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4,1. 일.
만남 장소 :뚝섬유원지역 2번 출구 밖
함께 한 친구 : 임재실. 이종욱. 정현숙. 장효순. 정순이.
트레킹 코스 :뚝섬유원지역~서울숲~응봉산 입구 (4시간)
늦추위에 얼어붙었던 땅에서 새 싹이 올라오기 시작하는가 하였더니
며칠 사이에 사방에서 한꺼번에 봄꽃들이 다투어 피기 시작하였다.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새 순이 솟아나는 것을 보는 것은 감동이다.
부드럽고 연한 새 싹을 보면 기특하고 대견하고 고맙기까지 하다.
점점 봄이 짧아지는 것 같아 봄날은 하루도 허투로 보내고 싶지 않다.
4월의 첫날인 동시에 부활절인 이 날도 집에 있기 아까워 벙개를 쳤다.
모두 나름대로 바쁜 일정이라 모인 친구들은 달랑 5 명 뿐이었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고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이기에 개의치 않았다.
친구 장효순이 준비해온 따뜻한 커피와 찐방으로 먼저 인사를 나누었다.
장효순은 컴퓨터가 서툴러 가입을 못하고 있는 유모어 감각이 풍부한 친구다.
5명의 친구 중 처음 얼굴을 마주하는 친구도 있지만 같은 해에 태어났고,
함께 늙어간다는 동질감에서 우리는 금방 몇 년 사귄 친구처럼 친해진다.
휴일을 맞이한 한강변에는 봄을 즐기기 위해 산책을 하는 사람.
친구들과 어울려 잔디밭에 모여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는 사람.
부드러운 봄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는 사람.
건강을 위해 열심히 뛰고 걷는 사람들로 봄꽃과 함께 가득이었다.
봄의 전령사 개나리의 환한 빛깔에 눈을 맞추고 시선을 돌리니
자잘한 하얀 꽃잎을 단 조팝나무꽃도 나 여기 있어요 하고 소리친다.
세상에~! 3월 중순에 피는 개나리와 5월 초순에 피는 조팝나무꽃이
동시에 피다니 이제는 봄꽃들이 순서도 없이 한꺼번에 피는 모양이다.
무채색의 긴 긴 겨울동안 이토록 환하고 밝은 색상의 꽃을 얼마나 그리워하였던가.
하나씩 차례대로 아끼면서 보고 싶은 것은 어리석은 나만의 욕심일까?
연하디 연한 녹색의 새순 잎, 샛노란 개나리 꽃잎, 막 피기 시작한 하얀 벚꽃 잎.
내년에도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하나 하나 눈속에 넣었다.
서울숲에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들, 아이와 함께 미끄럼을 타는 아빠.
비누방울을 날리는 꼬마와 숨박꼭질을 하는 어린이들로 또 한가득이었다.
쌍쌍이 데이트를 즐기는 청춘들을 바라보니 집밖에 모르는 내 딸이 생각났다.
내 딸은 바보처럼 연애도 하지 못하는가 슬그머니 속이 상하기도 하였다.
옅은 실개천이 졸졸 흐르는 사잇길 사이로 함초롬히 피어난 수선화.
우묵한 둔덕에 무더기로 피어난 보랏빛 제비꽃, 젊어서도 꼬부랑 할미꽃.
박목월의 시 '사월의 노래'속에서 처럼 우리도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시 찾아온 봄을 노래하였다.
사슴 사육장을 건너 다시 한강을 따라 걸으며 응봉산을 바라보니
산비탈에는 아직 개나리가 활짝 피지 않은 것 같고 슬슬 게으름도 나기 시작.
살곶이 다리를 건너 응봉산으로 향하던 발길을 멈추고 그만 서로 작별 인사를 하였다.
벚꽃이 만개하는 날 다시 서울숲을 걷고 싶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뚝섬유원지역에서 만나 효순 친구가 가져온 추억의 팥찐방과 커피로 시작.
각각 서로 이름을 말하고.
같은 나이와 함께 늙어간다는 동질감에서 금방 마음의 문을 연다.
봄의 빛깔을 제일 먼저 전해 주는 개나리 길을 따라.
오늘의 청일점 재실 친구는 저만치 혼자서 앞서가고.
봄을 환영한다는 의미의 영춘화.
봄을 맞이한 한강변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들.
1시간도 되기 전에 이렇게 팔짱을 끼고 걸을만큼 다정한 친구가 되는 것을 남자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개나리와 동시에 조팝나무 꽃이 피다니....
한강 전망대에서 기념 사진.
수도 박물관 안에는 벚꽃도 피기 시작하였다.
서울숲의 산책로.
방긋 미소짓는 수선화.
솜털로 싷인 할미꽃.
연못위에서 단체 사진.
휴일을 맞이하여 나들이 나온 시민들.
서울숲의 사슴 사육장.
서울숲에서 바라본 응봉산.
서울숲의 화사한 봄빛.
휘늘어진 수양버들은 바람에 하느작 하느작.
응봉산의 개나리는 아직 활짝 피지 않은 듯 하였다.
서울 한폭판을 가로 지르는 한강.
살곶이 설명판.
응봉산을 아래서만 바라보고 각각 작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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