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고갱'전시회를 보고

푸른비3 2013. 7. 18. 04:09

2013.7.16. 화.

프랑스 후기인상파 화가 폴 고갱(1848∼1903)의 3대 걸작이 한곳에 모였다.

9월 29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전은 그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설교 후의 환상’(1888) ‘황색 그리스도’(1889)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1897∼1898)를 비롯한 고갱의 작품 60여 점을 전시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파리 오르셰미술관 등 세계 30여 미술관에 소장된 고갱의 대표작들이다.

전시는 고갱의 예술 세계를 구분 짓는 브르타뉴 시기(1873∼1891)와 폴리네시아 시기(1893∼1903)의 대표 작품을 모았다. 고갱은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지방에 거주할 때 인상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현실과 상상을 결합한 그림들을 그렸다. ‘설교…’와 ‘황색…’이 이 시기에 완성됐다. ‘우리는…’은 이국적 정서가 가득한 폴리네시아 시기의 대표작. 폭 4m에 달하는 벽화 양식의 이 작품은 이번 전시의 백미다. 보험가액만 3000억 원. 탄생부터 삶과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운명을 단계적으로 서술했다. 8000∼1만3000원. 1588-2618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그의 작품 중 가장 크다. 그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Museum of Fine Arts, Boston

 

'설교 후의 환상'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와 더불어 고갱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고갱은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퐁타방 농민들의 삶에 매료됐고 특유의 전통 의상과 풍습에 빠져들었다. 이 작품이 그려진 시기는 퐁타방에서 두 번째 체류했던 1889년 9월께로 추정된다. 가을 색감이 완연한 가운데 후경으로 생트마르게리트 언덕이 보인다. 작품의 배경으로 보이는 퐁타방의 언덕은 고갱의 작업실에서도 보였다고 한다. 고갱은 17세기의 다색 나무 십자고상(十字苦像)을 보고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작품에서 십자고상 뒤로는 노랗고 붉은 풍경이 바탕으로 깔려 있고 기도를 드리는 성스러운 여인들이 십자고상 주위를 에워싼다. 배경으로 쓰인 황색ㆍ주황색ㆍ녹색의 전반적인 가을 색감은 십자고상의 지배적인 황색이 반영된 것이다. 여인들은 브르타뉴 전통 머리쓰개를 하고 있다. 대상의 주위를 가느다랗고 파란 윤곽선으로 칠한 방식은 클루아조니즘(구획주의)의 한 예에 해당하는 것으로 스테인드글라스나 도자기의 작업 기법에서 따온 것이다.

 

(펀글)

 

2013.7.16.화.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는

정보를 얻고는 장마비가 연일 계속되는 지난 화요일 전시장을 찾았다.

고흐와 고갱은 한국인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후기 인상파 화가이다.

미술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도 고갱과 고흐에게 얽혀진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고갱의 독설에 격분한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잘라버리고 결별하였다는 전설같은 이야기.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서양의 화가를 꼽으라면 아마도 고흐와 고갱이 아닐까?

특히 고흐의 풍부한 색채와그 거칠고 두터한 붓터치를 좋아하였기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고흐의 전시회는 빠지지 않고 관람하였는데

고갱전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퍽 기대를 하고 갔다.

 

비가 그쳤는가 하면 어느새 다시 비가 흩뿌려 마음을 흐트려 놓는 오후.

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 덕수궁 돌담길을  올라갔다.

서울의 심장이면서도 이런 호젓한 공간이 있나 싶으리만치 초록이 무성하다.

길거리에 나부끼는 고갱 전시를 알리는 베너가 내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직장인을 위한 6시 이후부터는 할인 행사도 하고 있었다.

내가 도착한 시간이 5시 15분. 마침 김구림전을 하고 있어

그곳에서 시간을 보낼까 하는 마음에서 전시장을 한바퀴 둘려 보았지만

아직 20분을 더 기다려야 하여, 망설이다  거금 13000원 티켓을 샀다.

 

이번 전시회를 위하여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뉴욕의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 등

세계 각지의 미술관에서 대여해 왔고, 어마어마한 보험을 든 전시회이니

그 정도의 댓가는 치루고 보아야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4미터나 되는 <우리는 어디서....>,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황색 그리스도> <설교 후의 환상> 같은 그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황색 그리스도 앞에서 나는 왜 이 그림이 유명한가?.....생각해 보았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몸은 온통 노란빛이었다.

팔을 늘여뜨리고 오른쪽으로 약간 고개를 숙인 예수의 모습은

그다지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은 아니고 오히려 발아래 앉아 있는

세여인을 측은하고 자애로운 눈으로 내려다 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브르타뉴 전통 의상을 입고 하얀 머리쓰개를 쓰고 있는 세 여인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으고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주변의 나즈막한 산과 들판도 모두 노랑과 주황빛으로 물들여 있었다.

성경속의 그 골고타 언덕에서 처형되는 예수의 십자가와는 너무나 다른 표현.

애통함이나 비참함과는 다른 오히려 마음이

아늑하고 따스하게 위안을 받는 그림이었다.

 

작가의 메세지나 의도와 다를지는 모르지만,

전시된 작품은 보는이의 마음에 딸렸다고 평소에 생각하는 편이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서 있는 폭 4미터가 되는 대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 철학적인 타이틀이 우측 상단에  적혀있는 그림앞에서도

나는 그림속의 인물 하나 하나를 세심하게 들여다 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 현상을 그렸던 그 시대의 그림들 속에

생각하는 부분을 최초로 그렸다는 점에서 그의 천재성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살을 연기하엿다는 그림이었다.

 

한 가운데에는 마치 에덴 동산의 사과를 따는 듯한 포즈의 사람이 우둑 서있고

마치 부처상을 연상시키는 하얀 신상이 양파릉 벌리고 서 있었다.

우측 하단에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노파의 모습.

좌측 하단에는 갓 태어난 아기를 바라보는 세명의 여인,

그 뒤로 붉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모습.

 

배경의 색조는 청색과 녹색이었고 양 모서리는 밝은 노랑이었다.

그래....인간의 원초적인 질문.

우리는 어디서 왓고 어디로 가는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각자 다르겠지만,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삶의 근원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그림앞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림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구림 전시회  (0) 2013.07.20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전시회를 보고  (0) 2013.07.18
인사동에서(7월의 전시장)  (0) 2013.07.06
시크릿뮤지엄.  (0) 2013.06.22
원홍선 개인전  (0) 2013.06.15