느 작은 역.
군데군데 칠이 벗겨졌지만 하늘빛 색상이 이쁜 건물.
기차안에서 맞이한 일출.
아침해를 반사한 역 주변의 어느 건물.
시베리아의 어느 마을.
철로를 따라 흐르는 강.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강의 풍경은 퍽 목가적이었다.
강 이름이 슬링크 강이라고 하였다.
강폭이 넓은 곳에서는 오리 떼도 헤엄치고 있었다.
강가의 작은 주택들.
새벽빛이 강을 깨우는 모습.
계속 이어지는 강을 바라보며 창가에 서서 지루한 줄도 모르겠다.
달리는 열차안에서 전신주를 피하여 연방 사진기를 눌렀다.
산허리를 감고 흐르는 하얀 구름.
시베리아 들판을 달리면서 잊어버렸던 유년의 가을 아침이 떠 올랐다.
차에서 내려 머물고 싶은 마을 풍경들.
차안에서 신 라면으로 아침식사.
창밖의 자작나무.
드디어 나타난 바이칼 호수.
차창으로 보는 바이칼 호수의 물은 눈이시리게 푸른 빛이었다.
바다처럼 넓은 호수.
물가의 자작나무.
차안에서 본 몽골지도.
기차의 벽에 붙은 정차하는 역과 시간표.
점심을 먹은 열차안의 식당칸.
점심메뉴.
빽빽한 시베리아 낙엽송.
파란하늘의 하얀 비행운.
이 종이는 러시아 입국신고서인지? 몽골 비자?
텃밭이 달린 러시아의 농가.
저런 집에서 며칠 지내면서 같이 농촌에서 일하고 싶었다.
철길 주변의 마을들.
시베리아의 농촌풍경도 우리나라의 농촌풍경과 비슷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마다 승무원이 열차를 탄 소감을 적어라고 하여 내가 슨 소감.
점점 커다란 도시로 들어 오는 듯.
시베리아의 진주라고 불리는 이르쿠츠크.
오후 2시 30분에 이르쿠츠크 역 도착.
드디어 이르쿠츠크 역에 도착.-그 동안 수고한 승무원과도 작별 인사 나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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