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영화 <빅 픽처>를 보고

푸른비3 2013. 7. 24. 21:42

 


빅픽처 (2013)

The Big Picture 
8.4
감독
에릭 라티고
출연
로맹 뒤리스, 마리나 포이스, 까뜨린느 드뇌브, 닐스 아르스트럽, 브랑카 카틱
정보
드라마 | 프랑스 | 115 분 | 20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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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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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롯데시네마 건대점

2013,7.23.화.

 

한달째 계속되는 장마.

오늘은 이제 비가 그치려나....하면 또 꾸물꾸물

내려오는 검은 하늘과 추적거리는 빗방울.

신발장, 이불장, 싱크대도 모두 눅눅하다.

심지어는 내 몸에서도 비릿한 비냄새가 느껴진다.

 

비냄새도 떨쳐버릴겸 기분 전환도 할겸

선택한 영화가 바로 이 빅 피쳐다.

한글로 번역하면 사진사? 사진작가?

너무 건조한 제목이라 약간 망설여졌지만

언젠가 방송 문화란에서  이 영화의 소개를 보았기에 선택하였다.

 

11시 10분 상영이었는데 관객은 열명 남짓.

제일 뒷좌석에 몸을 묻고 양쪽 신발부터 벗었다.

빗속을 걸어왔더니 신발이 완전 다 젖었다.

다행이 주변에 사람이 없으니 신발을 벗어 놓고

맨발을 흔들거리면서 나 혼자만의 시간에 빠져 들었다.

 

주인공 폴은 프랑스의 국민배우라고 하는 로망 뒤리스.

폴의 아내 사라는 마리나 포이스.

언뜻 자막에 스치는 이름 까뜨린느 드뇌브.

와. 정말 오래만에 자막에 그녀의 이름이 반가웠다.

(내가 가장 아름다운 배우라고 여겼던 그 배우다)

 

폴은 자신의 꿈인 사진을 포기하고 가족을 위해

변호사 직업에서 어느 정도 성공에 이른다.

아내 사라도 작가 지망을 하지만 결국은 포기하고

프랑스의 중산층 가정으로 무탈하게 살아간다.

 

어느날 우연히 폴은 아내가 옆집 사진작가와

불륜의 관계임을 알게되고 아내가 말다툼끝에

두 아이를 데라고 집을 나간 날 그 남자-그렉을 찾아간다.

"돈은 네가 벌지만, 네 아내와 재미를 보는 사람은 나다"

이런 모욕적인 말에 우발적으로 그렉을 살해한다.

 

그리고는 그렉의 시체를 유기하고, 그 남자의 여권에

자신의 사진을 붙히고 그렉의 삶을 살기 위해 도망을 다닌다.

영화속에서는 자식을 살인자의 아들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라고는 하였지만, 나는 오히려 그가 우발적인 사고를

저질렀다고는 하지만 감옥에 들어갈 것이고,

감옥보다는 도망치는 것이 나은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는 자신을 사고사로 위장하여 자신은 이 세상에서

죽은 사람이 되고 대신 그렉의 삶을 살게된다.

도망친 헝가리에서 자신의 꿈이었던 사진을 하게되고

점점 그의 작품성이 인정받게 되어 유명작가가 된다.

 

그러나 유명작가가 되면 그의 신분은 탄로나게 되는 것이 두려워

그는 다시 브라질로 가는 배에 밀항을 하게된다.

밀항선에서 그는 우연히 선원들의 집단 싸움을 목격하게 되고

그 장면을 사진에 담다가 자신도 모르게 안돼~! 하고 소리지른다.

 

선원들에게 발각되어서는 그도 물속에 수장되지만

보트에 의지하여 생명을 구하고 같이 수장될뻔한 선원도 구한다.

결국 자신이 찍은 사진을 다른 선원의 작품이 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그는 여전히 익명의 사람으로 살아가지만 그는 자신의 삶에 긍정한다.

 

영화는 우아하고 품격이 흐르는 중산층 프랑스 가정과

인적이 없는 산골과 외딴 항구의 헝가리를 배경으로 찍었는데

특히 쓸쓸한 바닷가의 풍경이 참 오래동안 여운이 남는 장면이었다.

폴은 처음에는 부드럽고 세련한 도시의 남자에서

이리저리 떠돌이 신세로 전락하였는데 둘 다를 잘 소화해냈다.

특히 수염이 덥수룩하고 눈빛이 퀭한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까드린느 듸뇌브는 폴의 상사이면서 멘토 역할을 하였는데

젊은 시절의 그 영롱한 진주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여전히 곱게 늙어가는 듯한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영화의 첫장면에 아침에 일어나 남편의 키스를 무의식중에

밀쳐내는 아내 사라의 모습을 보고 역시

미움과 사랑은 숨길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영화의 주제가 무거웠고, 심리묘사를 한 영화였기에

놓치고 간 장면도 많았고 제대로 이해 못한 부분도 많았지만.

영화 한장면 한장면이 참 프랑스다운 영화로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였고,

진정한 나의 삶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프랑스판 영화 포스터.

 

 

폴의 아침인사에 무의식적으로 거부하는 아내 사라.

 

 

남편 폴은 가정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였다고 생각한다.

 

 

폴은 자신은 위장으로 죽고 대신 그렉을 삶을 산다.

 

 

자신을 잃고나서 오히려 자신의 찾는 폴은 사진에 전념한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이 장면.

인간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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