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29.금.
지난 이른 봄날 친구들과 속초 봄맞이 여행을 다녀오던 길에 들렸던
양구군 박수근 미술관을 이번 광진 미협 회원들과 함께 찾았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박수근을 내가 처음 알게 된 것은
미술지를 통하여서가 아니고, 박완서의 소설 <나목>을 통하여서였다.
소설속에서 박완서는 화가 박수근을 눈앞에 있는 듯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조용하고 과묵한 성격의 그는 커다란 덩치에 선한 눈망울을 가진 남자였다.
미군들이 내민 애인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몇 푼의 돈을 받아 생활하였지만,
얼핏 본 깨끗한 속옷을 미루어 부인 김복순여사를 짐작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박수근 미술관은 2002년 박수근(1914~1965)선생이 태어난 양구군 정림리에
개관하였고,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2014년 박수근 파빌리온을 개관하였다.
1층과 2층에는 여러 작가의 기증작품과 박명자가 기증한 한국 근현대 작품을 소장하여,
지난 100년간의 한국 미술의 정수를 한눈에 볼수 있는 코스모스 특별전을 하고 있다.
지난 번 방문하였을 때 나는 박수근 탄생 100주년 시념사업으로 발행한
<새로 보는 박수근: 박수근 100장면>책을 구입하여 읽었기에 좀 더 친숙하게 다가왔다.
간결하고 단순한 선으로 우리 한국인의 정서를 순박하게 담아냈다.
그의 그림의 특징은 화강암 돌위에 그린듯한 마띠에르 기법이 가장 특징일 것이다.
국민학교 졸업이 전부인 그는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하였다.
첫눈에 반한 김복순여사와 결혼하여 1남 2녀의 가장으로 열심히 살았다.
생전 가난속에서 살았던 그는 이제 고향의 뒷산 넓은 부지에 건립한 미술관 잔디밭에
동그마니 앉아 찾아오는 방문객을 맞이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양구군 군립 미술관이어서 재원이 부족하여 박수근의 그림이 많이 소장되어 있지 않았다.
박명자님과 뜻있는 후원자들의 기증으로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많아 아쉬움을 달래 주었다.
저 만치 앞에서 작업을 하는 젊은이가 보여 다가갔더니 올해 선정된 입주작가 정현영이었다.
일손을 멈추고 자신의 작업실을 보게 해준 그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다음을 기약하였다.
박수근 미술관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미협 회원들.
화강암의 질감을 그림의 바탕으로 한 작가 박수근.
기념관 전시실의 그의 그림들.
그는 나무를 가장 많이 그렸다.
그것도 이 나무처럼 잎을 다 떨군 나목을.
그의 특징인 화강암위에 그린 듯한 두 마리의 비둘기 그림.
무심히 앉아잇는 듯한 행상 여인들.
황금빛 굴비.
거친 밑바탕위에 종이를 올려 연필로 문지른 듯한 기법의 그림.
정겨운 노인들의 앉아있는 모습은 잃어버렸던 옛 이야기들을 생각나게 한다.
그의 집 마루에 앉아 있는 생전의 박수근 사진.
미술관안쪽의 봄꽃이 피어난 잔디밭에 동그마니 앉아 있는 박수근 동상.
넓은 정원.
청보리가 풋풋하게 피어있는 파빌리온 미술관 앞뜰.
풋풋한 풀냄새가 잊었던 고향 냄새를 맡게 해주는 듯.
입구에 진열되어 있는 어린 아이들이 구운 도자기.
많은 작가들의 기증된 작품들.
내가 좋아하는 근현대 작가의 작품이 많아서 눈이 호강을 하였다.
풋풋한 보리밭을 맨발로 걸어보고 싶었다.
어디선가 음메~! 하고 소울음이 들릴듯.
기품이 있는 소나무들.
철쭉으로 곱게 단장된 보도.
단순한 선으로 이렇게 한국인의 정서를 잘 나타낼 수 있다니....
그러나 결코 쉽게 나온 단순한 선이 아니었다.
그의 습작인 드로잉 그림을 보면 몇 번이나 고쳐 그린 흔적이 있었다.
아래 그림은 지난해 입주 작가의 그림이 전시된 전시실.
위의 그림들은 김형곤의 작품들.
아래 그림은 김세중의 작품들.
박수근의 그림속에 등장한 듯한 나무.
벽면에 붙여잇는 아이업은 소녀.
저 멀리 분쇄기 소리가 들려 다가가 보았더니.....
직접 틀을 만들고 있는 작가 정현영.
일손을 멈추고 작업실을 안내해 주었다.
치열한 작가 정신이 엿보이는 정현영의 다음 전시회를 기대해 본다.
작품을 설명해 주는 정현영.
그녀와 함께 기념사진도 찍고 나왔다.
'그림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르익는 봄. (0) | 2016.05.13 |
---|---|
수덕사 미술관(송숙영전시회) (0) | 2016.05.02 |
창작미술협회전과 아트 뉴웨이브전. (0) | 2016.04.29 |
찬란한 봄.(한강 공원. 어린이 대공원) (0) | 2016.04.14 |
장성준 개인전. (0) | 2016.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